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유전자변형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GMOs)에 대한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식물생명 공학기술에 의해 개발된 GM (Genetically Modified) 작물은 사료용 및 식품가공용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실용화되 고 있다. GM 작물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16년 동안 세계 적으로 30여 개국의 수백만 농민들이 경작해 왔으며, 2012년 에만 28개국, 1억 7,030만 헥타르에서 1,730만 명의 농민들에 의해 재배되었다(ISAAA, 2013). 국내에도 GM 옥수수, 콩, 면 화 등의 농산물이 식용 및 사료용으로 수입되어 이용되고 있 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약 26.7억 달러, 784만 톤의 GM 작 물을 수입하였는데, 이 중 사료용 옥수수가 약 17.8억 달러(약 578만 톤)로 전체 수입량의 74%를 차지하며, 다음으로 식용 콩(3.87억 달러, 923만 톤)과 식용 옥수수(2.32억 달러, 993만 톤) 등이 뒤를 잇고 있다(KBCH, 2013).
GM 작물은 농약사용 감소와 노동력 절감, 생산성 증대 등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를 가져오고, 탄소배출 감소 및 생물다양 성 보전 등을 통해 환경 보호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등 긍정적 측면이 많다는 보고가 있다(PG Economics, 2011). 그러나 한 편으로 새로운 유전자 도입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끊이지 않 고 있다. GM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크게 식품으로 서의 안전성과 환경에 대한 위해성으로 나뉘는데, 국내의 경우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 GM 작물의 재배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GM 식품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우려와 태도를 분석하기 위 한 연구는 국내 GMO 수입 초기인 1999년부터 수행되어 왔다. Kim & Kim(2011)과 Kim 등(2010)은 GMO 식품에 대한 소 비자 인식 및 인지도를 조사 · 분석하였고, Kwon 등(2008)과 You & Yin (2008), Huh (2003) 등은 소비자의 GMO 태도 에 대한 수용성 및 구매의사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들은 한 결같이 GMO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보여주고 있 으며 이 우려가 해소되기 전에는 GM작물의 실용화가 어려울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 우려의 많은 부분이 GM 작물에 대한 오해와 불신에 의한 것이어서 이 문제에 대 한 대응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GMO 인식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GM 식품의 수요자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 루어져 왔으며, GM 작물의 공급자인 재배자의 인식에 대한 조사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으로 Kim (2002)의 ‘생명공학 및 유전자변형생물체에 대한 소비자와 생산자 인식 조사분석’ 정도만 보고되어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많은 대학, 국공립연구소, 기업 등에서 GM 작물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몇몇 작물 은 안전성평가 완료 단계에 있으나 아직 국내에는 GM 작물 의 재배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농업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고려하여 조만간 국내에도 GM 작물의 재배 여 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GMO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때는 국가 차원의 농업경쟁력에 대한 고려 외에도 실제 최종 사용자인 소비자의 입장과 작물 재배자인 경작자의 의향이 반영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향후 GM 작물의 상업화를 대비하여 경작자의 인식과 재배의도를 알아 보고자 수행되었으며, 이를 위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 문조사와 표적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 FGI)을 통한 정성조사를 병행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연구내용 및 방법
조사내용
본 연구는 GMO에 대한 경작자의 인식과 재배의도를 파악 하기 위한 것이다. 경작자의 인식 부분에서는 GMO에 대한 경작자의 인지도와 지식수준, 그리고 유용성 및 안전성에 대 한 인식을 파악하였고, 경작자의 재배의도는 GMO 재배 및 섭취의향 여부와 재배하고자 하는 GMO의 특성으로 나누어 알아보았다. 또한 경작자 특성에 따라 GMO에 대한 경작자의 인식과 재배의도에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이 에 대한 연구모형은 Fig. 1과 같다.
