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상추는 그리스-로마시대부터 먹어왔던 쌈채소로 2,500년 이 상의 오랜 재배역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원 산지는 북아프리카, 남부유럽, 서남아시아 등으로 알려져 있다 (An et al., 2016; Kim et al., 2016). 전 세계의 상추 재배면 적(2012년)은 1,116천 ha이고 생산량은 24,946천 톤으로, 주요 생산국은 중국, 인도, 미국이 상위 3위를 차지한다(FAO STAT, 2014).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 3,387 ha의 면적에서 86,128 톤을 생산하여 엽채류 중 배추, 양배추 다음으로 많이 생산하 는 작물이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17). 대표적인 쌈 및 샐러드 채소로 1인당 연간 소비량이 2.3 kg 정도이다(Cho et al., 2016; Jang, 2014). 국내에서 2018년 6월 기준 87 품종이 등록되고(보호기간 만료 품종 포 함), 농촌진흥청, 도농업기술원 등 국가 연구기관이나 종자회사 등에서 고온기 시설재배시 안정적 생산과 건강 기능성이 부가 된 상추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Jang, 2014; Korea Seed & Vriety Service, 2018)
상추 시설하우스 재배 시 문제가 되고 있는 병 중 하나가 Fusarium oxysporum f. sp. lactucae에 의해 발생하는 시들음 병이다(Jang, 2014). 시들음병은 연작재배로 인한 토양 전염성 병해로, 후벽포자를 형성하여 기주식물 없이도 토양에 수년간 휴면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다(van Peer et al., 1988). 병원균이 토양내에서 장기간 생존하면서 밀도가 높아지는 경 우 도관부와 뿌리를 감염하여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Garibaldi et al., 2002; Huang et al., 1998; Lee & Park, 2001), F. oxysporum은 기주범위에 따라 약 70여종의 분화형으로 구분되어 있다(Amstrong, 1981).
본 연구는 국내 시설재배 상추의 시들음병에 대한 안정적 재배를 위해 저항성 자원 탐색을 통하여 농가에 보급 가능한 자원을 선발하기 위하여 외국에서 도입한 유전자원의 시들음 병 저항성 정도를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공시재료.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하고 있 는 국외 도입자원 중 육성품종 111자원을 사용하였다. 총 12 개 국가에서 도입한 자원으로 미국 도입이 67자원으로 가장 많고, 중국 16자원, 터키 10자원, 태국 5자원, 네덜란드, 유고 슬라비아 등에서 1~3자원씩 포함하였다(Table 1). 시들음병 중 도저항성인 뚝섬적축면과 감수성 품종인 미풍포찹적축면을 표 준품종으로 공시하였다(Kim et al., 2008).
2. 상추 재배.
표준품종을 포함한 총 113자원을 2017년 6월 20일과 8월 22일, 두차례에 걸쳐 50구 플러그 트레이 (54×27×48 mm)에 점당 5주 1반복으로, 5반복 총 25주를 파 종하여 온실(최고 29°C, 최저 18°C)에서 21일 동안 재배한 유 묘를 사용하였다.
3. 시들음병균 접종.
Fusarium oxysporum f. sp. lactucae 균주는 한국농업미생물자원센터(Korean Agricultural Culture Collection, KACC)에서 분양받은 KACC42795를 사용하였 다. Fujinaga et al.(2014)이 보고한 race 판별용 프라이머 를 사용하여 균주가 FOL-race 3임을 확인하였다(data not shown). 파종 14일 후 병원균 농도 1.0×107 conidia/ml의 현탁액을 주당 10 mL 관주하였다.
4. 저항성 조사.
병원균 접종 후 평균 최저 20.6°C, 최고 34.2°C인 병 검정온실에서 14일 생육 후 발병정도를 조사하였 다. 발병정도(Disease index, DI)는 Kim et al.(2008) 의 상 추 시들음병 품종 저항성 검정 조사기준에 따라 0=무병징(건 전), 1=2본엽은 황화되나 3본엽이상은 건전한 것, 2=4본엽까 지는 황화되었으나 5엽 이상은 건전한 것, 3=잎 전체가 황화 되어 시들은 것, 4=고사한 것으로 5단계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Fig. 1). 저항성 유전자원 판단 기준은 발병정도 0인 개체비 율(무병징 개체수/전체 조사개체수 ×100)이 80% 이상이면서 발병정도 3 이상인 개체비율(3 또는 4 병징 개체수/전체 조사 개체수×100)이 20% 이하로 하였다.
