ISSN : 2287-8165(Online)
체제전환국 농업생산성 결정요인 분석
2. 이러한 체제전환국간 농업부문의 성과 차이는 각 국의 부존자원, 초기조건 그리고 이행과정에서의 시장지향적 정책의 강도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증연구는 미미한 편임. 따라서 실증분석을 통해 부존자원과 초기조건 그리고 이행과정에서의 정책이나 소유권의 배분 방식 등에 따라 생산성으로 계측된 농업부문의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이들 국가의 농업부문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 설정에 매우 중요함.
3.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체제전환 국가들의 시장경제로의 편입 이후 농업 생산성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생산성 변화의 결정요인 분석을 통해 체제전환국의 농업정책방향 설정에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있음.
4. 본 논문의 시사점으로는 (1) 체제전환 이전의 토지 원소유자에게 토지 반환, (2) 시장경제로의 개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정책적제도적 방안 마련, (3) 체제전환정책을 입안함에 있어 특정 국가가 지닌 초기조건 고려임.
An Analysis of Agricultural Productivity Determinants in Transition Countries
Abstract
사회주의 국가들의 제도적 경제적 개혁을 통한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진지 약 20년이 지난 지금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체제전환국(Transition Country)의 그 동안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농업부문은 시장경제로의 이행초기 가장 중요한 산업부문으로, 체제전환에 따른 농업부문의 구조변화나 생산성 변화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Lerman et al., 2002, 2003; Heath, 2003; Swinnnen, 2006).
대부분의 체제전환국은 농업부문에서의 효율적 자원배분과 생산성 제고를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계획경제체제에서 농업부문의 비효율성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해 왔으며(Mathijs et al., 1997; Lerman et al., 2002), 사회주의국가의 시장체제로의 전환이 이러한 만성적인 농업부문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많은 체제전환국에서 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장애요인으로 인해 농업부문의 비효율성 극복과 생산성 증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현재 농업선진국과 체제전환국간에 농업생산성 격차가 상당히 큰 수준이며, 체제전환국 간에도 농업생산성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농업부문의 성과 차이는 각 국의 부존자원, 초기조건 그리고 이행과정에서의 시장지향적 정책의 강도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Heath, 2003). 이러한 농업생산성의 차이에 대한 기존 선행연구 대부분은 노동생산성이나 토지생산성의 국가간 비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체제전환국 농업부문의 생산성 결정요인에 대한 논의는 주로 정성적 평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실증분석을 통해 부존자원과 초기조건 그리고 이행 과정에서의 정책이나 소유권의 배분 방식 등에 따라 농업부문의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이들 국가의 농업부문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 설정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즉, 체제전환국이 가지고 있는 초기조건과 정책적 특성 가운데 어떠한 변수가 생산성 증대에 기여하는지를 규명할 수 있다면, 체제전환국간 효율성 격차를 줄이는데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체제전환국의 시장경제 편입이후 농업부문 생산성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을 정책적 요인과 초기조건으로 분류하고, 어떤 요인들에 의해 농업 생산성이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하여 체제전환국의 농업개혁의 정책 방향 설정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향후 통일 대비 북한의 농업개혁 방향을 수립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II장에서는 체제전환국의 농업 생산성 추정에 관한 기존 선행연구들을 검토한다. 다음으로 III장은 비효율성 결정 요인 분석을 위한 분석자료와 분석모형을 제시하고, IV장에서는 구축된 실증분석 자료를 토대로 체제전환국 농업부분의 비효율성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는 결론 및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선행연구 검토
체제전환국의 농업생산성 분석 연구는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들 선행연구가 다루고 있는 주요 연구 주제는 토지개혁과 분배에 미치는 영향에서부터 농업생산과 생산성 변화, 사유화와 집단농장의 해체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먼저 토지개혁의 특징과 분배와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는 Mathijs and Swinnen(1997), Swinnen(1999), Lerman et al. (2002) 등이 있다. Mathijs and Swinnen(1997)은 요소생산성과 요소집약도가 체제전환국의 사유화 방식과 집단화 해체의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Swinnen(1999)은 동구권(CEE: Central Eastern Europe) 체제전환 국가들의 토지개혁 방식을 비교하고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Lerman et al. (2002)은 CEE 체제전환국 뿐만 아니라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을 포함한 22개 체제전환국의 농업토지개혁에서 나타난 특징을 비교하고 있다.
