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제사회는 2007년~2012년 사이에 발생한 국제 곡물가격 급 등 및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인하여 글로벌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논의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곡물가격이 평년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국제곡물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이나 국제곡물시장은 축산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곡물 소비 량이 크게 증가하여 식량안보에 취약한 국가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2016). 더불어 기후변화 적응 실패의 파급영향으로 인해 식량안보 가 악화되고 있어 식량수입국들의 식량 자원 확보 경쟁이 지속되 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배경에서 식량안보 강화, 즉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하여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며, 2009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해외농업개발 사업을 추진하 고 있다. 정부는 2012년에 「해외농업개발협력법」을 제정 및 시 행하여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사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 며, 2012년~2021년을 대상으로 「해외농업개발협력법」 제5조에 따라 해외농업개발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장기적인 추진방안을 제시 하였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12). 이는 2021년까지 국내곡물 소비량의 35%1)를 직접 조달하 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하여 해외 농업개발을 활성화하고, 확보 곡물을 최대한 국내로 반입할 수 있 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하지만 국내 인도가격 보다 높은 현지 판 매가격, 해외농장에서의 낮은 생산성과 높은 유통비용으로 인한 수 출경쟁력 저하, 미흡한 현지 유통 인프라로 인한 높은 물류비용, 항만 곡물엘리베이터의 부재로 인한 운송 방식의 어려움 등으로 해외에서 생산 또는 확보된 곡물의 국내 반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 이후부터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극동러시아, 몽골,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해외농업개발을 활발하 게 추진하였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지화 실패 등 다양한 이 유로 철수하였다. 해외농업개발을 통한 장기적인 식량안보 강화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현지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진출한 지역 특성을 고려한 해외농업개발 체계 구축을 우선과제 로 선정하여 정부와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 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최근까지 가장 활발한 해외농업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극동러시아를 대상으로 농업현황 및 러시아 정부 의 극동러시아 개발전략과 진출한 농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농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한 여건을 분석하여 양국간 협력 강화 를 위한 정책방향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2)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과 관련된 연구는 다양하게 수행되고 있으며, 특히 극동러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농업 진출 전략 및 기 업들의 애로사항 분석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Yu(2001)는 해외농업개발사업을 농장개발형과 개발수입형으로 구분하여 유형 별 진출 과정을 요약 및 분석하였으며, 사업의 시행 주체를 정부 와 민간으로 나누어 각 유형별 사례를 제시하였다. Yoon & Kang(2006)는 연해주 지역에 진출한 농기업의 투자 현황과 계약 형태 등을 분석하였다. Kim et al. (2011)는 기존 해외진출기업 들의 성과와 경영전략을 분석하고 시사점 도출을 통하여 해외농 업개발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였다. Son et al. (2013)는 극동 러시아의 농업개발을 위한 여건과 진출기업들의 영농현황 및 문 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극동러시아 해외농업의 현황을 진단 및 분석하였다. 또한 이 분석을 기반으로 진출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 및 개발자원 국내반입 활성화 방안을 도출하였다. Lee & Lee(2014)은 해외농업개발의 시대별 진출과정 및 유형과 우리 정 부의 지원 현황 및 실태를 분석하였으며, 극동러시아 지역에 진 출한 기업의 현황과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철수한 기업들의 주요 요인 분석을 통하여 해외농업개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 였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주로 우리나라 해외농업개발 진출과정, 유 형, 진출기업들의 운영실태 및 애로사항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 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였다. 그러나 성공적인 해외농업개발을 위 해서는 우리나라 진출기업들의 목표 및 전략뿐만 아니라 진출한 지역의 개발전략 등을 분석하여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 농업개발은 정부와 민간, 그리고 진출국가를 포함한 삼각협력을 토대로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정부-민간뿐만 아니라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극동러 시아지역의 개발전략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진출기업의 애로사항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한국정부·극동러시아정부·한국 민간기업 협 력을 토대로 한 해외농업개발 활성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극동러시아 농업 현황
