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내 고추의 연간 재배면적은 45,360 ha, 총 생산 량 117,815 ton, 종자 시장 규모는 약 384억에 이르는 중요한 채소 작물이다(KOSTA, 2014; KOSA, 2014). 고추는 탄저병, 역병, 흰가루병, 세균성 점무늬병, 모자이크병 등을 비롯하여 29종의 병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RDA-Genebank, 2014). 이 중에서 Phytophthora capsici에 의해 발생하는 고추 역병은 1922년 미국 New Mexico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Leonian, 1922) 국내에서는 1928년 3종의 역병균이 발견되었 고(Nakata and Takimoto, 1928), 1962년 충주 일대에서 발병 된 고추 역병이 처음으로 보고되었다(Park et al, 1972). 고추 역병균은 Chromista계의 난균문에 속해 물을 좋아하는 반수생 균으로 물 속에서 유주자낭을 형성하고 여기서 2개의 편모를 지닌 유주자가 방출되어 유영을 통해 전반된다. P. capsici는 유두 돌기가 뚜렷한 방추형의 유주자낭을 형성하지만, 균주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지닌다(Agrios, 2005). 또한 P. capsici는 A1과 A2의 두가지 유성생식형을 지닌 자웅 이주균 (heterothallic)으로 국내외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ernandez-Pavia et al., 2004). P. capsici에 의한 역병은 고 추 전 생육기에 걸쳐 발생하는데, 노지 재배에서는 6월 초부터 발생하여 장마기를 거쳐서 8-9월까지 발생한다. 특히 고추 역 병은 배수가 불량한 과습한 토양과 연작지에서 심하게 발생하 는데, 종자 전염도 가능하나 대부분 토양 유거수를 통해 확산 된다(Hwang, 2002). P. capsici에 의해 유묘기에 감염된 고추 는 그루 전체가 심하게 시들거나 도복 현상을 보인다. 생육 중 기 이후에는 지상부가 시들기 시작하면서 지제부 및 뿌리가 흑갈변하여 흑갈색으로 부패하는데 이병주의 줄기 횡단면은 갈색으로 부패되어 있다. 병이 진전되면 감염 부위에 P. capsici의 포자 덩어리가 형성되면서 결국엔 고사에 이른다 (Agrios, 2005). 이와 같이 고추 역병에 이병된 식물체는 정상 적인 생육과 수확에 이를 수 없게 된다(Lee et al., 1999).
고추 역병 저항성 품종의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유묘 검정 체계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어 있지만(Bosland and Lindsey, 1991), 역병 저항성의 유전 양식을 해석하고 효과적인 선발을 할 수 있는 유묘 접종 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확립되지 않 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고추 역병 유묘 검정에서 접종 방법 에 따른 이병성 차이와 유전적 특성을 검정하여 역병 저항성 검정을 위한 효과적인 접종 방법을 구명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이병성 유전자원 ‘#1308’과 저항성 유전자원 ‘CM334’를 교 배하여 F1과 F2 세대를 전개하여 본 실험에 공시하였다. ‘#1308’은 다수성 특성을 보이는 한국 건고추의 중간 모본으 로 원예적 형질이 우수하지만 역병 이병성이다. ‘CM334’는 국내 역병 저항성 품종 육종에서 역병 저항성 유전자원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역병 저항성 수준을 비교 검정하기 위해 국내에서 역병 저항성 품종으로 알려진 ‘Kataguruma(Sakata Korea, Korea)’를 함께 공시하여 처리구당 3 반복씩 128공 연 결 포트에 파종하였다. 4 - 6매의 본엽이 출엽되었을 때 생육 이 양호한 식물체 200주를 선발하여 50공 연결 포트에 처리 구당 4반복으로 가식한 다음 충분한 두상 관수를 하였다. 가 식후 3일 동안 고추를 일반 재배 관리하여 가식으로 인한 식 상을 완화시켰다. 역병 검정 묘상은 농촌 진흥청 농자재 및 시설 규격에 맞춰 폭 125 cm로 설계하였고, 농업용 양면 부직 포를 깔아 토양 수분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였다.
