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2287-8165(Online)
DOI : https://doi.org/10.12719/KSIA.2013.25.2.118
글로벌 벼연구협력체계 소개와 제언
1. GRiSP는 벼 신품종,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증대,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쌀농업생산계체 확립, 그리고 정보전달 매커니즘을 통한 각 쌀 생산 영역의 균형성과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하며, 각 6개의 주제(theme)에 총 26개의 성과관리체계(product line: PL)를 두고 있다.
2. 2013년 현재47개국 903개의 연구기관이 GRiSP에 참여하 고 있으며, 참여기관별 비중은 정부기관 및 출연연구소(43.6%), 선진연구소 및 학계(25.9%), 시민단체(16.6%), 기업(12.5%), CGIAR(1.4%) 순이다.
3. GRiSP는 다국적 또는 지역적으로 특화되어 있는 다양한 컨소시움 또는 네트워크를 포함하며, 각각은 품종보급, 쌀의 품질과 영양개선, 벼 유전자원의 표현형 또는 유전자 기능 연구, 지속가능농업 기술, 생물공학 등을 공유한다.
4. GRiSP의 핵심기관인 IRRI의 2010-2011년 주요연구재원은, CGIAR(25.3%),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24.5%), 미국(8.0%), 일본(7.5%) 등을 들 수 있다.
5. 한국의 농촌진흥청은 지난 50년 간 IRRI와 긴밀히 연구협력을 해왔으며, 품종 및 재배기술 개발, 유전자원관련 연구 등 총 49개의 연구주제가 GRiSP 연구성과관리체계에 대응될 수 있고, 현재 3개에 과제에 한국이 참여하고 있다. GRiSP의 연구 내용 중 우리나라의 참여가 요구되는 전망 있는 분야로는 (1) 분자육종을 이용한 신품종 개발, (2) ICT와 쌀농업의 결합, (3) 국제협력체계의 구축, (4) 농업에서의 여성의 역할, 그리고 (5) 쌀농업의 후학 양성과 농업정책적 기여 등을 제안해 볼 수 있다.
Global Rice Science Partnership for International Agricultural Research Collaboration Development of Korea
Abstract
- 4. 진중현.pdf4.99MB
전세계 인구 약 70 억 명의 절반 가량과 아시아 인구의 90%이상이 주식으로 쌀에 의존하고 있으며(Mohanty, 2013), 이는 1억 명 이상에 달하는 농민의 생업과 직접적 관련이 되어 있다(Nguyen, 2002). 세계적으로 쌀소비량은 지난 5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1년 현재 4.5 억 톤이 소비되었는데, 이는 1961년 1.5억 톤 대비 약 3 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증가추세에 있다(FAO, 2012; Mohanty, 2013). 한편, 우리나라는 최근의 소득수준의 증대에 따른 식품 소비유형의 다양화 추세의 영향으로, 쌀소비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쌀소비량은 2005년 이래 총 5백만 톤 정도 내외에서 큰 변화가 없는데 반해, 연간 1인당 소비량은 2005년의 81 kg에서 2011년 71 kg으로 10 kg이나 줄어든 것을 알 수 있고, 이것은 우리나라 쌀농업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제약 요인 중의 하나로 보인다(Table 1). 2011년의 경우 우리나라 쌀 자급률은 83%로서 전년도 105% 대비 급격히 하락하였고, 권장 재고량 임계점인 80만 톤을 넘지 못할 수 있다고 한다(문, 2010). 그런데, 국제적으로 밀과 옥수수의 공급이 불안정해져서 가격이 폭등하면, 가격 견인효과에 따라서, 국내의 식량 대체효과에 의해 쌀의 수요량의 급격한 증가와 수입쌀 가격 상승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또한 세계적 쌀수급 문제에 대하여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최근 수차례 국제 식량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폭등은 쌀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그 주요 원인으로, 예측 불가능한 잦은 기상이변의 증가, 에너지 부족과 관련된 바이오에너지 사용량 증가, 주요 곡물메이저의 적극적인 개입 등이 제안되었다. 문제는 쌀이 밀, 옥수수보다도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인데, 그 이유는 쌀의 경우, 가격 변동의 진폭이 크고, 직접 피해를 보는 국가들이 최빈국이거나 식량에서 쌀의 비중이 큰 구조를 갖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Headey and Fan, 2010; Mohanty, 2008).