극동러시아 지역의 면적은 러시아 전체 면적의 36.4%인 반면, 농지면적은 518만ha3)로 러시아 전체 농지면적 1억 9,607만ha의 2.6%, 관구전체 면적대비 0.8%이다. 극동관구 중 농지가 넓은 지 역들은 아무르주(215만 ha)와 연해주(139만 ha)이다<Table 1>.Table 2
이들 지역은 극동러시아 관구 내에서 농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 이며, 관구 내 농업생산액의 1, 2위로 극동러시아 농업생산액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대인 자치주의 경우 영토 면적은 작으나 면적대비 농지면적 비중이 6.8%로 산업에서 농업 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지역내 총생산 대비 농업생산량 비중 이 가장 높은 지역은 유대인 자치주로 21.6%에 달하고 있으며, 아무르주는 극동 최대 농업지역으로 15.3%를 차지하고 있다 (Korea Rural Community Corporation, 2012). 극동지역에서 옥 수수 파종이 가장 많은 지역은 연해주이며, 아무르주는 콩의 주 요 재배 지역이다. 그러나 2011년 러시아 극동지역의 곡물생산량 은 61만 2,500톤으로 러시아 연방 전체 곡물생산량의 0.7% 수준 이며, 이는 극동지역의 농업이 낙후되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극동러시아 9개 주의 농업생산액은 러시아 연방 대비 약 5.6%를 차지하고 있다. 극동러시아 9개 주 중에서 사할린주의 총 생산이 가장 많으며, 생산액으로 비교하면 아무르주가 가장 높다. 또한 총 생산대비 농업 생산액 비중은 유태인자치주가 가 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연해주, 하바롭스크, 아무르, 유대인자치 주는 지역 농업생산의 3/4 이상을 차지하는 등 농업이 상대적으 로 발달하였다.
러시아의 주요 농산물인 밀을 포함한 곡물류, 사탕무, 감자, 해 바라기씨의 극동러시아 생산량을 비교해보면, 곡물류의 경우 2011 년 기준 러시아 연방 총 생산량 중 0.65%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 고 있으며, 이 중 37.6%가 연해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탕무의 경우는 극동러시아 지역에서의 생산량이 없으며, 해바라기씨는 러 시아 연방 총생산량(2011년 기준) 970만 톤 중 100톤 수준이 생 산되고 있다(Federal State Statistics Service, 2012).
극동러시아 개발전략
극동지역은 러시아 전체영토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풍부한 천연자원 및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아태지역 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우수하여 교통의 요충지이자 지정학적으로 는 전략적 요충지로 해양과 대륙이 마주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 어 인근 동북아국가들과의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지역은 공업생산과 농업생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외국인 직접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잠재 적 발전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극동러시아의 사회·경제적 현황은 전반적으로 러시 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구소련 말기부터 러시아정부는 낙후된 극동러시아 지역발전을 위해 1987년 고르바 초프는 ‘2000년까지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 연방프로그 램’을 수립하였으며, 옐친은 1996년에 ‘1996-2005년 극동지역 발 전 프로그램’ 등을 입안하였지만 거의 작동하지 못하였다. 2000 년 푸틴 대통령은 동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물류 및 자원 분야 잠재력 구현을 위해 기존의 프로그램을 개편하여 ‘2013년 극동· 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 국가프로그램’을 수립하였다. 2009년 메드베데프 대통령 시기에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 전략’으로 개편 확대하였다(Han et al., 2014; Han, 2014). 또한 러시아 정부는 2012년 5월 극동개발부를 설립하였으며, 모스크바 와 블라디보스톡, 하바롭스크에 사무소를 두고 러시아 중앙 지역 과 극동지역을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다. 이 부처는 주로 한국, 중 국, 일본 등에서 투자 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부처의 고위 관 료들이 기업인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유치 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극동개발부는 열악한 사회·경제 적 인프라 문제를 개선하고 지역 발전을 위하여 ‘극동지역개발에 관한 연방특별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Kim, 2013a).Table 3Table 4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 는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전략’은 2025년까지의 극 동·바이칼 지역의 개발계획이 담긴 프로그램으로 수백 개의 사업 을 포함한 구체적 사업목록이 제시되어 있으며, 사업별 예산이 책 정되어 있어 과거의 장기 개발계획보다 더 세부적인 프로그램이 라고 할 수 있다. 동 프로그램의 총 프로젝트 예산 중 연방정부 예산 투입규모는 약 3조 8,169억 루블(1,050억 달러)로 계획되어 있다.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전략’은 제조업 분야 의 효율성 향상과 광물, 임업, 수산, 농업, 수송, 전력 등에 관한 12개의 부속프로그램과 ‘2018 극동·바이칼 지역 사회·경제 발전’, ‘2007-2015 쿠릴제도(사할린주) 사회경제 발전’이라는 2개의 연방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 전전략’의 목표는 크게 1) 극동바이칼지역의 가속적 발전을 위한 환경조성과 2) 극동바이칼지역의 사회인구학적 상황 개선, 주민 유출 감소를 위한 여건 조성과 유럽 및 러시아 평균수준으로 주 민 생활수준 보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 회경제 발전전략’의 단계별 추진전략으로는 단기적으로 공업과 농 업분야의 투자를 활성화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기에는 에너 지 및 교통 분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원료가공생산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지역발전과 과학기술발전 을 달성하는 것이다.