병원균 현탁액은 P. capsici PA159(KACC No. 40482) 균 주를 이용하여 접종원 종류에 따른 시험과 동일한 방법으로 V8J에서 25°C, 72시간의 균사체 생육이 왕성한 역병균을 사 용하였다. 역병 접종 방법은 뿌리침지법, 엽면살포법, 줄기상 처법, 토양관주법, 배지블럭법, 병토법 총 6가지 방법으로 수 행하였다. 뿌리침지법(root digesting method)은 고추 유묘의 뿌리를 깨끗이 세척한 후 병원균 현탁액이 담긴 비이커에 5분 동안 침지한 후 50공 연결 포트에 가식하여 접종하였다. 엽면 살포법(leaf spraying method)은 병원균 현탁액을 넣은 분무기 의 분사구를 고추 유묘 엽면에 밀착하여 2회씩 분무 접종하였 다(Barksdale et al., 1984). 줄기상처법(stem scratching method) 은 역병균을 묻힌 메스로 줄기 지제부에 상처를 주어 접종하 였다(Alcantara and Bosland, 1994). 토양관주법(soil drenching method)은 역병균 현탁액을 튜브가 연결된 dispenser(Labmax, Germany)에 넣어 접종하였다(Kimble and Grogan, 1960). 배 지블럭접종(agar block method)은 50공 연결포트에 가식된 고 추 유묘의 뿌리 쪽으로 5mm 크기의 Agar block을 1개씩 삽 입한 후 복토하여 접종하였다(Bosland and Lindsey, 1991). 병토법(contaminated soil method)은 병원균 현탁액을 인공 상 토와 1 : 20 v/v 비율로 혼합하여 50공 연결포트 위에 충분히 담아 3 ~ 4회 답압한 후 고추 유묘를 가식하여 접종하였다 (Matheron and Porchas, 2000).
접종 후 과습한 토양 수분 조건을 위해 바닥면으로부터 10cm를 담수시켜 유지하였고, 온풍기, 전열기, 터널 비닐을 이 용하여 28 - 32°C가 되도록 관리하였다. P. caspsici에 의한 역 병 저항성 평가는 접종 후 8일 이후 2일 간격으로 조사하였고, 최종 판정은 14일에 하였다.
발병도의 조사 기준은 Five score법(Hur et al., 1990)을 응 용하여 1 =병징 없음, 2 =지제부에 암갈색 병반은 있으나 전 체적으로 건전함, 3=경미하게 시들고 병반이 나타남, 4 =갈변 된 병반 혹은 부패한 뿌리가 발견되고 뚜렷한 위조 증상을 보 임, 5 =식물체 고사의 순으로 구분하고 half-point로 보정하였 다. F2 분리세대의 이병률에 대한 분리비 검정은 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같이 4가지로 구분하였다(Soh et al., 2012). 첫째 2등급 분류는 2.5점 이하를 저항성 R과 그 이상을 이병성 S 로 하였다. 둘째 3등급 분류는 2.0점 이하는 저항성 R, 3.5점 이하는 중간성 M, 그 이상은 이병성 S로 하였다. 셋째 4등급 분류는 1.5점 이하는 저항성 R, 2.5점 이하는 중도 저항성 MR, 3.5점 이하는 중도 이병성 MS, 그 이상은 이병성 S로 하였다.
본 실험 결과에 대한 통계 분석은 SAS(SAS 9.0,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처리간 ANOVA 검정을 수행 하였고, F2 후대 집단의 유전 분리비 검정은 Miko(2008)에 따라 Chi-squre 유전 분리비를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고추 유묘기에 역병 검정시 검종 방법에 따른 발병도는 Table 1과 같다. P. capsici의 접종방법에 따른 각 세대별 발 병도를 살펴보면, 뿌리침지법 처리에서 이병성 재료 ‘#1308’ 는 4.38, 저항성 재료 ‘CM334’는 1.07, F1 1.17, F2 2.10, ‘Kataguma’ 1.06으로 조사되었고, 엽면살포법 처리에서 이병 성 재료 ‘#1308’는 3.64, 저항성 재료 ‘CM334’ 1.13, F1 1.23, F2 2.41, ‘Kataguma’ 1.12를 보였다. 줄기상처법 처리에 서 이병성 재료 ‘#1308’는 3.97, 저항성 재료 ‘CM334’ 1.85, F1 1.83, F2 2.52, ‘Kataguma’ 1.80을 보였고, 배지블럭법 처 리에서 이병성 재료 ‘#1308’는 4.97, 저항성 재료 ‘CM334’ 1.01, F1 1.01, F2 2.02, ‘Kataguma’ 1.00을 나타냈다. 토양관 주법 처리에서 이병성 재료 ‘#1308’는 4.97, 저항성 재료 ‘CM334’ 1.00, F1 1.02, F2 2.01, ‘Kataguma’ 1.01을 보였고, 배지블럭법 처리에서 이병성 재료 ‘#1308’는 4.97, 저항성 재 료 ‘CM334’ 1.00, F1 1.01, F2 2.04, ‘Kataguma’ 1.00을 나 타냈다.