Table 1. Change in Rice Production, Consumption, and Trade in Korea(2005-2011)
따라서, 쌀농업의 위기는 비단 한 국가 또는 한 지역의 문제를 떠나, 전지구적으로 대응되어야 할 숙제가 되었다. 요컨대, 유전자원보전, 신품종육성, 생산 재배환경 개선, 자원이용효율 극대화, 쌀농업생산체계 연계 및 국제화, 쌀 생산지로서의 농촌 사회 보전, 그리고 쌀농업 연구-개발-생산 인력의 지속적 확충으로 이어지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체계의 필요성이 절실히 대두되었다. 이에 우리나라와 1963년 이래 지속적으로 연구협력을 발전시켜 온 국제벼연구소(IRRI: The 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를 비롯하여, 아프리카벼연구소(Africa Rice Center), 열대농업연구소(CIAT: Centro Internacional de Agricultura Tropical)등 국제농업연구자문기구(CGIAR: Consultative Group of International Agricultural Research)에 속하는 벼 관련 3대 국제농업연구소 (Table 2)가 중심이 되어, 2011년 글로벌벼연구협력체계(GRiSP: Global Rice Science Partnership)가 출범하였다. 이외에도, 2013년 1월 현재, 47개국 903개 기관이 쌀연구협력체계에 참가하였는데,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중국, 인도는 정부기관 차원의 공식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IRRI, 2010).
Table 2. Consultative Group of International Agricultural Research(CGIAR) centers
GRiSP의 주요 목표는 (1) 가치사슬(value chain: 자원공급에서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일련의 자원과 정보 흐름을 관리하는 체계)에 따라 개발된 벼 신품종 및 신기술을 통한 벼생산성 증대, (2) 보다 지속가능하고 더 효과적인 자원이용효율을 갖는 쌀농업생산계체 확립, 그리고 (3) 보다 효과적이고 강화된 정보전달 매커니즘을 통하여, 효율적인 쌀 생산 각 영역의 고른 발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GRiSP가 쌀농업에 있어서, 식량생산 증대, 환경보전, 사회정책의 역량을 제고하는 유기적인 체계임을 의미한다.
이 논문을 통해, 우선 GRiSP의 개념, 운영체계, 재원, 연구내용 등을 정리하고, GRiSP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량을 수행하는 IRRI에서의 우리나라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살펴본 후, 향후 우리가 기대할 만한 연구 내용과 전망을 제안해 보고자한다. GRiSP의 조직체계와 컨소시움 및 네트워크에 대한 부분은 Bas Bouman 박사가 작성한 보고서 ‘GRiSP: partnership in motion(2013)’을 저자의 양해 하에 요약 및 정리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GRiSP의 개념
GRiSP 책임자인 Bas Bouman 박사에 따르면, GRiSP는 이름 그대로 기존의 컨소시움, 네트워크, 연구체계, 프로젝트 등을 효과적으로 아우르는 파트너쉽인데, 전통적으로 오래되거나 최근의 것, 전세계적인 것부터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계를 통해, 쌀 연구를 통한 세계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 유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GRiSP는 이러한 체계를 연구개발 산물(product)과 그것이 갖는 효과(impact)를 극대화시키려는 것을 그 중심 개념으로 하고 있다. GRiSP의 목표는 쌀농업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에 대한 세 개의 주요 범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 성격에 따라 6개의 주제(theme), 그리고 각 주제에 대하여 3개에서 6개 정도로 이루어진, 총 26개의 성과관리체계(product line: PL)로 되어 있다(Table 3).
Table 3. GRiSP themes, product lines, and their programs linked to Korea-IRRI collaboration(1990-2012)
Table 3. Continued
Table 3. Continued
연구협력의 주요 성과물은 연구성과물(product)로 나타나는 한편, 개발협력의 주요 성과물은 효과(impact)로 나타날 것이다(Fig. 1). GRiSP에서 제1주제는 유전자 및 생물정보, 제2주제는 품종, 제3주제는 재배기술 및 모델, 제 4주제는 부가가치제고, 제5주제는 성과관리 및 정책제안, 제 6주제는 역량 강화를 주요 연구성과물로 삼는데, 앞에서 얻어진 연구성과물을, 다른 주제와 연관되어 더 큰 효과를 갖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농민, 사업가, 정책입안가, 투자자 등이 선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체계를 통해, 각 주제별로 각 목표에 부합하는 모델 및 방법을 개발하여 연구성과물이 일관적으로 그 효과를 키울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것은 비단 한 기관 또는 국가에 국한된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닌, CGIAR 수준의 성과로 나타나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식량생산량 증대, 영양 증진 및 보건 환경의 개선, 농촌의 빈곤율 감소, 지속 가능한 시스템의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체계는, 각 연구성과 별로 초기에 수백~수천 명의 수혜자를 창출하지만, 궁극적으로 수백만 명 이상의 효과를 갖도록 한다. 이러한 실례로, 벼의 침수저항성(submergence tolerance)에 대한 연구성과가 있는데(Fig. 5), 뒤의 연구 내용 부분에서 상술할 것이다.