체제전환국의 농업 생산성 분석에 초점을 둔 연구로는 Lee et al.(2004)과 Macours et al. (1999) 등이 있다. Lee et al. (2004)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ECA: Eastern Europe and Central Asia) 체제전환국을 대상으로 노동 및 토지생산성의 변화 추이를 비교하였다. Macours et al. (1999)은 CEE 및 CIS 국가 이외에 아시아 체제전환국을 포함하여 체제전환국의 농업생산 및 생산성 변화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토지나 노동 등 하나의 생산요소에 대한 농업부문의 평균생산성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농업부문 투입을 함께 고려한 보다 엄밀한 생산성 분석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들 연구와는 달리 최근 Kim et al. (2006)이나 Kim and An(2008)은 모든 투입물을 동시에 고려하여 체제전환국 농업 부문의 효율성을 분석하고 있다. Kim et al. (2006)은 CEE와 CIS 체제전환국을 대상으로 비모수적방법을 사용하여 농업 생산성 변화를 비교하였으며, Kim & An (2008)은 아시아지역 체제전환국까지 포함한 생산성 변화 분석으로 확장하였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분석기간이 2003년까지로 제한되어 있고, 생산성 결정 요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들 연구에서 사용된 비모수적 분석방법인 자료포락분석(DEA; Data Envelopment Analysis)은 오차항 전체를 비효율성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비효율성의 크기가 실제보다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같이 체제전환국의 중요 산업인 농업부문의 생산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생산성의 국가간 차이 또는 그 결정요인에 대한 엄밀한 실증분석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주로 이용된 평균생산성에 비해 보다 개선된 방법으로서 최근 농업부문을 포함한 생산성 분석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확률적 생산경계함수(stochastic production frontier function) 모형을 이용하여 체제전환국 농업부문의 생산성을 분석하되, 주로 정성적인 평가에 그치고 있는 선행연구들과 달리 국가간 농업생산성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보다 엄밀한 계량 분석을 시도한다.
분석방법 및 자료
분석방법
본 연구는 체제전환국간에 존재하는 기술적 효율성의 정도를 추정하고 그 기술적 효율성이 어떤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가를 실증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비효율성의 추정과 그 결정요인의 계량 분석이 동시에 가능한 Battese and Coelli(1995)의 확률적 생산경계함수 모형을 적용한다.
본 분석에 사용한 확률적 생산경계함수 모형은 다음 식 (1)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Yit는 t시기(t = 1, 2, ..., T)에 i번째 지역(i = 1, 2, ..., N )의 산출물을 나타내며 f(·)은 생산기술, 그리고 Xit와 β는 각각 투입요소 및 계수 벡터를 나타낸다. 이 모형에서 오차항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Vit는 측정오차나 프론티어 함수에 영향을 주는 관찰되지 않는 다른 요소들을 반영하는 확률적 오차항으로 Vit~N(0,σ2v )이며, Uit와는 상호독립적인 것으로 가정한다. 다음으로 Uit는 기술적 비효율성을 나타내는 오차항으로, 평균이 Zitδ이며 분산이 σ2u인 정규분포에서 0 이상의 값을 갖는 것으로 가정한다. 여기서 Zit와 δ는 각각 기술적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변수와 추정계수의 벡터를 나타낸다. 따라서 기술적 비효율성을 나타내는 오차항 Uit는 다음과 같이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특성변수의 함수로 정의할 수 있다(Battese & Coelli, 1995). 다음 식 (2)에서 확률변수 ωit는 −Zitδ에서 절삭된 정규분포를 이루는데 이는 ωit≥ −Zitδ임을 의미하며 이러한 가정들은 Uit가 비음 부분이 절삭된 정규분표 N(Zitδ, σ2u)를 따른다는 가정과 일치한다.