분야별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전략’의 주요 프 로젝트는 총 6개 분야 40개 세부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농업분 야 개발계획으로는 1) 쿠릴제도 연어부화 및 양식장 9개소 건설, 2) 유즈노-쿠릴리스트 수산 가공시설 건설, 3) 벨로그르스크 콩 가 공공장 건설, 4) 블라고베센스크 온실재배시설 건설, 5) 농공업파 크‘치기린스키’조성과 6) 비로비잔 콩 가공시설 건설 등이 있다 (Kim, 2013b).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전략’ 중 농업분야를 살펴 보면 투자 규모는 작지만 가공업과 연계하는 프로젝트가 제시되 고 있다. 농업분야의 주요 프로젝트는 벨로고르스크(아무르주)와 비로비잔(유태인자치주) 콩 가공공장 건설 등이 있다. 러시아 극 동지역은 콩의 주요 생산지이지만 가공시설 부족으로 수확한 콩 대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반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아무르주와 유태인자치주를 주요 거점으로 하는 콩 가공시설 건립을 계획하였다. 또한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 회경제 발전전략’에서는 캄차카지방, 사할린주, 아무르주에 ‘아그 로 인더스트리 파크(농공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이 제시되었 다(Kim, 2013a).
‘2025 극동·바이칼지역 사회경제 발전전략’ 중 농업분야는 러시 아 극동지역의 사회·경제 상황 개선과 안락한 주거환경 조성에 있 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극동러시아 정부는 농산품 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충분한 경작지 보존과 우량종자를 이용한 작물재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가공식품을 생산함으로써 주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 고 있다. 또한 극동러시아 정부는 지역의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 를 위한 방안으로 민관협력의 곡물터미널을 설립할 계획이며, 자 국의 곡물과 콩 및 이들의 가공품을 동북아 국가들에 공급함으로 써 ‘극동곡물통로’를 설립할 계획이다(Kang, 2014).
우리나라 기업 진출 및 운영현황
극동러시아 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총 13개로(’15년 기준, 신고기업 12개) 주로 콩, 옥수수, 밀, 귀리 등의 곡물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2000년초부터 극동러시아 지역에 진출하여 곡 물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2000년 중반부터 대기업 등이 진출하 면서 활발하게 영농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영농활동을 추 진하고 있는 기업은 9개사로 나머지 4개사는 자금조달 등 진출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극동러시아 진출기업의 작목별 생산실적과 판매망 그리고 ‘14 년 계획을 살펴보면 아래의 <Table 5>와 같다. 앞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재배 작목은 쌀, 콩, 밀, 보리, 조사료, 귀리가 대부분 이며, 이 중 콩과 옥수수의 재배 면적이 가장 많다. 특이 사항은 연구진이 현지 조사를 통해 입수한 자료와 당초 ’14년 생산계획 에 상당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작면적의 경우 2만 5,500ha 가 파종된 것으로 파악되었지만 당초 계획은 3만 5,142ha로 계획 대비 약 1만ha 적게 파종되었다. 생산량 또한 ‘13년과 비교하여 2배 이상을 예상하였지만 파악된 파종 면적을 고려하면 당초 계 획 물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현지조사 결과, 기진출한 기업들의 ‘13년 곡물 판매망은 대부 분 내수시장으로 파악되었다. 2013년 총 생산량 중 약 3만 3,000톤이 러시아 국내시장에 판매되었고, 3,256톤의 콩과 370톤 의 조사료만이 국내로 반입되었다. 특히, 옥수수는 전량 러시아 내수시장으로 판매되었다. 아그로상생(Agro Sanseng), 아로(Aro), 현대중공업(Hyundai Heavy Industry), 퓨쳐인베스트리더스(Futre Invest Leaders)는 쌀, 콩, 옥수수와 기타 곡물 및 조사료를 생산 하여 전량 러시아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있어 현지화 전략을 추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S사는 국내 모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반입과 러시아 내수시장을 모두 활용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Lee & Lee, 2014).