각각의 접종방법별 군내 비교에서 P1, P2, F1의 비분리세대 는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으나 F2 분리세대는 처리구내 역병 발생 경향에 차이를 보여, 접종방법내 차이보다 접종방법간 차 이가 다소 크게 나타났다. 엽면 살포법과 줄기 상처법은 이병 성 처리구가 많이 살아남고 접종 과정에서 균일하지 못한 문 제점이 나타났다. 그 결과로 이병성 처리구의 이병률이 4.0 이 하의 낮은 값을 보여 저항성이 높았고, F2 처리구는 2.5 내외 의 높은 값을 보여 다른 접종방법간 비교에서 상반되는 경향 을 보였다. 줄기 상처법은 저항성 처리구인 ‘CM334’, F1, ‘Kataguruma’의 이병률이 다른 접종 방법 처리군보다 높게 나 타나 처리구내 구별에는 문제가 없으나 발병 대조나 균일성에 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뿌리 침지법은 배지블럭법, 관주법, 병토법과 비교하여 이병 성 처리구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또한 뿌리 침지법의 문제는 접종 과정에 뿌리를 세척하여 세균 현탁액에 침지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이 과정에서 뿌리 상처가 불균일하게 발생하므로 내병성 육종을 위한 대규모 검정법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배지블럭법, 관주법, 병토법은 동일한 역병 이병 률 결과를 보였다. 이들의 처리군내 F2 분리 집단의 분리 양 식은 분명히 구별되고, 이병성과 저항성 집단간에 고도로 유 의하게 구분되어 고사하거나 생존하였다. F2 분리세대의 2.0대 로 처리군내 차이의 유의성이 인정되면서 이들 3 처리군간 비 교에서는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엽면살포법은 P. capsici에 의해 고추 경엽에 역병이 발생하 는 것으로 노지 검정 결과와 유사한 수준의 역병 저항성 결과 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지만(Barksdale, 1984), 엽면살포법과 줄기상처법은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뿌리나 지제부의 부패 를 유발하는 역병이 아닌 경엽 부위에 우선적으로 감염하여 발병하는 것이다. 또한 엽면살포법은 토양관주법과 비교하여 유묘 단계에서 저항성 수준을 구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되 어 있으며(Kim et al., 1989), 본 실험에서도 역병 발병 정도 가 다소 약하여 역병 저항성 내병성 검정 방법으로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역병 저항성 품종 육종을 위한 대규모 접종 과정에서 엽면살포법은 다른 접종법과 비교하여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지만 살포 과정에서 접종균의 농도를 고르게 하 기 어렵기 때문에 내병성 검정에서 중요한 균일성 문제가 발 생할 수 있다. 줄기상처법은 시험자마다 상처의 강도가 차이 가 있고 식물체의 주지가 연약한 유묘에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였다.
관주법은 상기의 두 방법과 비교하여 측정한 접종원의 농도 를 고르게 접종할 수 있지만 분사구를 지제부와 연결 포트에 밀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실험자에 따라 연약한 유묘의 경엽 부위와 접촉에 의한 상처나 식물체의 지상부에 P. capsici 현 탁액의 오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배지블럭법은 P. capsici가 자라고 있는 agar 블록을 지제부에 밀착하여 삽입하 는 과정에서 유묘의 뿌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본 실험에 서는 agar 블록의 삽입 깊이와 균총의 방향을 동일하게 접종 하여 유묘 뿌리의 손상을 최소화하였다.