확률적 생산경계함수 모형을 추정하려면 생산함수 f (Xit , β)의 구체적인 함수 형태가 필요하며, 본 연구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함수형태인 트랜스로그 생산함수(translog production function)를 가정한다. 구체적으로 투입물을 나타내는 설명변수로는 노동(L), 토지(A), 자본(K)이 포함되었으며, 종속변수인 산출물은 농업 GDP(Y)를 사용한다. 다음 식 (3)에 정의한 트랜스로그 생산함수 형태는 규모에 대한 수확과 대체가능성에 어떠한 제약도 부과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다음으로 확률적 생산경계함수의 기술적 비효율성 결정요인은 식(4)와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zkit (k = 1, 2, 3,..., 11)는 비효율성 결정요인들로서 초기조건, 시장경제로의 전환 정도, 농지개혁 방법 및 지리적 조건을 나타내는 변수들이 포함된다. 경제개발의 초기조건으로서는 개혁이전 1인당 소득과 GDP에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며, 시장왜곡 정도의 초기조건으로서 동구경제상호원조회의(CMEA: Council for Mutual Economic Assistance) 무역 의존도, 계획경제존속기간, 외환 암시장 환율 프리미엄, 억제된 인플레이션을 포함한다. 시장경제로의 전환 정도를 나타내는 변수로는 자유화지수, 농지개혁 방법으로 토지 사유화 방식, 그리고 지리적 조건으로서 국가 그룹(CEE 및 CIS)과 선진자본주의 국가와의 인접 여부를 고려한다.
모형의 추정은 최우추정법(MLE, 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이용하였으며, 추정을 위해 FRONTIER 4.1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1)
1) 추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Coelli(1996)을 참조할 수 있다.
분석자료
확률적 생산경계함수의 추정과 관련하여 종속변수는 1990년 불변가격으로 표시된 농업 GDP를 사용하였으며, 투입변수는 Kim & An (2008) 등 기존의 연구를 참조하여 토지, 2) 노동,3) 자본(트랙터 수)4)으로 하였다. 분석자료는 FAO와 World Bank의 통계자료를 이용하였다(Table 1).
2) 토지면적은 경지면적(arable land), 다년생 작물 재배면적(permanent crops), 목초지(permanent meadows and pastures) 면적의 합이며, 경지면적은 단기재배작물의 재배지역(2모작의 경우 1회만 계산됨), 일시적 목초지, 텃밭 그리고 일시적인 휴경지(5년 이하)를 포함한다. 다년생 작물 재배면적은 장기적으로 토지를 점유하고 있으며, 코코아, 커피, 고무 등과 같이 수확 후에 재파종을 할 필요성이 없는 작물이 재배되는 면적을 의미하며, 영구 목초지는 5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료작물이 재배되는 토지를 의미한다.
3) 노동은 농업, 임업, 수렵 또는 어업에 종사하는 모든 경제 활동 인구를 의미한다.
4) 자본(트랙터 수)은 농업에 이용되는 모든 트랙터 수를 사용하였으며, 단 차륜형 트랙터와 궤도형 트랙터는 포함되지만 정원용 트랙터는 제외된다.
Table 1. Summary statistics of input and output.
그리고 기술적 비효율성 효과 모형을 추정하기 위한 변수는 De Melo et al. (1997)가 제시한 개혁이전 1인당 소득, GDP에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지리적 위치, CMEA 무역의존도, 계획경제존속기간, 억제된 인플레이션, 외환 암시장 환율 프리미엄을 포함하여 경제개혁의 정도, 토지개혁 방식 등을 고려하였다(Table 2). 5) 경제개혁은 자유화지수를 이용하여 그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De Melo(1996)가 제시한 자유화지수 추정 방법을 이용하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서 발표하는「Transition Report」의 체제전환지표(Transition Indicators)를 이용하여 추정한 자유화지수(LI: Liberalization Index)를 사용하였다. 분석에 포함된 국가는 알바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의 CEE 국가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로루스, 그루지야,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의 CIS 국가를 포함한 총 22개국이며, 분석기간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6년이다.
5) 그 외에 산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의 하나로 인적자본(human capital)이 있으나, 상호 비교 가능한 농업 부문 인적자본 자료의 제약으로 본 연구에서는 포함되지 못하였다. 인적자본 변수의 누락에 따른 한계점을 지적해 준 익명의 감수자에게 감사드린다.
Table 2. Summary statistics of technical inefficiency variables.
