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4년 4월 발효된 한·칠레 FTA부터 2015년 12월 발효된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에 이르기까지 총 52개 국가와 15건의 FTA를 체결하였고, 그 중 14건이 발 효되었다. 이로써 주요 국가 및 경제권과의 FTA 체결이 일단 락되었고, 앞으로 2015년 4월 정부에서 발표한 ‘신(新)FTA 추 진전략’에 기초하여 개발도상국 중심의 ‘제2라운드 FTA’ 협상 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의미에서 2016년 이행 10년차를 맞는 한·아세안 FTA가 주는 시사점은 매우 크 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교역에 있어 아세안1)은 매우 중요한 위치 를 차지한다. 2014년 기준, 아세안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액은 46.0억 달러로 FTA 발효 전인 2006년(14.3억 달러) 대비 22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대(對)아세안 농산물 수출액은 3.0억 달러에서 10.9억 달러로 265.9% 증가했다. 이 로써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3대 농산물 수입 대상국(경제권)이 되었고, 2014년 그 비중은 14.3%이다. 또한, 아세안은 우리나라 주요 농산물 수출 대상국으로 그 비중은 17.1%에 달했으며, FTA 이행 기간 중국과 미국을 제치고 2대 농산물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하였다.
한·아세안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대(對)아세안 농산물 수출 증가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 중심 의 아세안 회원국으로의 농산물 수출 증가는 곧 기타 신흥 유 망국으로의 수출시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세안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 증가는 국내 농업의 위협요인 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품목의 수입 급증, 열대과일 수입 증가에 따른 국내 과일·과채의 직간접 피해 등 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아세안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 증가는 FTA 효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복합 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내부적 요인에는 수입국의 생산량 감 소, 소비 증가 혹은 새로운 수요 창출 등이 있고, 외부적 요인 에는 수출국의 수출단가 하락과 품질 향상에 따른 경쟁력 제 고, 교역 인프라 개선, 정부의 수출 진흥정책, 수입선 전환 등 이 포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력 모형(gravity model)에 기초하여 아세안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한·아세안 FTA 이행에 따른 관세 감 축 혹은 관세 철폐가 아세안산 농산물 수입 증가에 미치는 영 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고의 제2장에서는 이론적 배 경과 선행연구에 대해 조사·분석하였다. 제3장에서는 분석에 사용된 기초통계와 분석모형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4장에서 는 분석결과를 상세보고 하였고, 마지막 제5장에서는 결론을 내렸다.
이론적 배경
본 연구에서 사용한 중력 모형(gravity model)은 뉴턴의 중 력법칙에서 파생된 무역이론이며,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간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 례하는 원리를 응용하였다. 즉, 교역은 양국 간 경제규모의 곱 에 비례하고 양국 간 거리에 반비례함을 나타낸다. 중력모형 은 1960년대 초반 Tinbergen (1962)과 Poynohen (1963)에 의해 국제무역이론에서 응용되기 시작하였으나, 이론적 체계 의 부족으로 실제 계량 분석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던 중 1980년대 이후 Krugman & Helpman (1985), Bergstrand (1989), Deardoff (1995), Evenett & Keller (1998) 등에 의해서 주목 받기 시작하였다.
중력모형은 제품차별화이론과 헥셔-올린(Heckscher-Ohlin)이 론 등을 이론적 근거로 한다. Krugman & Helpman (1985) 은 제품차별화이론을 통해 GDP가 교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 치고 있음을 분석하여 중력모형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고, Hummels & Levinsohn (1995)은 헥셔-올린 이론을 통해 산 업간 교역 패턴을 중력모형을 이용하여 설명함으로써 헥셔-올 린이 중력모형의 이론적 토대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기본 중력모형 방정식은 양국 간 교역규모(Tij)는 i국 GDP(Ti)와 j국 GDP(Tj)의 곱에 비례하고 양국 간의 거리(Dij) 에 반비례함을 나타내며, 수식은 다음과 같다.