병토법은 제조 과정의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접종을 위한 식물체의 가식 과정의 소요 시간 및 이로 인한 시간적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접종 후 48시간 이내 P. capsici의 유 주자낭 성숙과 유주자 방출이 되기 때문에(Palloix et al., 1985), 역병균에 노출되는 시간에 따라 고추의 역병 저항성이 붕괴된다고 알려져 있다(Smith et al., 1967).
본 실험에서는 처리당 200주와 5 × 6 처리구로 설계한 소규 모 검정이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실험오차가 발생하지 않았으 나 역병 검정의 실험 규모가 커지는 저항성 품종 육종을 위한 내병성 검정은 어느 정도의 발병 시차와 강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여 육종회사에서는 인공 상토와 역병 오 염 토양을 적정한 비율로 혼합하여 내병성 검정에 이용하기도 한다.
P. capsici의 접종 방법에 따른 F2 세대의 분리비를 검정하 였다(Table 2). 뿌리 침지법은 분리 양상을 보이지 않았고, 엽 면살포법과 줄기상처법은 11 : 5의 유전자간 상호 작용을 나타 내어 상기의 3 방법은 육종 선발에 적합하지 않은 접종 방법 으로 판단되었다. 반면 배지블럭법, 토양관주법, 병토법은 3 : 1 또는 9 : 3 : 3 : 1의 분리비를 보여 소수의 우성적 유전 양식 을 나타냈다. 역병 저항성은 유효 유전자간 상호작용이 관여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Monroy-Barbosa and Bosland, 2008) 본 실험에서 P. capsici의 줄기상처법과 엽면살포법에 의한 접종 방법에서 유전자간 상호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 었다. 이들 두 처리구는 고추의 지상부에 P. capsici 균을 접 종한 방법이지만 지하부에 접종한 배지블럭법, 관주법, 병토법 은 3 : 1 혹은 9 : 3 : 3 : 1의 분리 특성을 보여 유전자간 상호 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CM334’의 역병 저항성이 발 병 기관에 따라 관여 유전자와 그 유전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Sy et al., 2005), 지상부와 지하부의 접종 부위 차이에 기인 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이러한 저항성 수준의 차이의 원인 에 대해서는 본 시험과 다른 견해도 있다. 경엽과 뿌리의 역 병 저항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서로 독립적으로 관여하기 때 문에 대립 유전자간 상호작용에 의한 것인지 다른 독립적인 유전자에 의해서 저항성 수준이 구별되는지 알 수 없다고 하 였다(Walker and Bosland, 1999). 따라서 엽면 살포법과 줄기 상처법은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뿌리 및 지제부 역병과는 다른 저항성 수준과 유전특성을 나타내므로 국내 역병 저항성 품종 육성을 위한 검정법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이상의 결과 고추 역병 저항성의 유전양식을 해석하는데 배 지블럭법, 토양관주법, 병토법이 적합하고, 대규모 접종 및 선 발을 위해서는 배지블럭법과 토양관주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 요
본 연구는 고추 유묘기 P. capsici의 접종 방법에 따른 이병 성과 유전양식을 검정하여 역병 저항성 검정에 적합한 접종 방법을 구명하고자 수행하였다. 접종 방법에 따른 처리구내 비 교에서 모든 처리구의 후대 세대는 세대간 유의한 차이를 보 였다. 이병성 재료 ‘#1308’과 저항성 ‘CM334’, F1의 비분리 세대의 군간 비교에서는 각각 고추 역병의 발병도는 3.64- 4.97, 1.00 - 1.85, 1.01 - 1.83을 보여 접종 방법에 따른 세대간 역병 저항성 차이는 명확히 구분되었는데, 이 중에서 줄기상 처법이 더 많이 이병되어 접종방법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2 분리세대의 역병 발병도의 경향은 2.01-2.52를 보였고, 줄기상처법이 더 많이 발병하여 접종 방법에 따른 유의한 차 이를 보였다. F2 분리세대의 접종방법에 따른 군간 비교에서 뿌리침지법은 유의한 분리 특성을 보이지 않았고, 엽면살포법 과 줄기상처법은 11 : 5의 유효 유전자간 상호작용이 확인되었 다. 배지블럭법, 병토법, 관주법은 3 : 1 혹은 9 : 3 : 3 : 1의 분 리 특성을 보여 1 - 2개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추 역병 유묘 검정에서 배지블럭법과 토양관주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주요어: 상위성, 유전양식, 병원성 검정, 역병, 분리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