GMO에 대한 경작자의 인지도는 전혀 들어본 적 없다(1점) 에서 아주 많이 들어보았다(4점)까지 4점 척도로 측정하였고 GMO의 어떤 특성에 대해 들어보았는지는 8가지 보기를 제시 하고 복수응답하게 하였다. GMO에 대한 지식수준도 전혀 모 른다(1점)에서 아주 잘 알고 있다(4점)까지 4점 척도로 측정 하였다. GMO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은 GMO가 우리의 삶을 전혀 향상시키지 못할 것이다(1점)에서 크게 향상시킬 것이 다(4점)까지 4점 척도로 측정하였고 GMO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전혀 안전하지 않다(0점)에서 매우 안전하다(10점)까지 11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재배 및 섭취의향은 GMO를 섭취하 고 재배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4점 척도로 측정하였고, 재 배할 의향이 있는 경우 어떤 특성을 가진 GMO를 재배하고 싶은지를 보기를 주고 선택하게 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완하기 위하여 시행한 정성조사에서는 GMO에 대한 농업인들의 인식과 그 인식이 형성되게 된 배경, 그리고 그들이 GMO에 대해 알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심층 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자료수집과 분석
농업인들의 인식과 재배의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표적집단면접(FGI)을 병행하였다. 설문조사는 선 행연구와 문헌고찰을 통해 관련문항들을 추출한 후 예비조사 를 거쳐 내용을 수정, 보완한 후 설문지를 만들어 시행하였다. 설문조사는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월 사이에 충청북도 충 주와 경상북도 상주 및 김천, 충청남도 논산 등 4개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 교육 참가자 7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하 였다. FGI는 2010년 10월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지역에서 벼농사와 채소, 과수, 축산 등 다양한 농업분야에 종사하고 있 는 남녀 농업인 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FGI에서는 GMO 에 대한 경작자의 인식과 그 인식이 형성되게 된 배경, 그리 고 그들이 GMO에 대해 알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자 하였다.
수집된 설문조사 자료는 SPSS 19.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조사대상자의 특성
설문조사 대상자의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와 60대가 73.7%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평균 연령은 57.3세였다. 성별은 남자가 82%, 여자가 18%였고 학 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이 87.5였다. 평균 가계소득 은 1,000만원 미만인 집단부터 4,000만 원 이상인 집단까지 비교적 고루 분포하고 있다. 재배작물은 충주 농업기술센터 교 육주제가 과수와 관련된 것이었던 관계로 주작물이 과수인 경 우가 45.6%였고 그 다음은 벼농사를 주작물로 하는 경우가 37.3%였다.
GMO에 대한 농업인의 인식
GMO에 대한 농업인의 인식은 일반적인 인지도와 인지한 정보의 내용, GMO에 대한 지식수준과 유용성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로 나누어 파악하였다. 먼저 GMO에 대해 얼마나 들어보았는지를 질문한 결과 약간 들어보았다는 응답이 55.7%, 아주 많이 들어보았다는 응답이 30.1%로 거의 들어 보지 못했거나(8.6%)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5.6%)는 응답보 다 훨씬 많았다(Fig. 2). 이러한 응답비율은 이전 보고된 일 반인 및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지율과 유사한 수준이다 (Biosafety white paper, 2011; Kwon, 2008). GMO에 대 해 들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GMO의 내용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를 평가하게 한 결과 그 내용을 거의 모른다는 응답이 60.2%로 가장 높았으며, 약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5.7%로 경작자의 GMO에 대한 지식수준은 낮은 편 이었다. 이는 바이오안전성백서(Biosafety white paper, 2011) 에서 보고된 일반인들 지식수준보다 다소 낮고, Kim & Kim (2011)의 연구에서 보고된 소비자 지식수준 보다는 다소 높 은 수준이다(Fig. 3).
FGI를 통해 확인한 결과 경작자들은 GMO를 ‘유전자 변형’ 이나 ‘유전자재조합’식품이라는 용어보다 ‘유전자 조작’식품이 라는 용어로 더 많이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대부분 TV나 신 문 등 대중매체를 통해 GMO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고 대답했으나 일부 경작자의 경우 농업인 교육을 통해 알게 된 경우도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GMO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게 한 결과 개발목적에 대해서는 수확량 증가나 작물의 재배 용이성 증가 등만을 인식하고 있었다.
“우선은 수확량이 많아질 수 있어 좋을 거예요. 가령 콩이랑 고구마가 비슷한 시기에 수확하니까 이런 걸 같은 나무에 달 리게 하는 거 아닌가요? 예전에 땅 위에는 토마토가 달리고 뿌리는 감자인 이런 거 봤는데... 그런 것처럼”
“옥수수 뿌리를 강하게 해서 바람에 잘 안 쓰러지게 하는 정도의 거라면 좋을 거 같아요”
반면 개발된 GMO의 유형, GMO 개발방법, GMO의 특징 등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이 말한 내용이 대부분 부정확하거나 아니면 부정적인 측면만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참석 자 대부분이 GMO를 만들기 위한 정확한 과정을 알지 못하고 막연하게 염색체나 유전자를 방사선 같은 무언가를 쪼여서 바 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논의를 진행하면서 대부분 의 참석자들이 육종과 교배, 유전자변형의 차이를 정확히 구 별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품종을 개량하려면) 보통은 그냥 같은 종끼리 교배시켜서 하는데 이건 교배가 아니라 염색체를 바꾼다고 들었어요... 필 요없는 부분을 레이저를 쏘던지, 죽여 버리던지, 아니면 첨가 하던지”
“호박에 수박 접붙이는 거는 유전자가 안 변하잖아요... 교 배나 육종을 통해 만드는 것은 유전자가 원래 거랑 같을 거 같은데... 유전자 조작은 다르잖아요. 유전자가 변형되잖아요.”
