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 구매는
관능평가(외관, 질감, 맛과 향)와 함께 영양 학적 가치, 기능성 등 다양한 요인의 조합으로 결정되는데 (Martinic et al., 2011), 특히 새로운 과피색은 구매를 유도하 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Steynet et al., 2011). 따라서, 다양한 과피색 품종육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 육종목표 중 하나로 진 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녹색, 적색 과피 품종들이 육성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실이 성숙됨에 따라 배의 과피는 녹색에서 황 색으로 변해가지만 국내에서 육성된 녹색 과피 품종은 과육 내 전분 분해가 끝난 후에도 녹색이 유지되는 ‘녹수’(Kang et al., 2008), ‘설원’, ‘슈퍼골드’(Kang et al., 2011), ‘그린시스’ 같은 품종과 전분 분해가 끝나감에 따라 과피색이 황화되는 ‘황금배’ (Kim et al., 1985), ‘조생황금’(Hwang et al., 2005), ‘조이스 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녹색 과피 품종들은 육성 후 기간이 별로 경과되지 않아 소비자 인지도가 낮지만 보다 신 속한 보급과 시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시도된다면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틈새시장 품종으로써 자리 잡 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실은 생장 성숙하는 과정에서 병해충, 조류, 기계적 상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노출되어 있고, 이것들은 곧 상업적 가 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Hudian & Stamper, 2011). 따라 서, 열과, 동녹 등의 과실 보호 또는 과실 외관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현재 대부분의 배 재배 농가에서 봉지재배가 일 반화 되어 있다. 그러나, 봉지재배는 봉지를 씌우는 노동력이 수반되어 생산비를 증가시키고, 과종에 따라서는 과실 크기가 작아지고 당 함량이 저하되는 등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봉 지는 지질에 따라 투기성, 투광성, 투수성이 달라지며 이로 인 해 봉지 내 온도와 습도 등 미기상이 변화되어 과실의 품질에 영향을 주므로(Faragher, 1984; Ko & Shin, 1992; Kim et al., 1998; Hong 등, 1999) 대상 품종에 따라 다른 물성을 가 진 전용봉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여러 가지 녹색 과피 품종 중 조생종으로써 과실이 크고, 소비자 기호도가 좋은 ‘녹수’ 품종의 전용봉지를 선발하 고자 본 실험을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및 처리
시험은 2012 ~ 2013년 전남 나주시에 소재한 국립원예특작 과학원 배시험장 포장에서 고접된 ‘녹수’ 2주를 이용하여 수 행하였다. 6 ×3m 간격으로 재식되어 있는 각 나무에 만개 후 30일 경에 황색봉지(농협아그로), 백색봉지(승일제지), 이중착 색봉지(농협아그로)를 무작위로 씌워 만개 후 132일에 수확하 였다. 백색봉지와 황색봉지는 각각 겉지와 내지가 동일한 색 깔과 재질이며, 이중착색봉지는 겉지의 외부는 백색이며, 내부 는 흑색, 내지는 청색이다(Fig. 1). 봉지의 투광률은 맑은 날 오후 2시경 휴대용 분광기(Li-Cor, USA)로 측정, 자연광과 비 교하여 계산하였다(Table 1).
2과실 특성평가
과실 특성평가는 각 처리 당 5과씩을 이용하였는데 과피색 은 과실 양광면의 적도면을 색차계(Minolta CR400, Japan)로 명도(L), 적색도(a), 황색도(b)를 측정하였다. 과중은 과경을 제 거하고 전자저울로 측정, 과육 경도는 과실의 중앙부위의 과 피를 peeler로 제거한 후 거치대에 고정시킨 8 mmφ plunger (FT-327, Italy) 경도계를 이용하여 적도면의 경도를 측정하였 다. 경도의 측정 시 측정자의 에러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과실 을 테이블에 잘 고정하고 plunger가 과육표면을 뚫고 과육 내 로 5mm 정도 들어갈 때까지 천천히 힘을 가하여 측정하였다. 이후에 과즙을 착즙하여 굴절당도계(Atago 100, Japan)로 가 용성 고형물 함량을 측정하고, HPLC(Waters 2690, USA)를 이용하여 C18 Column으로 환원당을 분석하였다. 과실의 전분 상태는 과실 내 녹말이 요오드 용액과 반응하여 청색으로 변 하는 원리를 이용하였는데(Beattie & Wild, 1973; Ried et al., 1982) 요오드 반응은 도포한 30분 후 변색된 과면을 색차 계(Minolta CR400, Japan)로 측정한 명도 값(L)으로 표현하였 다. 과피의 엽록소 함량은 직경 1.1 cm의 cork borer를 이용 하여 disk를 각각 10개씩 채취하였다. 채취한 시료들은 100% MeOH에 담가 암 조건에서 24시간 추출한 후 Microplate spectrophotometer(Eon, Biotek, USA) 651 nm와 664 nm 파 장에서 측정하였다.
통계분석
자료의 평균간 유의차 검증은 R프로그램을 이용 95% 수준 에서 Duncan’s multiple range test로 분산분석 하였다.