최근 중력 모형을 이용해 지역무역협정 효과를 검증하는 다 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농산물 교역에 특정한 연구 도 다수 존재하며, 국내에서는 Kim et al. (2009), Mun et al. (2012), Mun et al. (2013), Cho et al. (2014) 등이 중력모형을 이용해 각종 농산물 교역의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Table 1).
Kim et al. (2009)는 과실류(사과, 배, 감귤, 단감, 오렌지)를 대상으로 토빗 중력모형을 이용해 분석하였으며, 변수로 GDP 와 거리 외에 해외교민 수, WTO 가입 여부, 국가 더미를 사 용하였다. 분석 결과, 국가 간 거리보다 해당 국가의 생산 여 부 등의 사회경제적 특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해외교포 수도 국내 과실류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 났다. 또한, 국내 과실류 수출입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미국, 대만 등 국가 더미변수가 유의미한 값을 나타내었다.
Mun et al. (2012)는 신선농산물 수출의 결정요인과 지원 효과에 대해 패널 토빗 중력모형을 이용해 분석하였으며, GDP와 거리 외에 환율, 국제유가, 수출물류비 지원액, 품목군 별 생산액, 해외교민 수 등의 변수를 추가하였다. 분석 결과, 신선농산물의 경우 수출상대국 GDP 1% 증가가 수출 0.66% 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고, 운송비용 1% 증가가 수출 0.61% 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근거리에 위치한 신흥국가의 중요 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정부 수출물류비 지원도 수출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Lee et al. (2013)는 목재류 수출의 결정요인 분석을 공간중 력모형을 이용하였으며, GDP와 거리 외에 해외교민 수, 환율, 1인당 원목 생산량 등의 변수를 이용하였다. 분석 결과, 목재 류 교역에 물류비 부담이 크다는 특성으로 인해 근거리 국가 일수록 수출이 증가한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공간중력모형을 이용해 주변 교역상대국 간의 파급효과를 고 려함으로써 두 교역국가에 국한하여 분석하는 기존 중력모형 의 한계를 보완하였다는 시사점을 갖고 있다.
Cho et al. (2014)는 해외교민 규모가 배 수출 증대에 미치 는 효과를 중력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해외교민 수 외 에 한국과 교역국 일인당 소득의 차이, 한국과 교역국의 절대 위도 차이 등의 변수를 추가하였다. 패널 자료를 이용하여 확 률효과 및 고정효과모형을 구분하여 추정한 결과, 시민권자, 일반체류자 규모가 배 수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민자(교민)효과를 확인하였다. 또한, 교역상대국과의 소득차 이가 작을수록 수출이 증가하고, 위도차이가 클수록 수출이 증 가하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분석 모형과 통계
분석모형
본 연구에서는 중력모형을 기초로 하여 선행연구에서 사용 했던 변수, 기타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고려 하여 추정식을 도출하였다. 국가별 1인당 GDP와 수도 간 직 선거리를 기본 독립변수로 하고, 시장 개방 요인으로 관세 철 폐를 나타내는 일반품목군과 민감품목군/초민감품목군2) 더미 와 관세율 수준을 나타내는 협정관세율 변수, 국내 수요 창출 요인으로 재(在)한국 외국인 거주자 수, 수출국의 경제구조를 나타내는 전체 GDP에서 농업과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전체 인구 수와 농촌인구의 비중 변수, 투자여건을 나타내는 대(對) 상대국 농업분야 투자액 변수를 추가하였다.