서울사료(Seoul Feed)는 2009년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0년 초 미하일로프까군 지역의 임대권 6,500ha를 확보하고 같 은 시기 우수리스크군 빠가뜰까 농지 3,000ha를 확보하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서울사료가 생산하고 있는 작물은 콩 이 주를 이루며, 이 외 밀, 옥수수, 귀리 등이 있다. 현재까지 확 보한 토지는 총 14,342ha이지만 활용하는 면적은 내부사정에 따 라 연도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콩을 중점 작목으 로 생산하고 있으며 옥수수 등 사료 작물 생산도 확대할 계획이 다. 하지만 옥수수의 경우 판매망 확보가 선결 과제이며 국내 모 기업에서 요구하는 품질의 옥수수가 생산되지 못하면 러시아 내 부 또는 중국 및 일본시장에 판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주요 생산 작목은 콩과 옥수수이며, 현재까지 파 악된 투자규모는 약 400억원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연해주 농 장은 ‘09년에 인수하여 경작 중이며, 2개 농장(하롤, 미하일로브 카)의 약 20,000ha의 농지 중 10,000ha는 직영, 나머지 10,000ha는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2014년 은 직영하는 10,000ha의 농지 중 7,250ha에서 콩(5,300ha), 옥수 수(1,500ha), 기타 사료작물(400ha)을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생산된 곡물을 선별·건조·저장하기 위하여 2만톤 규모의 현대적 사일로 시설을 보유하였고 향후 1만 8,000톤 규모의 사일 로 시설을 추가하여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하지만 현지 정부 의 인허가 승인이 예상외로 늦어지는 문제로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내륙 운송비와 선적비 용, 해상운송비용이 높아 국내 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는 현지 내수 판매가 가능한 면적만 경작 중인 것으로 파악되었 다.
아그로상생은 진출 기업 중 유일하게 벼를 재배하는 기업이며 콩가공 공장, 약 3만 5,000톤 수준의 곡물처리장(아누친스키군 15,000톤 규모, 항카이스키군 20,000톤 규모), 제분제빵공장, 건초 사료공장(1일 100톤 규모), 친환경 유기농연구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구소련 시기 사용하던 곡물 수집소(약 5,000톤의 곡물을 일 시에 저장할 수 있는 시설)를 현재에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적인 한국식 미곡종합처리장(RPC)을 건축하여 활용하고 있 다.
아로는 구소련 시절 종자를 생산했던 농장을 ‘08년 인수하여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일본, 한국에서 종자를 도입하여 연구개발 을 통해 개량하여 연해주정부 식량공사와의 계약 하에 원종 및 보급종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Lee & Lee, 2014).
위의 4개 진출 기업은 모두 현대적인 정선·건조·저장시설을 갖 추고 있는데, 이는 판매를 위한 수익의 극대화 전략으로 시장가 격의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곡물저장시설은 재고관 리, 도난방지, 품질관리, 위생관리 측면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극동러시아 대부분 농장이 보유하고 있는 곡물보관 창고 는 과거 구소련시대 건축된 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을 통한 곡물 저장 및 판매는 인건비 증가, 곡물의 품질 저하, 도난발생, 재고 관리의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크다(Kang, 2011).
