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산토 사에서
개발한 내건성 유전자변형(Genetically Modified, GM) 옥수수가 최근에 세계 최초로 상업화되어 2013년부터 미국에서 5만여 헥타르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James, 2013). 인도네시아에서는 내건성 GM 사탕수수가 최초 로 재배 승인을 받았으며 2014년에 상업적인 재배를 시작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가뭄으로 인한 농업용수의 부족은 매년 심각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가뭄저항성 GM 작물의 개발 및 실용화는 더욱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대장균에서 추출한 트레할로스 생합성 유전자를 이용한 가뭄저항성 GM 벼(Jang et al., 2003)가 개발된 이후, AtMYB44 유전자도입 콩(Jung et al., 2008), StMyb1R-1 유전 자도입 감자(Im et al., 2012), AtCYP78A7 유전자도입 벼 (Kim & Choi, 2012) 등 가뭄저항성 GM 작물의 개발이 지속 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뭄저항성 GM 작물의 개발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내건성의 충분한 검정이다. 내건성과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은 일차적으로는 애기장대의 영양생장을 비교함으로써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애기장대에서 기능이 확인된 유전 자를 벼, 콩, 옥수수, 감자 등 작물에 형질전환하였을 때에는 가뭄 환경에서 타 품종에 비해 우월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지의 여부가 관건이다. 또한 단기간의 화분재배 실험을 토대로 한 식물체의 생장 비교만으로 GM 작물의 내건성 검정이 이루 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실험실 수준에서는 상당한 내건성을 보이는 작물들이 실제 재배환경에서는 그만큼의 효 과를 내지 못해 실용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유발될 가능성이 있 다. 따라서 가뭄저항성 GM 작물의 내건성은 식물 생장의 초 기에 단기간에 큰 강도의 수분 스트레스에 노출시킴으로써 검 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자연 환경과 유사한 환경 에서 전체 생장기간 동안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며 최종적 인 수확량까지 확인하였을 때 충분한 검정이 이루어질 수 있 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물생장실 또는 온실보다는 포장에 가까운 환경이 필요하다.
실제 포장에서 가뭄 환경을 조성하여 내건성 검정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실험을 하기에 적절한 건조·반건조 지역이 없다. 그리고 강우, 지하수와 지 표수가 발생하는 경우 실험구 내로의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안정적인 가뭄환경을 조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뭄 이외에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최소 화하면서, 가뭄환경을 용이하게 조성할 수 있는 장치 및 설비 의 구축이 요구된다.
가뭄모의시설의 개발에 관한 연구는 가뭄스트레스에 대한 식물반응 등을 조사하기 위하여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이전 부터 수행되어 오고 있으며(Arkin et al., 1976; Foale et al., 1986; Yahdjian & Sala, 2002), 가뭄저항성 작물의 개발 증 가로 인해 그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뭄모의시설의 개발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 은 실정이다. GM 작물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인체위해성과 환경위해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하는데(Kim et al., 2009; Lee, 2010s), 내건성 GM 작물의 위해성평가 역시 자연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시되어야 하므로, 내건성 검정 뿐 아니라 위해성평가를 위해서도 이와 같은 가뭄모의시설의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가뭄저항성 작물의 개발 및 위해성 평가에 있어 서 중요한 기반이 되는 가뭄모의시설의 구축을 목적으로 하였 고, 시설의 성능 검정을 위한 식물체의 표현형 분석은 동진, 일품, 추청 등 3가지 벼 품종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가뭄모의시설의 설계
가뭄모의시설은 중국과 일본의 선행기술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설계하였으며(Kato et al., 2007; Hu et al., 2009; Luo, 2010), Fig. 1과 같이 흙을 채워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토양저장조와 강우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비가림막으로 구성 하였다. 시설의 전체 크기는 폭 23.2 m, 길이 23.5 m로 설계 하였으며, 내부에는 폭 6 m, 길이 21 m의 콘크리트 토양저장 조 3개를 배치하였다. 각각의 토양저장조에는 측면의 바닥으 로부터 15 cm 위와, 측면 상단에서 15 cm 아래에 각각 4개 씩, 총 16개의 배수밸브를 설치하였다. 각 토양저장조 내에는 바닥으로부터 15 cm 높이까지 자갈을 깔아 배수가 원활하도 록 하였으며, 자갈 위에는 토양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매트를 덮은 뒤 그 위에 연구원내 초지에서 채취한 토양을 80 cm 깊이로 채워 넣었다. 배수밸브를 열었을 때 토양저장조를 빠 져나온 물은 곧바로 시설 외측 또는 지하에 매립되어 있는 배 수로를 통하여 집수정으로 보내지도록 설계하였다. 토양의 평 균 pH는 5.38, 유기물함량은 4.13%였다. 모래, 미사, 점토의 비율은 각각 79.3%, 14.6%, 6.1% 였으며, N, P, K의 함량 은 각각 0.3%, 73.0 mg/kg, 49.6 mg/kg 이었다.