Fig. 1. Generalized impact pathway of GRiSP. Products of research(left-hand side) are tested, adapted, and promoted by GRiSP’s research and development partners, and taken up by the ultimate beneficiaries such as farmers(but also including other actors along the rice value chain) to produce intermediate development outcomes and ultimately “impact at scale”(right-hand side). Through the actions of the development partners, the number of farmers benefiting from GRiSP’s products increases from several hundred early in the product development phase(e.g., those farmers participating in pilot projects) to millions after products have been locally adapted and made responsive to local farmers’ preferences. Impact pathways are not linear processes, and the many underlying feedback loops and interactions are omitted for simplicity’s sake(GRiSP, 2013).
GRiSP의 체계
GRiSP는 필리핀 로스바뇨스에 위치한 국제벼연구소(IRRI)내에 사무소를 두고, 별도의 운영위원회가 있다. 2011년 설립 당시 책임자는 현 IRRI 연구부소장인Achim Dobermann이었으나, 2012년부터 현재 책임자는 Bas Bouman이다.
2013년 1월 현재, 전세계 903개 연구기관이 GRiSP 내 구성원을 이루고 있는데(Fig. 2), 개발도상국 국가연구지도기관(NARES: National Agricultural Research and Extension Systems)은 전체의 약 3분의 1인 총 302개 기관을 차지하여 그 비중이 가장 높다. 다음으로, 선진국의 연구소 및 대학이 135개 기관으로 1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청 등이 이에 포함된다. 비정부기구, 협동조합 등(115, 12.7%), 국공립대학(98, 10.9%), 정부기관(92, 10.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을 크게 다섯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보면, 정부기관 및 출연연구소 394개(43.6%), 선진연구소 및 학계가 233개(25.9%), 시민단체(CSO: Civil Society Organizations)가 150개(16.6%), 그리고 기업이 113개(12.5%), 마지막으로 CGIAR 기구가 13개(1.4%)를 차지하고 있다. 즉, GRiSP는 다양한 정부-학연산 협력체계, 다국적-국가적 연구체계, 남북협력(선진국-개발도상국 협력) 체계를 고루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ig. 2. Number and type of GRiSP partners as of January 2013. The inner circle provides the breakdown by partner roles(research vs. boundary partners). The outer circle provides the classification by organizational categories. About 48% of the GRiSP partners mainly play a role as research partners, whereas 47% are mainly development partners and 5% are other boundary partners(GRiSP, 2013).
국가별로는 인도(170개, 18.8%)의 참여가 눈에 띈다. 방글라데시(63개)까지 합치면, 전체의 4분의 1이 넘는 파트너가 이 두 나라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Fig. 3). 참여기관의 출신국을 살펴보면, 남아시아(31%), 동남아시아(17%), 아프리카(15%)에서 가장 많이 참여하였는데, 국제농업협력을 통해 이 지역의 국가들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유럽(10%), 동아시아(8%), 북미(6%)의 기관들은 주로 연구개발 비용을 부담하거나, 선진 기술을 보급하고, 각종 컨소시움에서 리더쉽을 발휘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존의 주요 선진국 중 일본과 프랑스의 리더쉽과 더불어, 각 대륙별 중심국가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브라질(Embrapa: Empresa Brasileira de Pesquisa Agropecuária; IRGA: Instituto Rio Grandense do Arroz)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의 역할 증대와 북아프리카지역의 중심국가인 이집트의 참여가 주목할 만하다.
Fig. 3. Number of research organizations in GRiSP (a) by country and (b) by continent.
정부 차원의 협력에서 일본과 프랑스는 좀 더 자세히 살펴볼 만 하다. GRiSP에서 일본과 프랑스의 위상은 각별한데, 그 이유는 앞의 세 개 주요 CGIAR 기관인 IRRI, Africa Rice, CIAT이외에, GRiSP의 연구기획운영팀(PPMT: Program Planning and Management Team)의 멤버로 참여한 정부기관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본국제농업과학센터(JIRCAS: Japan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for Agricultural Science)와 프랑스의 농업개발연구소(Cirad: La Recherche Agronomique pour de Développement)와 개발연구원(IRD: Institut de Recherche pour le Développement)에서 각 기관의 연구총책임자를 GRiSP에 대표로 참여시킨다. 이들은 GRiSP의 감독위원회(oversight committee)와 여러 운영(steering committee) 및 자문 위원회(advisory committee)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고, 일본은 현재 벼연구개발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Table 3에서, 각 기관별로 각 연구주제별 책임자의 이름을 정리해 놓았다. 일본의 경우에는 JIRCAS의 리더쉽을 각 분야별로 더 전문적인 농업식품연구기구(NARO: National Agriculture and Food Research Organization) 소속 연구기관에 위임해 놓았다. 제1 주제인 유전자원과 제2주제인 품종개발을 각기 농업생물연구소(NIAS: National Institute of Agrobiological Sciences)와 작물과학원(NICS: NARO Institute of Crop Science)이 주도하는 구조이다.