위에서 언급된 4개 기업 외에도 극동러시아에 진출한 대부분 의 우리 기업들은 농업투자의 장애요인으로 제도적인 문제와 더 불어 생산된 곡물의 판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물류시스템 등의 열악한 인프라 실태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생산된 농산물의 저 장과 관련하여 기존의 곡물저장시설이 노후화되었기 때문에 장기 간 보관할 수 있는 사일로 등이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하는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농업 진출기업들은 사일로 건설 을 위한 초기투자비용이 높기 때문에 창고에 임시로 보관하거나 야적 보관 후 판매하고 있어 품질저하로 인해 적정가격에 판매하 지 못하는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판매 수익 극대화를 위해 시장가격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선·건조·저장시설을 갖 추어야 한다. 곡물저장시설은 재고관리, 도난방지, 품질관리, 위생 관리 측면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2014년 연해주 현지방문 조사 결과, 극동러시아 대부분 농장이 보유하고 있는 곡물보관 창고는 과거 구소련시대 건축된 시설로 파악되었다. 노후화된 시설을 통 한 곡물 저장 및 판매는 생산된 곡물의 품질이 저하되고, 재고관 리가 어려워져 경제적 손실이 따르고 있다. 따라서 현대식 사일 로는 정선과정부터 사일로 입고, 건조, 습도조절, 재고량 파악 기 능이 원스톱방식의 자동화시스템으로 작동이 가능한 현대식 사일 로 등 현대적인 저장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대량으로 생산된 농 산물의 판매 전략이 미비하며, 농산물을 한국으로 반입할 시 물 류 및 관세문제, 반입 명령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 부재 등의 문 제가 있다.
또한 극동러시아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비료, 농약, 사료, 농자재, 농기계 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다. 또한 이러한 농자재 및 농기계를 확보할 시, 이를 운송하기 위한 운송비가 높기 때문에 생산성에 비하여 생산비가 높아지는 문제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극동러시아 진출 기업들은 법령, 제도, 관습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와 영농에 관한 법령뿐 만 아니라 현지의 상업적인 농업경영에 대한 이해부족 문제, 의 사소통의 어려움, 행정 문서주의, 늦은 행정처리 등 관습적인 부 분에서의 문제점이 있어 진출기업의 효율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 이다.
극동러시아 해외농업개발 활성화 방안
극동러시아 현지 조사시 진출한 기업들의 의견 중 공통적인 내 용은 해외농업개발의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물류시스템 구 축이 우선과제로 파악되었다. 특히 항만에서 대량으로 저장, 선적 및 하역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다면 향후 벌크선을 이용한 경 쟁력 있는 곡물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러시아 정부의 극동개발전략에서도 볼 수 있듯이 농업부 문에서 곡물터미널을 구축하고, 가공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정책 과제로 선정하였다. 극동러시아 해외농업개발이 활성화되기 위해 서는 이러한 정책과제와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여 극동러 시아의 농업과 기진출한 기업들이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추 진하여야 하며, 곡물터미널 활용과 농산업복합단지 조성을 고려 해볼 수 있다.
곡물터미널 활용의 경우, 신규시설을 구축하거나 기존시설을 임 대 또는 지분매입을 통해 운영권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있다. 먼 저 신규시설 구축을 위해서는 투자 규모, 구축 소요시간, 구축 후 거래되는 곡물량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기존진출기업이 희망하 는 극동러시아 곡물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 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곡물 터미널의 신규 구축은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보장되어야 투자가 가능한 측면이 있는데, 수익창출을 위한 곡물거래량은 약 1백만 톤으로 극동러시아의 곡 물 생산량(2011년 기준 약 61만 톤)보다 큰 규모이다. 수익 창출 을 위한 곡물거래량과 초기 투자비용(약 2,000억원~3,000억원)을 고려하면 곡물터미널의 신규 구축에 대한 투자는 쉽지 않을 전망 이다.
곡물 터미널의 신규 구축 대안으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설 의 운영권확보를 통한 안정적 도입체계 확보 혹은 현지 터미널 운영업체의 시설을 임대하여 사용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극동러 시아의 경우 주요 항구에 구축되어 있는 곡물터미널은 없는 실정 이며,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중소기업이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극동러시아를 중심으로 곡물 반입을 확 대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글로벌 물류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극동러시아 지역의 곡물 터미널 건설에 적극 참여하여 향후 종합적 유통망 구축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해주 지역의 곡물터미널 및 항만시설 구축을 통해 한국과의 물류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 이라 사료된다. 해외농업개발의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방향은 우 리나라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곡물터미널 확보 등의 일괄조달 시스템 구축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곡물터미널 구축 시 극동러시아의 항만 현황뿐만 아니라 철도 운송 및 내륙운송 현황도 고려하여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철도 운송이 가장 중요한 운송 수단으로 전체 물동량의 43.2%, 여객운 송의 28.6%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 석유 등의 에너지 자원은 전 적으로 철도운송에 의존하고 있으며, 곡물 역시 85%이상을 철도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극동 러시아 역시 철도 운송이 주로 이루 어지고 있으며, 하바로브스크에서 우수리스크를 지나 나호트카와 블라디보스톡으로 이어지는 TSR(시베리아 횡단철도)과 중국으로 연결되는 프리모리예-1(보스토치니항-우수리스크-포그라니치늬-수 분하-하얼빈), 프리모리예-2(자루비노-크라스키노-훈춘-지린성), 핫 산 두만강 라인 등 국제 물류 회랑이 있다. 극동러시아 곡물터미 널 구축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철도라인을 고려하여야 하며, 철 도라인이 접하는 지점에서 중간 물류집합 장소인 곡물저장 시설 이나 곡물 엘리베이터 구축, 또한 필요하다.