분석결과
최우추정법(Maximum likelihood method)을 이용 하여 1992년부터 2007년까지의 기간 동안 체제전환국 22개국의 확률적 생산경계함수와 비효율성모델을 동시에 추정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먼저 각 추정계수들을 분석하기 전에 모형의 타당성에 대한 검정결과를 살펴보기 위해 우도비 검정(likelihood ratio test) 6)을 실시하였다. 귀무가설(H0 : γ = δ0= δ1= δ2= ... =δ11= 0)은 기술적 비효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를 검정하기 위하여 LR 검정통계량을 계산하면 LR = −2 × (−288.844−(−112.60)) = 352.487이다. χ213의 1% 유의수준 통계량은 27.688이기 때문에 1% 이하의 유의 수준에서 이 가설은 기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체제전환국의 농업에는 기술적 비효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6) LR 검정통계량은 λ = −2[L(H0) − L(H1)]로 정의되며 L(H0)와 L(H1)은 귀무가설과 대리가설의 로그 우도값을 나타낸다. 이 검정통계량은 근사적으로 귀무가설에서 0으로 가정한 모수들의 수 만큼 자유도를 갖는 χ2분포를 따른다.
확률적 생산경계함수모형은 오차항을 확률변수와 비효율성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γ는 오차항에서 비효율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파라미터로 0과 1사이의 값을 가진다. γ가 1에 가까울수록 비효율성으로 인한 오차가 커지고 확률변수 Vit는 0에 가까워진다. 모형에서 의 값은 0.8766으로 1에 가까우며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체제전환국의 농업 생산경계함수의 전체 오차항에서 비효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생산함수의 계수는 거의 대부분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시간 더미의 제곱항을 제외한 모든 파라메타의 추정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추정되어, 분석에 포함된 체제전환국의 농업부문 생산기술이 트랜스로그 생산경계함수 모형에 의해 비교적 잘 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률적 생산경계함수 모형을 이용한 본 연구에서는 체제전환국의 농업 생산성 지표로서 주어진 생산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를 나타내는 개념인 기술적 효율성을 이용한다. 기술적 효율성은 생산 가능한 최대산출량과 실제산출량 간의 비율로 표현되며, 0과 1사이의 값을 가지고 1에 가까울수록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CIS와 CEE, 토지 사유화 방식, 개혁의 속도 등에 따라 농업 생산성 및 그 변화 추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Table 3의 효율성 결정요인 변수의 추정계수인 δ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추정계수의 부호가 양이면 비효율성(Uit)의 증가 요인으로 해석되고, 음수인 경우는 비효율성 감소의 요인으로 해석된다.
Table 3. Estimation results of inefficiency factors.
본 연구에서 비효율성에 대한 결정요인은 크게 정책적 요인과 초기조건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체제전환 이후의 경제개혁 정도를 나타내는 자유화 지수(LI)와 토지 사유화 방식은 정책적 요인을 나타내는 변수에 해당된다. 먼저 체제전환 이후의 경제개혁 정도를 나타내는 자유화 지수의 추정계수(δ3)는 음이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시장경제로의 경제개혁이 잘 이루어진 국가일수록 농업생산이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추정결과는 경제개혁의 정도를 나타내는 대리변수로 자유화 지수(LI)를 사용하여 시장 자유화가 경제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보인 Fisher et al. (1996), EBRD의 체제전환지표를 사용하여 경제성장과 시장 자유화간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인 Sachs(1996) 등의 선행연구와 일치한다. 또한 시장경제요소의 도입(정책적 요인)과 거시경제적 실적(경제성장률)간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시장경제요소 도입의 성과지표(자유화지수, 체제전환지수)가 높은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이 높다는 이들 선행연구의 결과를 고려할 때, 시장경제로의 이행과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증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농업 부문에도 예외가 아니며 따라서 체제전환국의 농업부문 생산의 기술효율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토지 사유화 방식을 나타내는 더미변수의 추정계수(δ9)를 살펴보면, 반환하는 경우가 분배하는 경우에 비해 비효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음을 알 수 있다. Macours et al.(2000) 등은 토지 사유화는 기술 효율성(technical efficiency)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농업 생산성이 증대된다고 보았으며, 분배 방식은 사적소유화를 견지한다는 점에서는 반환 방식과 유사할 수 있으나, 농민의 생산 및 경영능력 또는 설비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분배 방식은 반환 방식에 비해 사유화 속도가 느려 일반적으로 농업 효율성의 하락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추정결과는 체제전환 이전의 토지 소유자에게 반환해주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사유화 속도가 빨라 농업생산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사유화 방식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농업 생산 비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초기조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거시경제의 왜곡정도를 나타내는 변수인 CMEA7) 무역의존도 추정계수(δ4)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시장경제의 경우 무역은 시장상황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매개로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국가적 차원의 협력은 그러한 거래를 위한 규칙을 정하거나 계약의 준수를 강제할 필요가 있는 경우 내지는 시장기능을 촉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계획경제에서는 국제무역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고, 거래 당사자 모두 독점의 주체이기 때문에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가격조정, 자원배분 기능 등 시장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CMEA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일반적으로 농업 생산의 비효율성이 높게 나타난다. 본 연구의 추정결과 역시 이러한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7) CEMA(Council for Mutual Economic Assistance)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국가들 사이의 경제적 협력을 위한 기구로 1949년 창설되었다. 이들 회원국들은 1955년 군사협력체인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가입함으로써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도 협력관계가 한층 강화되었다.