국가 및 다국적 기업의 참여도 괄목할 만하다. 이미 110여 개가 넘는 기업들이 기초 연구부터 기술이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잡종벼(hybrid rice)생산을 위한 유전자 발굴 및 분자육종 지원, 작물보호, 농기계, 수확 후 관리, 볏짚 등의 새로운 소재 개발 등의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기업 참여는 또한 협력연구를 통한 지적재산권의 확보 및 활용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GRiSP 내의 대표적인 협력연구 모델로는 (1) 양자 협력 모델 (2) 다자 협력모델, (3) 상호간 지적재산권 라이센싱 모델, 그리고 (4) 농민기술이전 모델이 있다. 양자협력 모델의 한 예로, SKEP(Scientific Know-How and Exchange Programs)을 들 수 있는데, Dupont(Pioneer), Bayer, Syngenta, Devgen 등의 다국적 기업과 개별적 협력을 통해, 연구성과를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되, 상업적 활용은 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자협력모델로서 컨소시움이 있으며, 잡종벼개발컨소시움(HRDC: Hybrid Rice Development Consortium)은 총 32개의 종자회사와 32개의 공공기관(2012년 현재)이 포함되어 있다. 농민에게 효과적인 기술전달 모델로서, CSISA(Cereal Systems Initiative for South Asia)와 STRASA(Stress Tolerant Rice for Africa and South Asia)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활동되는 많은 종자, 농기계, 재배, 시장정보, 보관, 조달, 금융, 계약재배 등을 담당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포진되어 있어서, 효과적인 기술이전과 강한 네트워크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시민단체(CSO)는 NGO(Non-Government Organization)와 협동조합 등을 포함한 다양한 민간 조직을 포함한다. 이들은 연구개발 성과를 농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수적인 기관으로, 각 기술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을 연구자와 정책입안자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한다. 20개국의 100개 이상의 시민단체가 GRiSP 내에 존재하는데, 세계자연보호기금(WWF: World Wildlife Fund)이나 가톨릭구제위원회(CRS: Catholic Relief Services)의 경우에는 벼 재배 및 환경 분야에 대한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 또, 품종육성 단계에서 농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우수 품종을 함께 선발하는 참여육종(PVS: Participatory Variety Selection)은 현지에 가장 적합하고, 농민들 또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종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시비관리, 물관리, 병해충 및 해서류 방제 등에 있어서도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GRiSP의 컨소시움과 네트워크
GRiSP에는 IRRC(Irrigated Rice Research Consortium), CURE (Consortium for Unfavorable Rice Environment), TRRC(Temperate Rice Research Consortium), IVC (The Inland Valley Consortium), FLAR (The Latin American Fund for Irrigated Rice), HRDC (Hybrid Rice Development Consortium), 그리고 다수의 각 GRiSP 테마별 아프리카벼 테스크포스, 아프리카벼 지역 연구개발 기지, 마지막으로, 이란의 중앙아시아 및 서아시아 벼 연구 교육센터(RRRTC-WCA: The Regional Rice Research and Training Center for Central and West Asia) 등의 지역적으로 특화되어 있는 다양한 컨소시움 또는 네트워크가 있다.