농업인들이 알고 있는 GMO의 특성을 복수응답하게 한 결 과 응답자들은 가장 보편적인 GMO의 7개 특성 중 평균 1.6 개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내용은 수 확량을 늘려주는 GMO에 관한 것이었는데 응답자의 절반이 수확량이 많아지는 GMO의 특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 다음 으로 인지도가 높은 것은 질병저항성과 해충저항성이 있는 GMO였다. 그러나 작물재배자의 입장에서 유리한 특성인 수 확량증가나 해충저항성, 질병저항성에 대한 인식 외에 작물의 맛과 향 강화, 사람의 질병을 예방하는 기능성 성분이나 영양 성분 강화 등 수요자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GMO의 특성에 대 해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다(Table 2).
또한 들어본 적이 있는 정보의 내용도 유전자변형 농산물과 식품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내용이거나 GMO가 환경에 미치 는 영향을 걱정하는 내용이 각각 59.3%와 30.1%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좋은 점을 호소(13.1%)하거나 유전자변형 식 품은 안전하다고 하는(14.8%) 긍정적인 정보보다 훨씬 많았 다(Table 3).
농업인들이 그 동안 여러 곳에서 들은 정보로 GMO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FGI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설문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부정적인 측면을 먼저 떠올림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농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GMO에 대한 여 러 정보를 알고 나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상당부분 ‘유전자 조작’이라는 용어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가 령 ‘유전자’는 신의 영역이어서 사람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 인데 그것을 ‘조작’한다는 것은 매우 불경한 일인 것으로 받 아들여지고 있다. 모든 응답자가 조작(manipulation, 操作)이라 는 용어를 조작(造作)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용어로 잘못 오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동식물을 넘나들면서 누군 가 ‘마음대로’ 유전자를 조작하고 있을 거라는 인식을 생성하 고 이로 인해 GMO에 대해 막연한 우려와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건 예전과 달리 동물, 식물을 넘나들면서 마음대로 조작 이 가능한 거예요. 유전자가 이미 형성된 상태에서 이걸 떼서 저기 집어넣고 하는 식으로 맘대로요(아무나 마음대로 쉽게 조 작할 수 있어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
“유전자 조작이 특별한 특성을 가진 한 유전자를 바꾸는 것 이 아니라 무언가 ‘덩어리로’ 바꾸는 것이잖아요. 그러다 보면 나중에 그걸 먹은 우리 사람들 유전자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죠.”
“인스턴트 식품 많이 먹는 아이들에게 아토피가 많이 발생 하듯이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으면 난자 수가 줄어들거나 정 자수가 줄어드는 현상도 발생 할 수 있고...”
다음은 GMO 개발과 이용이 국민의 삶을 향상시킬 것이라 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하였다. 그 결과 매우 향상시킬 것이다 라는 응답이 12.6%, 어느 정도는 향상시킬 것이다가 40.3%, 전혀 향상시키지 못할 것이다와 별로 향상시키지 못할 것이다 가 각각 20.9%와 26.2%였다. GMO에 대해 부정적인 정보를 많이 접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동시에 GMO가 우리의 삶을 향 상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상당수의 응답자가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 관점에서 GMO의 섭취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8.1%가 GMO를 식품으로 이용하는 것에 찬성했을 뿐 41.1%는 GMO를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식품으로 섭취하 는 것은 불안하다고 답하였다. 이는 Kim(2002)이 보고한 소비 자의 GMO 섭취의향 27.6%과 유사한 수준이며 경작자의 섭 취의향(64.9%)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안전성에 대한 인식을 ‘아주 안전하지 않다’(0점) ~ ‘매우 안전하다’(10점)의 11점 척도로 물어본 결과는 다음과 같 다. ‘GMO가 안전하지 않다’고 0점부터 4점까지 응답한 사람 의 비율은 51.4%였는데 비해 ‘GMO가 안전하다’고 6점 ~ 10 점 사이에 답한 사람은 24.3%였다. ‘보통이다’에 해당하는 5 점에 답한 사람의 비율도 24.3%였다(Table 4). 이러한 조사 결과는 국내 농업인을 대상으로 조사된 결과(유해하다 33.5%, 무해하다 27.1%, 보통이다 39.4%)비해 GMO가 안전하지 않 다는 비율이 높은 수준이다(Kim, 2002).