강우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각 토양저장조 위에는 비가 림막을 조성하였다.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비가림막의 천창 과 측창인 차단막을 열어 태양광이 최대한 들어오고 내부와 외부의 온도 및 습도가 유사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우천 시에는 강우 센서의 감지에 따라 모터가 자동으로 작동 하여 천창과 측창을 닫음으로써 강우의 유입을 방지할 수 있 도록 설계하였다.
수분은 시설 내에서 점적관수를 이용하여 공급하였다. 토양 저장조는 가뭄처리구와 적정관수구로 구분하였으며, 점적 호 스를 연결한 후 물 공급 관에서 공급되는 물을 공급 시간과 토양수분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하여 조절함으로써 가뭄환경 이 조성되도록 설계하였다.
식물체의 표현형 검정
토양수분 조건에 따른 식물체의 표현형질을 조사하기 위하 여 3 품종의 벼(추청, 일품, 동진)를 충북농업기술원으로부터 분양받아 사용하였다. 종자는 2012년 6월 5일에 파종하여 35 일 간 육묘한 후 가뭄모의시설 내 가뭄처리구와 적정관수구에 재식거리 30 × 15 cm로 손이앙 하였으며, 실험구는 3반복 난 괴법으로 배치하였다. 시비는 청원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토 양관리처방서를 받아 시비하였다. 잡초방제는 손제초로 관리 하였으며, 정상적인 뿌리활착을 위하여 이앙 후 약 2주간 두 처리구 모두 물을 채운 뒤 재배하였다.
가뭄 스트레스 처리는 분얼이 발생되는 시기인 2012년 7월 27일에 시작하였다. 적정관수구는 매일 30분간 점적관수를 이 용하여 관수하였으며, 2012년 10월 9일부터 수확 시까지 단수 하였다. 가뭄처리구는 2012년 7월 27일부터 약 2주간 단수하였 으며, 그 후 약 10일 간 재관수한 후 수확 시까지 단수하였다.
가뭄조건의 확인을 위하여 식물체가 재배되는 기간 동안 토 양수분의 변화를 모니터링 하였으며, 토양수분 함량은 가뭄처 리구와 적정관수구의 지표 10 cm, 20 cm, 30 cm, 40 cm 깊이 에 각각 3개씩의 수분 측정 센서(EasyAG, Sentek)를 설치한 후 2012년 7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30분 간격으로 함량 을 측정하여 분석하였다.
가뭄시험 동안 시설 내 토양 표면의 온도 변화를 관찰하기 위하여 열화상 카메라(FLIR SC620, FLIR Systems)를 이용하 여 열화상 이미지를 촬영하였으며, 촬영된 열화상 이미지는 640 × 480 pixels로 FLIR researchIR 프로그램 내에서 이미지 마다 보이는 색상 패턴으로 온도를 결정하였다.