위의 변수들로 이루어진 확장형 중력모형의 추정식(2)는 아 래와 같고, 추정방법으로 확률효과 패널 토빗모형을 이용하였 다. 각 변수는 자연로그를 취하여 변수들 간의 탄력성을 추정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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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 Yijt  :  i품목의 j국가 t연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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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dpkct  :  j국가의 t연도 1인당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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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dpkt  :  한국의 t연도 1인당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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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distancej  :  한국과 j국가의 수도 간 직선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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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populationjt  :  j국가의 t연도 인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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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xrateijt  :  i 품목의 j국가 t연도 협정관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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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foreign.stayjt  :  j국가의 t연도 한국 거주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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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vestmentjt  :  j국가에 대한 t연도 한국의 농업부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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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ral/POPjt  :  j국가의 t연도 농촌인구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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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GDPjt  :  j국가의 t연도 GDP 대비 무역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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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R/GDPit  :  j국가의 t연도 GDP 대비 농업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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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  일반품목군 더미변수, 민감품목군 더미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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ε  :  교란항, ε ~ iidN(0,)
선행연구의 분석방법에 근거하여, 모든 연도의 수출입 실적 이 있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검정을 할 경우 표본 분석의 추정 치에 편의가 발생할 수 있어 한 개 연도라도 국내 수입 실적 이 “0”인 품목의 경우에도 분석에 포함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한·아세안 FTA 발효 전 3개년(2004 - 2006년 평균) 수입액 대 비 발효 후 최근 3개년(2012 - 2014년 평균) 수입액이 급증한 품목을 분석 표본으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2004 - 2006년 표본 중 수입 실적이 “0”인 품목이 다수 포함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수입 실적이 1달러라도 포함되어 있는 경우 수입으로 간주하여 수입 실적이 없는 품목 관측치(수입실적 “0”)와 수입실적이 있는 품목 관측치(수입실적 1달러 이상)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최우추정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통해 모수(parameter)를 추정하였다.
Mun et al. (2012)의 연구에서는 1천 달러 이하의 수출은 견본품 혹은 통관상의 오류로 수출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견본품 수입 실 적이 사전에 발생한 뒤 수입 증가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바탕 으로 “0”을 포함한 1달러 이상의 모든 관측치를 이용하였다.
개별 변수들이 수입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관련 경제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선험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 GDP 증가는 수입 수요를 증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아세안 회원국 대부분이 농업부문의 비중이 비교적 큰 개발도상국으 로 GDP 증가가 농업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서 수입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아세 안 회원국들이 서로 인접하고 있어 우리나라와의 거리와 큰 차이는 없지만, 거리는 물류비용과 직결되는 만큼 수입 증가 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을 추정된다.
상대국의 인구 증가는 농산물 소비 증가로 이어져 우리나라 의 수입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으로 아 세안 회원국들의 농촌인구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인구 증가가 농업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입 증가에 긍 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협정관세율은 FTA 발효에 따른 관세율 인하 효과를 나타내 며, 양허스케줄에 따라 협정관세율이 낮아지면 수입이 더 용 이해진다. 또한 아세안과의 FTA에서 일반품목의 관세율은 2010년 이 후 모두 철폐되었기 때문에 일반품목군으로 분류된 품목은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 변수는 비중이 클수 록 농업부문에 특화된 국가이고, 농산물 수출에 비교우위를 갖 는다는 의미에서 수입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 정된다. 전체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변수는 비중이 클수록 교역 인프라 수준이 높다는 의미이며, 이 또한 농산물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대 (對)아세안 농업분야(임업, 어업 포함)3)투자는 해당 국가의 농 업발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생산된 농산물이 우리나라로 수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입 증가에 긍정적 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Table 2).
기초통계
본 연구에서는 종속변수로 품목별 농산물 수입액을 사용했 으며, 2004 - 2006년 평균 수입액 대비 2012 - 2014년 평균 수 입액이 10배 이상 증가한 품목 중 2012 - 2014년 평균 수입액 이 1,000달러 이상인 품목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4). 그 결과 총 281개 품목(HS코드 10단위 기준)이 선정되었다. 이는 관세 무역개발원 자료를 기초로 한다. 분석대상 품목은 HS코드 10 단위 패널데이터로 총 2,529개이고, 수입 증가 품목이 전혀 없 는 브루나이를 제외한 9개 국가 대상 2004 - 2014년도 수입실 적 데이터로 구성하였다. 본 분석에서 이용한 패널데이터는 국 가별 정보를 기초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국가별 동일한 HS코 드일지라도 해당 품목을 불완전대체제로 간주하여 국가별 코 드별 품목을 상이하게 설정하였다.