GMO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이 특성별로 어떻게 다른지를 보면 Table 5와 같다. 연령별 차이를 보면 나이가 많은 집단 에서 적은 집단보다 GMO에 대한 인지도 수준과 유용성에 대 한 평가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농산물 재배방식에 따라서는 GMO에 대한 지식 과 유용성 평가에서 유의수준 5%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 었다. 국가기준에 따른 재배를 하거나 저농약 재배를 하는 경 우보다 유기농이나 무농약 재배를 하는 경우 GMO에 대한 지 식수준이 낮았고 유용성에 대한 평가도 낮게 나타났다. 경작 자의 학력에 따른 차이는 모든 인식변수에서 유의미하였는데 (유의수준 =0.05) 학력이 높을수록 인지수준과 지식수준이 낮았 고 유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평가점수도 낮았다. 고학력자가 거 의 대부분 농업경력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고학력 자와 젊은 세대의 인식과 태도가 거의 유사하다. 경작자의 성별 과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는 어느 인식변수에서도 유의미하지 않았다.
농업인들의 GMO 재배 가능성에 대한 조사
GMO에 대한 농업인의 재배의도는 GMO 재배 및 섭취의향 여부와 재배하고자 하는 GMO의 특성으로 나누어 질문하였 다. 그 결과 재배할 의향도, 식용으로 섭취할 의향도 전혀 없 다는 응답이 45.1%, 재배하고 섭취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25.7%, 재배할 의향은 있으나 섭취할 의향은 없다는 응답이 21.1%, 재배할 의향은 없으나 섭취할 의향은 있다는 응답이 8.0%였다(Table 6). 농민 특성별 재배 및 섭취 의향을 보면 연령별로는 60대와 70대에서, 학력별로는 중졸과 고졸에서 각 각 다른 집단에 비해 GMO를 재배하고 섭취할 의향이 높았 다. 소득수준별로는 1,000만원 미만의 소득을 가진 집단에서 더 높은 소득을 가진 집단보다 재배 및 섭취의향이 높았다. 경작자 성별이나 농산물 재배방식별 차이는 유의수준 0.05에 서 유의미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농민들의 전체적인 재배 의향인 47.7%는 이전 보고된 국내 농민들의 재배의도(49.4%) 와 유사한 수준이다(Kim, 2002).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GM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유럽의 스코틀랜드 농업인들을 대상으 로 한 설문조사 보고에서 농민들은 GM 작물 도입에 대해 30%가 찬성을, 36%는 반대를 나타냈으며 34%는 중간적인 입 장을 보였다(Hall, 2008).
재배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어떤 특징을 가진 GMO를 재배하고 싶은지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들은 GMO의 7개 특성 중 평균 1.8개 정도의 특성을 선택하였는데 가장 많 은 응답자들(36.1%)이 선택한 것은 병에 잘 안 걸리는 GMO 였다. 다음은 건강에 좋은 GMO와 수확량이 많은 GMO로 각 각 32.2%, 30.5%의 응답자가 선택하였다(Table 7). 이러한 응 답률은 Kim(2002)이 보고한 국내 농업인의 GM 농산물 재배 의향이 병충해 방제와 암예방 등이 높은 것과 유사한 결과이 다. 또한 GM 작물을 재배하는 미국 농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농민들의 GM 작물 선택이유로 해충방제가 가장 응답비율이 높았으며, 그 뒤로 수확량 증가, 살충제 비용 감소 등을 선택해 농민들이 병해충 방제에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Madsen 등, 2003).
GMO재배와 섭취의향에 관해 FGI에서 농업인들이 제시한 의견들은 다음과 같다. 농민들은 자신이 먹을 수 없는 농산물 은 소비자에게도 팔수가 없기 때문에 GMO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이상 GMO를 재배할 의사도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 부 농민들은 GMO가 불안하더라도 팔리기만 한다면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받아들이고 재배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현실적으로 제초문제와 해충관리 문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국가가 안전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재배를 허용한다면 대다수 농업인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도 농민들은 농업에서 가장 큰 애 로사항으로 잡초방제와 해충방제 문제, 그리고 농산물의 낮은 가격문제를 거론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의 GMO 개발의 필 요성과 식량자급 현황을 설명해 준 이후에는 식량문제 해결 및 식량주권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불안하더라도 재배하고 수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작 물의 기능향상(예를 들어 쓰러지지 않는 옥수수나 잘 상하지 않는 과일 등)을 위해 다른 종의 유전자가 아닌 동종간의 유 전자를 이용해줄 것을 건의하였다.