식물체의 표현형 검정은 2012년 10월 31일에 적정관수구와 가뭄처리구 내 식물체를 각 실험구별로 5주씩, 총 15주를 수 확하여 조사하였다. 표현형질은 농촌진흥청의 농업과학기술 연 구조사분석기준(안)(2003)과 국립종자관리소의 신품종 심사를 위한 작물별 특성조사요령-벼(2005)에 따라 조사하였다. 또한 조사된 표현형질을 토대로 각 식물체의 가뭄저항성지수를 측 정하였다(Fischer & Maurer, 1978). 통계분석은 Statistica (Version 8.0, Statsoft)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5% 유의수준에서 분산분석을 수행하였으며, 분산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될 경우 Tukey’s HSD 방법을 이용하여 다중검정 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가뭄모의시설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격리포장 에 폭 23.2 m, 길이 23.5 m의 가뭄모의시설을 설치하였으며, 설치된 내부 및 외부 전경을 Fig. 2에 나타내었다. 농업에서 가뭄은 농작물의 생육에 관계되는 수분공급의 부족으로 정의 되며, 강수량의 부족, 토양수분의 부족, 지하수나 저수지 수위 의 저하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Kwon et al., 2007). 따라서 가뭄모의시설은 크게 강수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비가림막 과 토양으로 유입되는 수분을 조절할 수 있는 토양저장부로 구성된다. 본 시설의 비가림막은 비가 오는 경우에만 강우센 서의 감지에 의해 천창과 측창의 차단막이 작동하였으며, 따 라서 강우의 차단 외에는 실제 재배환경과 최대한 유사한 환 경조성이 가능하였다. 토양저장부는 지면에서 일정 높이를 가 지고 있어 작토심을 깊게 유지할 수 있었으며, 배수밸브를 열 었을 때 토양 내 수분이 빠르게 밖으로 배출되어 단시간 내에 가뭄환경의 조성이 가능하였다. 또한 토양저장부는 수분이 유 출 또는 유입되지 않는 재질로 형성되어 배수밸브를 닫아놓았 을 때는 외부로부터의 수분유입이 완벽하게 차단되었다.
토양수분함량의 변화
토양수분의 감소는 가뭄스트레스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 지표이다(Jones, 2007). 따라서 가뭄모의시설을 적정관수구와 가뭄처리구로 구분한 후 적정관수구를 대조군으로 하여 각 처 리구의 토양수분함량을 분석함으로써 가뭄환경의 조성 및 시 설의 성능을 확인하였다. 각 처리구의 토양수분함량은 지표 약 10 ~ 40 cm 아래에 설치된 수분 측정 센서를 이용하여 모니터 링 하였으며, 일별로 평균값을 구한 후 측정된 값을 Fig. 3에 나타내었다. 수분공급이 차단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의 가뭄처리구 지표 10 cm 아래의 토양수분함량은 10.6%에서 8.4%로 차츰 감소하였으나, 수분공급이 원활한 적정관수구의 토양수분함량은 9.7%에서 11.9%로 함량이 증가하여, 두 처리 구 간에 뚜렷한 토양수분함량의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를 통 해 가뭄처리구에 건조스트레스 환경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 었다. 가뭄처리구에 수분공급이 재개된 8월 8일부터 8월 16일 까지는 토양수분함량이 8.2%에서 11.6%로 증가한 반면 적정 관수구의 토양수분함량은 12.1%에서 13.9%로 증가하였다. 이 후 가뭄처리구는 8월 17일부터 수확시까지 단수하였으며, 토 양수분함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반면 적정관수구는 관 수를 시행한 10월 8일까지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토양수분함 량을 유지하였으며, 단수를 시작한 10월 9일 이후 함량이 감 소하였다. 또한 토양깊이가 깊어질수록 토양수분함량은 증가하 나 가뭄처리구와 적정관수구 간의 차이는 유지되는 것으로 보 아 토양수분의 공급이 적절히 조절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하여 가뭄시험 동안 발생하는 열 과 이로 인한 토양 표면의 온도변화를 관찰하였다. 열화상 이 미지는 온도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표현되며, 수분함량이 낮 을수록 온도가 높게 나타난다. Fig. 4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적정관수구와 가뭄처리구의 토양표면은 육안으로도 쉽게 구별 될 수 있을 정도로 이미지의 색상 패턴이 달랐으며, 적정관수 구의 토양표면의 온도는 30.2°C인 반면 가뭄처리구의 토양온 도는 38.4°C로 적정관수구에 비해 가뭄처리구의 온도가 8.2°C 더 높았다. 