거시경제의 왜곡정도를 나타내는 외환 암시장 프리미엄의 추정계수(δ6)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을 보여 암시장에서의 환율 프리미엄이 클수록 농업 생산의 비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종의 왜곡적 조세(distortionary tax)인 환율 프리미엄이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경제 효율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보는 de Melo(2001) 등의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분석 결과이다. 한편 거시경제 왜곡정도를 반영하는 또 하나의 설명변수인 억제된 인플레이션(δ7)의 추정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어 시장가격의 왜곡 정도가 농업 부문의 효율성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체제전환 이전의 경제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변수인 개혁이전의 1인당 소득의 추정계수(δ1)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부호를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초기조건으로서 소득수준이 농업생산의 비효율성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제전환기간 동안에는 경제체제가 불안정하고, 사적 소유권이 확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농업에 대한 자본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Table 4는 식 (3)의 추정(Table 3)을 통해 얻은 체제전환국의 농업 생산의 기술적 효율성을 대표적인 체제전환국의 분류인 CIS과 CEE의 두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한 것이다. 분석기간 동안 본 연구에 포함된 유럽의 22개 체제전환국 농업 생산의 평균 기술적 효율성은 0.5859로, 기술적으로 생산 가능한 최대 생산의 58.6% 정도를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IS 체제전환국의 평균 농업 효율성은 0.3628인 반면, CEE 체제 전환국은 0.8104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두 그룹 체제전환국의 농업생산 효율성 격차는 체제전환 초기에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두 그룹 간 격차는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Technical efficiency by country group.
체제전환 초기 두 국가 그룹간의 농업생산 효율성 격차는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에 따른 경제성과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즉, 체제전환 초기 두 그룹 모두 극심한 경제 활동의 위축을 경험하였으며, 특히 CIS 체제전환국은 체제전환 이후 5년간 평균 −10.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CEE 체제전환국은 체제전환 이후 5년간 평균 −0.3%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성장률의 차이는 농업부문에 투입 가능한 자본의 차이를 초래하였으며, 이로 인해 체제전환 초기 두 그룹간 농업생산 효율성의 격차가 증가하였다. 이후 시장경제로의 원활한 체제이행과 높은 경제성장률,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CIS 체제 전환국에 대한 농업부문의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여 농업생산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어 두 체제전환국간 농업생산 효율성 격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토지 사유화 방식(분배8), 반환9), 기타10))에 따른 체제전환국의 농업 효율성을 비교해보면, 반환을 채택한 체제전환국의 평균 효율성이 0.8258로서 가장 높고, 분배를 채택한 국가의 농업생산 효율성은 0.4077로 전체 평균 0.585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유화지수(LI)를 기준으로 체제전환국을 선도개혁그룹(advanced reformer group),11) 중도개혁그룹(moderate reformer group),12) 지체개혁그룹(slow reformer group)13) 분류하여 농업생산 효율성을 비교한 결과, 선도개혁 그룹에 속하는 국가들의 농업생산 효율성이 0.7520으로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체개혁그룹의 농업생산 효율성은 0.3641로 전체 평균 0.5859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 분배(distribution)방식을 선택한 국가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로루스, 그루지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알바니아 등 12개국이다(Lerman et al., 2004).