결과 및 고찰
‘녹수’ 품종의 과피색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과실에 씌운 종 이봉지는 백색봉지, 황색봉지, 이중착색봉지로 투광률이 각각 42.2%, 36.2%, 0.7%로 조사되었다(Table 1). 특히 백색봉지는 황색봉지보다 광합성 유효 파장이 통과되는 양이 2배가량 많 았고, 이중착색봉지는 투과되는 광량이 거의 없었다.
각 과실 과피의 명도는 백색봉지, 황색봉지에 비해 이중착 색봉지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녹색도(−a)는 백색봉지 >황색봉 지 >이중착색봉지 순으로 높았다(Table 2). 이는 Tao 등 (2003)이 차광이 된 곳은 클로로필 분해가 신속하게 이루어짐 과 동시에 카로티노이드 함량도 적기 때문에 더 밝은 색을 띈 다고 보고한 것과 일치하였다. 황색도(a)는 이중착색봉지 >황 색봉지 >백색봉지 순으로 높았다. 백색봉지를 씌운 과실은 클 로로필 함량이 59.7 μg/g, 황색봉지는 36.5 μg/g, 이중착색봉지 는 11.3 μg/g 이었고, 각 봉지를 씌운 과피색은 녹색, 녹황색, 황색으로 발현되었다(Fig. 2). 이는 Kim 등(2010)이 봉지의 투광률과 과피의 클로로필 함량 간에는 정의 상관이 있다고 보고한 것과 일치하는 경향이며, Park 등(2013)은 만풍배의 과 피색은 코르크층의 두께에 의한 영향이 거의 없고 hypodermis 에 존재하는 엽록소의 분해정도가 과피색에 영향을 주는 것으 로 추정하였다. 즉, 투광률이 가장 낮은 이중착색 봉지는 클로 로필 함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아 hypodermis의 엽록소 분 해가 가장 촉진되었거나 생성을 저해했던 봉지로 판단된다.
Hong 등(1999)은 봉지를 씌운 과실이 과피의 엽록소 생성 저하, 광 차단에 의한 광합성 능력 저하 등의 요인에 의해 당 도가 낮아져 봉지를 씌우지 않은 과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 다고 하였다. 반면, Park 등(2013)은 만풍배의 경우, 봉지 유 무에 따라 과실 크기는 차이를 보였으나 가용성 고형물 함량 저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여 투광량에 따른 과실의 품질변화는 과종 또는 품종에 따라 그 민감도가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녹수’를 구성하는 주 환원당은 sucrose, glucose, fructose, sorbitol 이었고, 만개 후 120일부터 3일 간격으로 수확한 과 실의 환원당 변화를 살펴본 결과, sucrose 는 만개 후 129 ~ 132일 까지 증가, sorbitol 은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Fig. 3).
각 시기별로 수확한 과실은 봉지 종류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었다. 특히, 생리적 성숙기로 추정되는 만개 후 132일에 수 확한 ‘녹수’는 투광률이 다른 세 종류의 봉지를 씌웠을 때 과 중, 산도, 환원당 성분의 변화를 포함한 당도 등에서 차이가 없었으나(Table 3), 과피색은 각각 다르게 발현되어 백색봉지, 황색봉지, 이중착색봉지 등을 유과기에 씌우면 생리적 성숙기 에 도달했을 때 과피색은 각각 녹색, 녹황색, 황색으로 다르게 발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녹색 과피 배 품종으로 선발된 ‘녹수’의 고 유 특성을 가장 잘 발현시킬 수 있는 적합한 봉지는 백색봉지 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봉지의 투광률에 따라 과피색이 다 르게 발현된 결과는 유통 측면에서의 이용 가능성을 보여주었 다. 즉, 과피색이 다르게 발현되더라도 내부 품질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동일한 품종으로 다양한 과피색을 가진 배를 생 산함으로써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 측면 에서 응용해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선물용으로 과실을 구매할 때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과일 혼합선물세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 배와 사과를 혼합 포장하면 사과에서 발생하는 에틸렌으로 인한 배 품질 변화 및 노화 촉진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때 동일한 과종 으로 다양한 과피색을 가진 과실을 포장, 판매한다면 상품의 품질 변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감소시킬 수 있어 유통 면에서 도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적 요
본 시험은 조생종으로써 과실이 크고, 소비자 기호도가 좋 은 ‘녹수’ 품종 과실의 과피색을 향상시키기 위해 투광률이 다 른 봉지를 씌워 과피색 발현과 과실 특성을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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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과피 품종으로 선발된 ‘녹수’의 특성을 가장 잘 발 현시킬 수 있는 봉지는 투광률 42.2%인 백색봉지로 과실의 클로로필 함량도 황색봉지나 이중 착색봉지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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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육이 성숙되기 전에도 과피색이 황화 되는 경향을 보 인 것은 투광량 0.7%인 이중착색 봉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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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투광률이 다른 백색봉지, 황색봉지, 이중착색봉지 등을 유과기에 씌우면 성숙기에 도달했을 때 과피색이 각각 녹색, 녹황색, 황색으로 다르게 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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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 후 120일부터 3일 간격으로 수확한 과실의 환원당 변화를 살펴본 결과, sucrose 는 만개 후 129 ~ 132일 까지 증가, sorbitol 은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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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 투광률과 상관없이 과중, 경도, 당도 등 과실의 품 질은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