극동러시아의 농업과 기진출한 기업들이 윈윈(win-win)할 수 있 는 방안으로 고려되는 영농농산업 복합단지는 농업생산을 중심으 로 선별·저장·가공·농기계·비료·농약·마케팅·물류 등의 연관 산업과 바이오에너지 등 녹색 에너지 사업 진출 등 다양한 관련 산업이 포함되는 개념이다. 이는 민간 단독 진출의 한계 극복을 위해 제 도·토지임대·인센티브 등을 양국 정부간 협의를 통해 지원하며, 투 자재원은 정부·민간협력방식(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으로 조달하는 사업이라 해석할 수 있다.
농산업 복합단지는 극동러시아의 콩 및 옥수수 관련 산업의 규 모 확대 및 효율적 운영측면에서 연해주의 가용 자원을 최적으로 이용하여 향후 극동러시아 농업개발을 주도하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농산업 복합 단지내 양국간 산학협력 연구 센터 건립은 영농기술개발 및 전수를 통해 전문적인 농산업복합 단지 운영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영농기법을 활용하여 고품질 사료곡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농산업복합단지는 다 양한 관련 산업으로 구성되어 원료확보, 건조, 저장, 가공, 마케 팅, 품질관리, 검역 등의 종합적 관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농 산업 복합단지 운영은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해야 한다. 단기계획은 생산과 관련된 경종부문과 축산부문을 연계하여 가공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장기 계획은 유통 및 물류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고 콩 및 옥수수 관련 산업 의 계열화를 추진하며, 곡물산업과 바이오에너지산업의 연계를 강 화할 수 있도록 수립되어야 한다. 특히, 현재 극동러시아 정부에 서 계획 중인 콩 산업단지(Soybean Cluster), Zelyonye 혁신 농 업단지, 설탕 생산공장 현대화 사업 등의 세부 내용을 참고하여 장기 운영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연해주 정부에서 추 진 중에 있는 콩 산업단지는 농산업 복합단지와 유사한 점이 많 기 때문에 연해주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참여하는 방안과 가공 및 기타 콩 상품 개발을 통한 사업 참여 등 다양한 측면의 접근 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농산업 복합단지는 물류 와 유통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철도 라인 근접지나 항만 근처에 구축하는 것이 물류비용 절감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이다.
적 요
-
1. 국제 곡물시장 여건은 주요 곡물 생산지에 이상기후 발생 빈도 증가, 신흥경제대국(인도, 중국 등)의 곡물 수요 증가,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 문제 대두 등 국제곡물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동성에 대응하고 식량 안보를 강화하 기 위하여 우리나라는 극동러시아를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동남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진출하고 해외농업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
2. 극동러시아에는 2015년말 기준으로 13개의 농기업이 진출하 여 있으나, 1) 곡물저장 시설의 노후화, 2) 물류시스템의 부재, 3) 저장 및 가공시설의 부재 등의 애로사항이 있다.
-
3.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극동러시아의 농업 개발을 위 한 방안으로 농산업복합단지 구축, 곡물터미널 및 곡물엘리베이 터 구축을 제시하였다.
-
4. 극동러시아의 농업개발은 우리나라 농기업의 해외진출 확대 뿐만 아니라 극동아시아의 역학관계와 북한 식량지원 및 인력활 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활성화 방안과 이를 지원할 정부 정책을 현실적으로 수립하여야 한다.
-
5. 특히, 유통 및 물류 개선을 위해 러시아 연방 및 극동러시 아 지방 정부는 해외자본을 유치하고자 한다. 따라서 극동러시아 지역의 농업투자는 중장기적으로 물류 및 유통인프라 관련 투자 협력을 강화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