이 외에도 다국적 컨소시움 또는 네트워크를 들 수 있는데, IRRI내에 위치한 INGER(The International Network for Genetic Evaluation of Rice, http://seeds.irri.org/inger)는 1975년에 CGIAR 및 각 국가 정부 연구소들 간에 개발된 새로운 벼 품종 및 계통을 교환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평가하고 출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것은 식품과 농업에 대한 식물유전자원에 관한 협정 (ITPGR: The International Treaty on Plant Genetic Resources, http://www.planttreaty.org)을 따르는 62개국의 협력체로 현재까지 약 667개의 품종이 INGER를 통해서 보급되었다. 또, 쌀의 품질과 영양에 관계된 네트워크인 INQR (The International Network for Quality Rice, http://www.irri.org/inqr) 은 2012년 현재 11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빠르게 발전하는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중간 육성 계통들의 다양한 환경에서의 평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부응하여, 표현형조사네트워크(Phenotyping Network)에 2012년 현재, IRRI, CIAT, ARC, Cirad, IRD, EMBRAPA, CAAS, PhilRice, Cornell 대학교, Syngenta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것은 다양한 유전자원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조사하여 그 결과를 서로 공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 벼의 유전자원에 대한 DNA 수준의 변이를 조사하고 이 정보를 토대로 각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고자, IRFGC(The International Rice Functional Genomics Consortium)과 OryzaSNP 컨소시움이 구성되었다. 이외에, 도열병에 관계된 유용한 유전자와 병원체 연구 및 저항성 계통 육성을 위한 국제도열병네트워크(International Rice Blast Network),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국제연합 환경프로그램(UNEP: The United Nations Environmental Programme)과 IRRI의 협력 하에 2011년에 구성된 SRP(The Sustainable Rice Platform)가 있으며, 벼의 광합성 체계를 생물공학적 변형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C4 rice 컨소시움(http://c4rice.irri.org)이 있다.
주요 연구 재원
GRiSP는 전술한 바와 같이, 독립적인 별도의 연구 프로젝트가 아닌 파트너쉽이므로, 재원은 개별적 프로젝트나 컨소시움, 각 기관의 지원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어 GRiSP의 재원에 관한 일반적인 자료를 얻는 것은 쉽지 않고, 매우 유동적이다. 따라서, GRiSP에서 핵심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IRRI의 재원을 살펴 보고, 특히 우리나라의 참여 상황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고자 한다.
IRRI에 대외협력 연구계약을 체결하는 부서는 DRPC(Donor Relations and Project Coordination)로서, 2009년까지는 DPPC로 불리었다. 2012년 말까지 IRRI 인트라넷을 통해 공개된 총 프로젝트 수는, 1973년 이래 918개가 있는데, 이 중에서 소액기부에 의한 것을 제외하면, 902개였다. 이중 가장 많은 연구계약건수를 갖고 있는 항목은 GCP(Generation Challenge Program)로 95건이며, 뒤를 이어 록펠러재단(RF: Rockefeller Foundation) 86건, 호주국제농업연구센터(ACIAR: Australian Center for International Agricultural Research) 47건이었다(Fig. 4(a)).이 중, 록펠러 재단의 참여는 IRRI 초기에 집중되었으나, 최근에 지원이 많이 줄었다. 연구계약건수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청은 독일의 연방경제협력개발부(BMZ: Bundesministerium für Wirtschaftliche Zusammenarbeit und Entwicklung)와 동일한 38건(여러 건의 연구를 함께 일괄하여 계약한 경우를 포함)을 체결하여, 양적으로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2010-2012)에는 농촌진흥청 이외의 기관으로 서울대학교도 4건의 연구협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Fig. 4(b)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 재정 지원 금액으로 본 기여도는 다르다, 이러한 차이는 구체적 연구협력뿐만 아니라, 국제기관의 특성상, 호혜적 지원에 따른 포괄적인 지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2010-2011 IRRI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년간 총 약 1억 4천6백만 달러의 수입이 있었고, 이 중 약 3천6백9십만 달러(25.3%)는 CGIAR 센터와 컨소시움에서, 약 3천5백8십만 달러(24.5%)는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또는 간략히 빌게이츠재단, BMGF)에서 후원을 받아, 두 재원의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 기타 주요 재정지원국 또는 기관은, 미국, 일본, 호주, GCP, 중국, 스위스, 유럽공동체, 세계은행, 독일, 영국, 국제농업개발기금, 아시아개발은행 순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개발은행 다음으로 1.1%의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4. Major donors and foundations of IRRI (a) by number of programs since 1973 and (b) by the amount of funding in 2011-2012.