9) 반환(restitution)방식을 선택한 국가는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5개국이다.
10) 기타방식은 크로아티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 5개국이다.
11) 선도개혁그룹은 경제개혁이 빠르게 이루어진 국가로, 자유화지 수의 평균값이 3.5이상인 국가가 이에 해당된다. 여기에 속하는 국가로는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이 있다.
12) 중도개혁그룹은 경제개혁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는 국가로, 각 국의 상황에 따라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국가들을 말한다. 자유화지수의 평균값이 3.0~3.5이며, CEE 체제전환국인 알바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와 CIS 체제전환국인 아르메니아, 그루지아, 키르키즈스탄, 러시아가 여기에 속한다.
13) 지체개혁그룹은 자유화지수 평균값이 3.0 미만인 국가로, 시장 친화적인 경제정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계획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여기에 속하는 국가로는 아제르바이잔, 벨로루스,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이 있다.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체제전환 국가들의 시장경제로의 편입 이후 농업 생산성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생산성 변화의 결정요인 분석을 통해 체제전환국의 농업정책 방향 설정에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독립국가연합(CIS) 체제전환국 11개국과 동유럽(CEE) 체제전환국 11개국을 대상으로 1992년부터 2007년까지의 농업 효율성을 계측하고 동시에 그 결정요인을 실증분석 하였다. 여기서는 Battese and Coelli의 확률적 생산경계함수 모형을 통해 기술적 비효율성과 그 결정요인을 동시에 추정하였다.
확률적 생산경계함수를 추정하기 위하여 산출물로는 농업 GDP를, 투입요소로는 토지, 노동, 자본을 고려하였다. 비효율성 모형의 독립변수로는 자유화 지수(LI), 토지 사유화 방식, 개혁이전 1인당 소득, GDP에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지리적 위치, CMEA 무역의존도, 계획경제존속기간, 억제된 인플레이션, 외환 암시장 환율 프리미엄을 이용하였다.
비효율성에 대한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체제전환 이전 거시경제 왜곡정도가 낮고, 체제전환 이후 경제개혁정도가 높으며, 체제전환 이전의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를 반환한 국가일수록 농업 생산의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로부터 체제전환국의 농업개혁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국공유화 되는 과정에서 몰수된 토지에 대해 체제전환 이전의 원소유자에게 토지를 반환해주는 것이다. 분배 방식은 반환 방식에 비해 사유화가 느려 일반적으로 농업 효율성을 저해한다. 따라서 원소유자를 가려낼 수 있는 공부(公簿)가 존재하는 경우 반환 방식을 통해 토지 사유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몰수된 토지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반환하기 위해 동독의 신탁관리청과 같은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시장경제로의 개혁이 잘 이루어진 국가일수록 농업 효율성이 높으므로, 시장경제로의 개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정책적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시장경제교육을 해 주민들의 시장경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체제전환 정책의 일관성을 보장하여 개별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인 미래예측을 가능케 하여 체제전환 과정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체제전환정책을 입안함에 있어 특정 국가가 지닌 초기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제전환국은 계획경제체제 하에서 산업구조 및 무역구조의 왜곡이 발생하였으며, 이는 산업간 가격구조의 왜곡을 야기하며, 가격구조의 왜곡이 심할수록 가격자유화, 금융긴축 및 사유화 같은 체제전환 정책들은 경제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정여천, 2000). 이는 농업부문에도 예외가 아니며, 따라서 초기조건과 경제왜곡의 정도를 고려하여 경제자유화와 안정화정책의 강도와 산업 구조조정의 속도를 조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체제전환국 농업부문의 노동생산성이나 토지생산성 분석이나 국가간 차이에 대한 정성적 비교 분석에 그친 선행연구와 달리 체제전환국의 농업생산성 결정요인을 계량모형을 통해 보다 엄밀하게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존의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생산성 결정요인 변수 외에 체제전환국의 농업부문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많은 다른 요인들이 고려되지 못하였으며, 또한 자료의 제약으로 인하여 아시아 지역의 체제전환국이 분석에 포함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북한농업에 대한 시사점 도출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존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체제전환국의 농업생산성 결정요인 외에 다양한 설명변수에 대한 검토와 함께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체제전환국을 포함한 분석이 향후 연구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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