따라서 열화상 이미지를 통해서도 가뭄처리구의 토 양수분함량이 적정관수구에 비해 낮게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 었다. 이상과 같이 본 실험은 비교적 약한 가뭄스트레스를 주 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처리구의 토양수분함량에서 분명한 차 이가 나타났으며, 따라서 본 시설이 실험목적에 따라 토양수 분 환경을 잘 조성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식물체의 표현형질 비교
증산율과 광합성률의 감소, 잎과 과피의 시듦 등과 같은 식 물체의 생리적 혹은 형태적 변화는 가뭄스트레스를 나타내는 간접적 지표로 간주된다(Jones, 2004, 2007). 본 연구에서는 가뭄모의시설 내 적정관수구와 가뭄처리구에서 재배된 3 품종 (추청, 일품, 동진)의 벼의 표현형질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초장 및 수장, 주당립수, 주당 립중, 미립폭, 천립중, 수확량은 토양수분 조건에 따라 통계적 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가뭄에 노출되는 시기와 강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벼는 가뭄 하에서 생 장과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oonjung & Fukai, 1996; Pantuwan et al., 2002). 본 연구에서도 품종에 관계없이 적정관수구에 비해 가뭄처리구에서 자란 벼에서 대 부분의 표현형질의 값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 뭄처리구에서 자란 벼의 주당립수, 주당립중, 수확량은 적정관 수구의 그것에 비해 각각 16.2%, 30.2%, 38.0% 감소하였다. 한편, 수장 및 미립장, 미립폭, 천립중은 품종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적정관수구에서 일품의 수장은 동진과 추청 에 비해 각각 10.5%와 15.8% 더 길었고, 가뭄처리구에서 일 품의 수장은 동진과 추청에 비해 각각 19.5%와 19.0% 더 길 었다. 적정관수구에서 동진과 일품의 미립장은 추청보다 각각 7.1%와 6.3% 더 길었다. 천립중은 적정관수구에서는 추청이 동진과 일품에 비해 각각 8.4%와 6.5% 더 가벼운 반면, 가뭄 처리구에서는 추청이 동진에 비해 8.8% 더 가벼웠다. 그러나 토양수분 조건과 품종간의 상호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식물체의 가뭄저항성지수 비교
표현형질에 대한 각 식물체의 가뭄저항성지수를 비교한 결 과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분얼수와 주당수수, 주당립수, 수 장에 대한 가뭄저항성지수가 품종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분 얼수에 대한 가뭄저항성지수는 일품이 동진과 추청에 비해 각 각 57.1%와 38.7% 더 높았다. 주당수수와 주당립수에 대한 가뭄저항성지수는 일품이 동진에 비해 각각 39.2%와 42.9% 더 높았으며, 수장에 대한 가뭄저항성지수는 추청이 일품에 비 해 5.4% 더 높았다. 본 연구에서 식물체의 생장에 대한 가뭄 저항성지수는 3 품종 중 일품에서 비교적 높게 관찰되었으나, 그 효과가 수확량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와 같이 가뭄모 의시설 내 적정관수구와 가뭄처리구에서 식물체의 재배실험을 수행함으로써 가뭄저항성에 대한 품종간의 비교분석이 가능하 였다.
이상과 같이 본 가뭄모의시설은 식물이 생장하는 조건을 가 뭄 또는 적정관수구 환경으로 조성할 수 있으므로 식물을 생 장시키는 환경에 따라 식물의 생장을 관찰하고 이에 따른 생 장환경 조사를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가뭄스트레스 환경을 인 공적으로 조성하여 식물의 생장을 관찰함으로 인해 가뭄에 따 른 식물의 형질평가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이러한 시도는 동 가뭄모의시설 내에서 재배한 GM 벼와 non-GM 벼로부터 시 료를 채취하여 성분을 비교하였던 Nam 등 (2014)의 연구 사 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뭄저항성 작물의 선별 및 위해성 평가 에 있어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