한편, 정확한 금액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GRiSP 사무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GRiSP 전체적으로 주요 자금을 지원하는 16개의 기관과 17개의 재단들을 소재지별로 분류하면, 미국이 11개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프랑스, 호주, 벨기에, 일본, 네덜란드, 스위스 등의 지원도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Table 4). 이외에도, 방글라데시, 캐나다, 덴마크, 독일, 그리스, 필리핀, 스웨덴, 태국이 주요한 재정적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GRiSP에 대한 주요한 재정적 파트너쉽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에 기업과 세계적인 부호에 의해 설립된 재단의 지원이 여전히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able 4. Major donors and foundations funding GRiSP
GRiSP와 한국
GRiSP의 연구내용은 앞의 GRiSP의 개념에서 간단히 소개되었다. 이에 대한 한국의 참여에 대하여, 1990년 이후 IRRI와 농촌진흥청의 협력 체결에 따른 내용을 분석하여 간접적으로 살펴 보았다(Table 3). 오십년간 진행되어 온 농촌진흥청과 IRRI의 꾸준한 연구협력 성과물을 각 연구주제별로 2012년 현재 관점의 GRiSP 연구성과관리체계(PL: product line)에 따라 맞추어 볼 때, 총 49개의 연구과제가 포함되었는데, 다른 2개의 과제는 한국의 벼 종자를 IRRI에서 증식하여 수송하는 종자증식사업(KSMP: Korea Seed Multiplication Project)이었기에 GRiSP와 관련짓지 않았다.
주제별로 보면, 제1주제에 6과제, 제2주제에 28과제, 제3주제에 11과제, 제5주제에 2과제, 제6주제에 2과제가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즉,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개발이 한국과 IRRI간 연구협력 중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유전자원관련 연구가 그 뒤를 따랐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2013년2월 현재의 GRiSP 프로그램 목록을 보면,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내냉성 및 병충해 저항성 연구 등 3개의 과제에 농촌진흥청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다양화된 연구 수요를 충족하고, 우리나라의 발전된 농업기술을 전수하며, 기후 변화나 자원부족 등에 대응하는 국제적 노력에 참여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기존의 연구협력을 강화하는 것 이외에도, 제4주제에 쌀과 벼의 가치 제고 부분, 제5주제에서 농업과 인문사회적, 경영적 요소의 결합 등에 대한 연구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GRiSP의 연구 내용 중 향후 우리가 주목할 연구 주제 다섯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분자육종을 이용한 신품종 개발
이미 분자생물학의 발전에 기초한 분자수준의 DNA마커를 식물육종에 이용하는 기술은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분자마커의 개발 비용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데, 최근 Thomson et al.(2011) 등의 단염기변이(SNP: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을 이용한 대량마커칩 등을 이용하면, 샘플당 35달러 내외, 마커당 0.09 달러(384 마커셋의 경우)정도의 비용으로 유전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더 저렴하게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DNA를 준비한 후부터 1-2주일 만에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므로, 기존의 전기영동법에 의한 분석을 충분히 대치할 만큼의 성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저비용-고효율 분자육종법은 많은 유용유전자의 집적을 더 빠르고 쉽게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IRRI의 경우, 침수저항성을 갖는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약 60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것은 벼 품종육성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 과정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Fig. 5). 이미 1978년에 FR13A라는 품종이 침수저항성을 갖는 것으로 밝히고, 1990년대 초에 고수량 침수저항성 품종을 개발했지만, 분자마커의 도움이 없던 당시에는, 이러한 작업을 새로운 환경과 모본 품종을 이용할 때마다 반복해야 했고, 동일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그런데, 1995년에 최초로 Sub1이라는 연관된 양적형질유전자좌를 발견하여 연관된 DNA마커를 개발했고, 여교배법으로 최초의 중간모본이 2006년에서야 만들어졌다. 이를 이용한 품종이 동남아 및 인도 등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 2009년이다. 또, Xu et al(2006)에 의해Sub1A의 기능이 발표되어 비로소 그 원리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를 발판으로 분자마커여교배법(MABC: Marker-assisted Backcrossing)이 적용되어, 각 지역의 선호 품종(megavarieties)에 신속히 해당 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게 되어, 그 효과는 빠르게 배가되었다. 2008년에 불과 10톤 내외의 종자량으로 700명의 농민이 재배하였는데, 2012년에는 4만 톤의 종자로 약 4백만 명의 농민이 이 유전자의 혜택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Ismail et al. 2013). 이것은 기존의 IR8을 비롯한 녹색혁명을 가능케 한 단간유전자인 sd1(semi-dwarf)의 기여 이후, 가장 가시적인 결과물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추가적으로 발굴되는 유용유전자 Pup1: 인산이용(Chin et al., 2011), AG1: 침수발아(Angaji et al., 2010), Saltol: 내염성(Thomson et al. 2010)에도 점진적으로 응용되고 결합되어, 더 효율적인 중간 육성재료를 다량으로 만들 수 있게 될 것이고, 앞에 기술한 IRFGC와 Phenotyping network 등 다양한 품종육성 프로젝트와 깊이 연관되어 발전하게 될 것이다.