“내가 못 먹을 걸 사람들한테 팔수는 없잖아요. 농약을 치 더라도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 거라야지 재배해서 파는 거니까. 내가 안심이 돼야 재배를 하든지 팔든지 할 것 같아요.”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제로 벌레가 안 먹고 병도 안 걸리는 종자가 나오면 그걸 심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약 을 안 쳐도 되니 그게 나을 수도 있을 테고요. 당분간은 바람에 (뿌리가) 안 뽑히는 옥수수 정도는 나오면 괜찮을 것 같아요.”
“아주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작물의 탄생은 싫어요. 또 광어의 유전자를 딸기에 이식하거나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서 로 너무 다른 것끼리 결합하면 정말 이상할 것 같아요. 불안 감이 크고 소비자를 설득할 자신이 없거든요.”
GMO에 대한 인식에 따른 재배의도
응답자의 GMO에 대한 인식에 따라 재배의도가 달라지는지 를 알아보기 위해 분할표 분석을 하였다(Table 8). 농업인의 지식수준을 제외하고 GMO에 대한 인지도와 유용성 평가, 안 전성 평가점수는 GMO 재배 및 섭취의향과 유의한 관련이 있 었다(유의수준 = 0.05). GMO에 대해 많이 들어보았거나 GMO 가 유용하다고 평가하는 경우, 또 GMO가 안전하다고 생각하 는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GMO를 재배하거나 섭취할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상의 GMO에 대한 농업인들의 인식조사 결과를 요약해 볼 때 농업인들은 GMO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보기는 했으나 그 내용을 아주 잘 알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반적으로 GMO의 유용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는 있으나 동시에 GMO의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러한 GMO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유전자 조작 또 는 유전자 변형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부정적 상상과 GMO에 대한 지식 부족에 의한 막연한 불안감 등을 원인으로 작용하 는 것으로 사료되었다. GMO를 섭취하거나 재배할 의향이 있 는 농민들은 응답자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 지만 절반가량은 조건부 재배의사가 있었으며 소비자의 수요 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배의사가 있는 농민들은 질병저항성이나 해충저항성 등 경작에 필요한 특성 을 개선하거나 수확량 증가나 건강에 좋은 성분 강화 등 판매 에 유리한 특성을 갖는 GMO를 재배하려는 의사가 높았다. GMO에 대해 많이 들어보았거나 유용성과 안전성을 높이 평 가하는 경우 재배 및 섭취의도도 높아졌다.
따라서 국내 GM 작물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GMO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 공과 교육, 홍보 등이 필요하다. 먼저 농민들을 설득시키고 안 심시킬 수 없으면 소비자를 설득하거나 안심시키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농업경쟁력과 생산성 향상 등의 GM 작물의 긍정적 효과를 홍보함과 아울러 농업인들이 우려 하는 안전성 문제에 대해 농업인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 캐나다에서 제초제저항성 밀 재 배를 위한 사전 위해성 분석연구에서 농민들의 지식 및 의향 을 포함시킨 것과 같이(Mauro 등, 2009), 국내에서 GMO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도 경작자의 인식과 의향의 반영이 고려 되어야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적 요
유전자변형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GMOs) 는 식량, 환경, 에너지부족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각종 문 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 개발 및 이용이 가속화되 고 있다. 특히 몇몇 국내 개발 GM 작물은 안전성평가 단계에 있어서 조만간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MO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조사 연구는 대부분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 되어왔으며 실제 GM 작물이 상업화되었을 때 이를 재배할 경 작자에 대한 인식조사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 는 농업인의 GMO에 대한 인식 파악 및 재배의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와 표적집단면접(FGI)를 병행하였다. 설문조사 는 논산, 김천, 충주, 상주 지역의 농민 747명을 대상으로 실 시하였으며, FGI는 농업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남녀 농업인 5 명을 대상으로 수행하였다. 조사 결과 GM 작물에 대한 인지 수준과 지식수준은 각각 85.5%, 65%로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GM 작물에 대한 정보 실태로써 ‘알고 있거나 들어 본적이 있는 GM작물 종류’에 대해 ‘수량증진’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병저항성’, ‘해충저항성’ 순으로 조사되었다. GM 작물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과 ‘부정적’ 응답이 비슷한 분 포를 나타냈으나, GMO에 대한 섭취 및 재배 의향은 전반적 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GMO의 재배보다는 섭취에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GM 작물 형질에 대한 선호도로는 ‘병 저항성’ 형질이 가장 높았으나 ‘맛’, ‘수량’, ‘건강개선’ 등의 형질에 대해서도 고른 응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