자료의 출처는 한국과 상대국 1인당 GDP, 인구, 농촌인구 비중, 무역비중, 농업 GDP 비중은 모두 World Bank Indicator 를 이용하였고, 협정관세율과 일반품목군/민감품목군/초민감품 목군은 한·아세안 FTA 협정문을 참고하였다. 우리나라의 대 (對)아세안 국가별 농업분야 투자액은 한국수출입은행의 연도 별 통계를 이용하였고, 재(在)한국 거주자 수는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의 연도별 출입국 통계를 이용하였다.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는 전체 품목군과 민감품목군을 구분하여 확률 효과 패널 모형과 확률효과 패널 토빗모형을 이용해 추정하여 그 결과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설명력이 더 높다고 판단되는 확률효과 패널 토빗모형의 추정치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전체 품목군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본 독립변수인 GDP와 거리 모두 통계적 유의미함을 나타냈고, 그 외 상대국 전체 인구 수, 협정관세율, 재(在)한국 외국인 거주자 수, 상대 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무역과 농업의 비중, 일반품목군 더미 변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상대국 1인당 GDP 변수가 통계적 유의미함을 나타내어 GDP가 교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Helpman & Krugman (1985) 등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반면, 예상과는 달 리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음(−)의 값으로 통계적 유의미함을 나타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에 따른 GDP 감소, 경 기 둔화 등의 요인에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거리변수는 국가별 거리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 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어 농산물 교역에서 교역국 간의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 변수임을 재확인하였다.
인구변수는 상대국 인구 증가가 자국 내 농산물 소비로 이 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분석 결과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업 생산에 아세안 국가의 인구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 으로 보인다.
협정관세율은 FTA 이행에 따른 관세율 인하가 수입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변수이다. 분석 결과 수입액과 협정 관세율 간의 탄력성은 크지 않지만, 협정관세율이 낮을수록 수 입이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는 해외교민 수가 특정 농산물 수출에 긍정적인 영 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Kim et al., 2009; Mun et al., 2012; Cho et al., 2014). 본 연구에서도 농산물 수입의 측면에서 재(在)한국 거주 외국인 수가 수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였 다. 결국 외국에 거주하면서도 고국에서의 식습관을 유지함으 로써 해당 식자재에 대한 수입 수요를 창출한다고 볼 수 있다.
대(對)상대국 농업분야(임업, 어업 포함) 투자 변수는 통계 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수입 증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 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먼저 투자 대상국을 막론하고 연도 별 투자 규모가 증감을 반복하고 일정한 추세적 변화가 나타 나지 않았다. 또한 상대국에서의 농업부문 투자가 대(對)한국 수출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제약요인이 여전히 많 다고 판단된다.
농촌인구 비중의 경우 토빗모형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 은 반면, 확률효과 패널 모형에서는 음(−)의 통계적 유의미함 을 보였다. 경제발전과 함께 농촌인구가 도시부문으로 유입되 고, 농촌인구 감소 및 농업 생산재 투입 증가 등에 따른 농업 생산성 증가가 농산물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Table 3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계적 유의미함을 나타 냈다. 즉, 교역이 활성화되고 그에 따른 유무형의 교역 인프라 구축이 농산물 수입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유추할 수 있다.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통계적으로 유의 미함을 보였다. 즉, 농업부문에 특화된 국가일수록 농산물 수 출의 여지가 크고, 농산물 수입국과 안정적인 교역관계를 유 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FTA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대 변하는 일반품목군 더미변수는 양(+)의 통계적 유의미함을 보 여 FTA 이행에 따른 관세율 조기 철폐가 수입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2016년 이후 관세가 인하되는 민감품 목군과 초민감품목의 경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확률 효과 모형과 토빗 모형 분석 결과 중 무역 비중(Trade ratio)과 일반품목군(Normal Track) 변수의 경우 상반된 부호 가 도출되었다. 이는 0 (zero)인 수입액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차이로 인한 것이며, 0 (zero)을 포함하여 분석한 토빗모형의 경우 무역비중과 일반품목군 변수가 수입액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토빗 모형을 기준으로 결과를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진다(Table 4).