Fig. 5. Timeline of major scientific achievements with upstream research partners in the discovery of the submergence-tolerance gene SUB1 and in the development of submergence-tolerant rice (top); timeline, activities, seed multiplication, and number of farmers adopting submergence-tolerant varieties in India during the outscaling phase (bottom) (see text for explanation). SEA = Southeast Asia; SA = South Asia (GRiSP, 2013).
한국의 농촌진흥청 내에 IRRI 한국사무소(IRRI-Korea office 또는 IKO: 책임자 Dr. Russel Reinke)가 개설되어 있는데, 전임자인 Dr. K.K. Jena(현 IRRI 선임과학자)는 한국과학자들과 지속적인 협력으로 멸구저항성인 BPH18(Suh et al. 2011)과 도열병저항성 유전자인 Pi40(Suh et al. 2009)을 발견하였고, 이 유전자들을 이용하여, 멸구저항성인 안미벼와 다수의 도열병저항성 계통 등을 개발하였다. 또, IRRI내 한국인 식물바이러스학자인 최일룡 박사는 퉁그로바이러스 저항성유전자를 발견하고(Lee et al. 2010), 이를 운광벼 등의 우수품종에 도입하였다. 특히, 야생벼(Oryza spp.)에서 다양한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그것을 한국의 고품질 우수 품종에 도입한 계통은 온대자포니카벼의 각종 스트레스 저항성을 증진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RDA and IRRI, 2010; Suh et al. 2011).이 외에도 가뭄저항성, 침수저항성, 직파재배적응성, 내염성, 내냉성, 저인산투입, 고열장해, 도열병, 백엽고병 등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QTL과 유전자를 도입하는 분자육종에 대한 협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 ICT와 쌀농업의 결합
GRiSP는 제5과제에서 정보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전을 통한 농업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지역정보기술의 혁신과 지리정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벼정보게이트웨이(Global Rice Information Gateway)로 대표될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정보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추적하게 하고(Quick charts, World Rice Statistics-3D), 농민들로부터 얻거나 필요한 정보를 위해 실시간으로 연구자와 정책가들에게 소통하게 하며(Nutrient Manager and Rice Knowledge Bank, Fig. 6), 쌀농업에 대한 일반 사항을 정보수요자가 쉽게 찾도록 하는데 목적을 둔다(World Rice Statistics). 이러한 것들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뷸릿 PC등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AppLab)의 개념과 결합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GRiSP의 제6과제에 적극 활용되어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쌀농업에 관련된 모든 기관, 회사, 농민, 단체 등에 고르게 정보가 전달되도록 할 것이다. 이것은 쌀 농업시장의 균형적 발전과 부가가치의 생성, 그리고 쌀관련 비즈니스의 수익 증대, 궁극적으로는 농민의 소득 증대 모델 창출에 가시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Fig. 6. Nutrient Manager as an example of a useful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 to improve rice agriculture.
3. 국제협력체계의 구축
우리나라도 다수의 국제협력 주체가 있고, 쌀농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농촌진흥청이 그 핵심에 있어 왔는데, 최근에는 대학 및 각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 등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TRRC컨소시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반해, 다른 기관들은 주로 인적 교류와 소규모 연구협력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수준이 월등히 높아진 만큼, 좀더 다양한 연구주제와 협력 방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KOICA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원조 기구의 식량안보와 빈곤퇴치에 관련한 협력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많은 국제협력이 양자간 협력(수여국-수혜국) 에 치중하고 있는데, 전술한 바와 같이, 다자간 협력 체계에서의 주도권 확보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KOICA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http://occgi.kasm.or.kr/?p=356)에 포함된 우리나라 정부의 총 ODA관련 국제지원 계획 총액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총240억원의 예산 중 90억원(37.5%)을, 농촌진흥청은 144.1억원의 예산 중 5.2억원(3.6%) 을 잠정적인 다자간 협력 및 원조 예산으로 책정하였다. 정부 전체 총 예산액 기준으로 2012년은 1조8,621억원 중 5,408억원(29.0%), 2013년은 2조410억원 중 6,156억원(30.2%)이 다자간 협력 및 원조금액으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직 농업연구협력에 있어서 다자간 협력의 비중은 크다고 볼 수 없다. 다자간 협력의 강점은 양자차원의 접근이 힘든 취약 국가에 해당하는 지원이 될 것이며, 기후변화 및 식량 안보 등 글로벌 이슈에 적극 참여한다는 데에서 큰 의의를 갖게 되어, GRiSP는 그러한 면에서 고려할 만하다. 양자원조와 연계하여 보완적으로 활용된다면 그 효과가 클 것으로 사료된다. 식량안보와 관련해서 이미 CGIAR 과 CIFOR 등에 5% 정도의 원조가 예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경우처럼, 기업의 사회기여 활동에 의한 재단 활동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농민 및 농촌 단체의 주체적 협력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4. 농업에서의 여성의 역할
우리나라 농업에서 여성의 역할은 과거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비롯하여, 현재의 비닐하우스 농업, 친환경농업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농업개발에 중요한 공헌을 해왔다. 이는 비단 여성의 노동분담뿐만이 아니라, 우수한 사회커뮤니티 형성능력과 신속한 농사기술정보 수집능력이 작용된 것으로 고려된다. FAO(2011)에 따르면, 만약 여성의 농업자원 접근성과 활용능력이 남성만큼 신장된다면, 적어도 1억 명 이상의 인구가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농촌사회학협회(International Rural Sociology Association)와 농촌사회학회(Rural Sociological Society) 등은 농업에서 여성 역할이 강조된 한국의 케이스가 노동집약적 농업을 주로 하는 개발도상국의 농촌개발에 중요한 롤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RDA and IRRI, 2010).
농촌진흥청은 2001년부터 IRRI의 사회과학자 Thelma R. Paris 박사 등과 함께 “한국과 필리핀 농촌지역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으며, 2008년에는 농촌사회에서 “농업성평등지수(GEIA, Gender Equality Indicators in Agriculture)”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필리핀을 저개발국가의 한 예로 삼은 본 연구에서, 농업성평등지수를 높이는 데 한국식 농업 교육이 국제 농촌 여성 교육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하였다(RDA and IRRI, 2010).
GRiSP는 제5과제(PL: 5.1)에서 헬렌켈러 연구소(Hellen Keller Institute), 훔볼트 대학(Humboldt University) 등과 함께 농업에서의 젠더(gender)의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하는데, 한국의 GRiSP 5과제 참여를 통한 개발도상국 농촌지역 여성계발도 적절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5. 쌀농업의 후학 양성과 농업정책적 기여
Noel(2003)에 따르면, 벼재배학을 전공한 젊은 세대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하나의 위기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학자뿐만 아니라, 벼재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인력이 사회 각 분야에 전반적으로 부족한 현상을 동반하게 된다. 현대에 급속히 발전한 분자생물학과 생물정보학의 혜택으로 인해, 인간과 다른 동식물처럼 쌀도 많은 약 3000 품종(BGI, 2012)의 전체 게놈 수준의 염기배열을 알게 되었으며, 대량의 유전자 정보 확보, 그에 따른 다량의 분자육종 계통, 획기적으로 증가한 기존 유전변이에 대한 이해 등이 맞물려, 이를 이용한 다수의 작물 예비 품종들이 개발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목표 지역의 환경과 시장 수요,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품종이 되기 위해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재배법이 확립되어야 하며, 또, 개별적 환경의 차이에 따른 최적의 재배법을 맞춤형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것은 지속적인 훈련에 의한 기술의 효과적인 이전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통일벼의 성공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의 혁신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과학과 정책의 성공적 결합의 산물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Kim, 2008; Sun, 2008). 이것은 농업 신기술의 성공에 정치나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GRiSP 또한 제 6주제에서 한국의 이러한 선험적 사례는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결 론
GRiSP는 독립적인 연구 과제가 아닌, 국제적 쌀농업연구기관과 협력 기관을 중심으로 하여 구축된 다양한 프로젝트, 컨소시움, 네트워크의 결합체로서, 이들의 목표를 더 개량화하고 이것의 성과를 극대화하여, 궁극적으로 농민과 쌀농업종사자, 인류의 영양개선과 식량 확보, 환경보존 등의 세계적 목표를 이루어내는 파트너쉽이다. 한국이 과거의 빈곤한 시절을 벗어난 주요한 이유 중에는 효과적인 국제협력에 의한 쌀 신품종개발과 기술 혁신도 있다. 아직도 많은 국가들이 무수히 많은 신품종과 신기술에도 불구하고 빈곤함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을 볼 때, 개발된 기술과 연구업적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수요자인 농민과 빈곤층, 농업생산시스템에 전달되어야 하는 지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각 나라가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함께 해결해 나갈 때 한층 더 효율적일 것이고,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사 사
본 논문을 위하여 인터뷰 자료 제공에 응해 주신 국제벼연구소 Bas Bouman 박사님과 농촌진흥청과의 협력관계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 동 기관 Julian Lapitan 박사님께 감사드리며, 논문 교정 등에 도움을 주신 충남농업기술원 정종태 박사님과 농촌진흥청 이지윤 연구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본 논문(특허)은 농촌진흥청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식물분자육종사업단 과제번호: No. PJ009076)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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