민감품목군(일반품목군, 초민감품목군 포함)을 대상으로 분 석한 결과, 전체 품목군(Table 4)과 흡사한 결과를 도출하였다 (Table 5). 모델 (I)과 (II)는 확률효과모형을 통해 수입액이 0 (zero)인 경우를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협정관세율 변수 유 무에 따른 분석결과의 차이를 나타내며 모델(III)과 (IV)는 토 빗모형을 통해 수입액이 0(zero)인 경우를 포함할 때 협정관세 율 변수 유무에 따른 분석결과의 차이를 제시하였다. 특히, 토 빗모형을 이용한 분석에서 협정관세율 변수가 통계적 유의미 함을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그 계수가 전체 품목군 분석결과 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협정관세율이 낮을수록 수입 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민감품목군의 관세율 이 추가적으로 인하될 경우 수입 증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세안 회원국별 양허스케줄에 차이는 있지만, 일반 민감품목의 경우 아세안 6개국은 2016년 1월 1일까지, 베트남 은 2021년 1월 1일까지, 여타 CLVM국가(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2024년 1월 1일까지 협정관세율이 0-5%로 인하된 다. 50%의 관세율 상한을 가진 그룹 A, 최혜국대우 실행관세 율의 최저 20%를 삭감하는 그룹 B, 최혜국대우 실행관세율의 최저 50%를 삭감하는 그룹 C에 속한 초민감품목은 일반품목 군과 동일한 스케줄로 각각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향후 초민감품목군의 관세철폐가 예정되어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 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 론
최근 10여 년 간 아세안산 농산물 수입이 2배 이상 급증한 가운데 수입 증가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상대국 국민 소득 수준, 상대국과의 물리적 거리, 상대국 인구, FTA 협정관세율, 재(在)한국 거주자, 전체 GDP에서 무역과 농업이 차지하는 비 중과 일반품목군 여부 등의 요인이 개별 품목의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것은 FTA 이행에 따른 관세 감축 혹 은 관세 철폐가 수입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향후 신(新)FTA 추진 시 관세를 조기 철폐하는 일반품목군 선 정에 있어 신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일반품목으로 분류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관세율이 이미 매우 낮거나, 가축 사료원료 등과 같이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또한 국내 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FTA 체결국에서 수입되지 않은 품목 이다. 이러한 품목들은 수입 급증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 고, 수입이 증가하더라도 국내 관련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한·아세안 FTA 발효 이후, 일반품목 중 수입이 급증한 품목이 다수 존재하며, 이러 한 품목의 수입 증가가 국내 직간접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개 연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FTA 이행에 따른 국내산 농산물의 가격 하락분을 보존해주는 FTA 피해보전직불제의 지원 대상 품목 선정에 있어, 개별 FTA 체결국 수입량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 혹은 경제권 중 아세안의 비중이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 났다(Park et al., 2015: 166-167).
따라서, 향후 신(新)FTA 추진에 앞서 국내 관련 산업에 직 간접적인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 품목에 대한 보다 면밀 한 조사·분석을 통해 수입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즉, 기존 관세율 수준과 수입 실적, 상대국과 국내 생산 여부 등의 표면적인 지표에 의존하여 민감품목을 결정할 것이 아니 라, 상대국에서의 잠재적 생산 및 수출 가능성, 국내 관련 산 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피해 가능성 여부까지도 면밀하게 검토 해야 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중력 모형(gravity model)에 기초하여 아세안 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 였다. 특히, 한·아세안 FTA 이행에 따른 관세 감축 혹은 관세 철폐가 아세안산 농산물 수입 증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 펴보았다. 분석결과, 상대국 국민 소득수준, 상대국과의 물리 적 거리, 상대국 인구, FTA 협정관세율, 在한국 거주자, 전체 GDP에서 무역과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일반품목군 여부 등 의 요인이 개별 품목의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 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관세 감축 혹은 관세 철폐가 수 입 증가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확률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 다는 것이며, 이는 향후 신(新)FTA 추진 시 관세를 조기 철폐 하는 일반품목군 선정에 있어 신중해야 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