결과 및 고찰
미국, 중국, 터키 등 12개 국가에서 도입된 상추 육성품종 111개 자원에 대한 시들음병 발병 정도는 Table 2와 같다. 병 원균 접종 후 14일째에 저항성과 감수성 표준품종으로 공시하 였던 자원들뿐만 아니라 검정 대상 자원들도 병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들음병 중도저항성 품종으로 알려진 ‘뚝섬적축면’ 의 발병정도는 0.0±0.11이고 감수성 품종인 ‘미풍포찹적축면’ 은 91.7%가 잎전체가 누렇게 변하여 결국 고사하는 증상을 보이며, 발병정도는 3.3±0.12이었다. Lee et al.(2004)과 Scott et al.(2010)의 보고에 의하면 시들음병의 병징은 온도가 높아 짐에 따라 빠른 진전 속도를 보인다고 하였다. Kim et al.(2008)은 15°C에서는 6일차에서 거의 병 증상을 보이지 않 았으나, 20°C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25°C에서는 접종 4일차부 터 발병도가 증가하였고, 30°C 이상에서는 3일차부터 발병이 시작되어 균의 활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본 시험 에 공시한 시판품종 ‘뚝섬적축면’과 ‘미풍포찹적축면’의 병 증 상이 표준품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 (Fig. 2)는 평균 26~30°C를 유지하는 검정온실의 온도환경조 건이 병 발생에 적합하였다고 판단된다. 또한 국내 시판중인 상추 14개 품종의 시들음병 감수성을 검정한 결과 ‘뚝섬적 축면’을 포함한 4품종이 중도저항성을 보였고, ‘미풍포찹적 축면’이 감수성을 보였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Kim et al., 2008).
공시한 국외 도입 111개 자원의 시들음병 저항성 정도의 범 위(Table 2)는 전혀 고사되지 않은 자원(발병정도 0)부터 전체 고사하는 자원(발병정도 4) 까지 넓게 분포하였으며 전체 111 개 자원에 대한 평균 발병정도는 2.6±0.19이었다. 전체 자원 중 IT 294125 등 7개 자원이 병징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매 우 강한 저항성(발병정도 0인 개체비율이 100%)을 보였고(Fig. 2), 저항성 기준으로 정한 발병정도 0인 개체비율이 80%이상 이고 발병정도가 3이상인 개체비율이 20% 이하인 자원은 IT 289569 등 16개이었다(Table 3). 저항성 자원으로 추정되는 16개 중 미국 원산은 IT 289569 등 11개로 가장 많은 69% 를 차지하였고, 터키 원산은 IT296680 등 4개, 중국 원산은 IT 301287로 1개이었다.
저항성을 보인 16개 자원은 다양한 초형을 보였는데, 결구 상추가 IT289569 등 8개, 잎상추는 IT 296679 등 5개, 로메 인 상추가 IT296680 등 2개, 줄기상추 1개 자원(IT 301287) 이었다(Table 3). 엽색은 녹색 또는 회녹색이었고, 외엽의 형 태는 거꿀달걀형, 좁은 타원형, 타원형, 넓은 타원형, 넓은 역 삼각형 등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Table 3).
우리나라에서 상추는 쌈용의 잎상추를 많이 소비하는 반면 외국에서는 샐러드채소로 결구상추나 반결구상추의 소비가 많 다(Hong et al., 2007). 저항성을 나타낸 자원 중 결구상추의 비율이 높은 것은 외국에서 샐러드 상추의 소비가 많아 결구 품종 위주의 육성이 활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웰 빙 열풍에 따른 음식문화의 변화로 샐러드용 소비가 증가하면 서 그 육성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Cho et al., 2016). 본 연 구 결과 미국과 상추 원산지 인근 지역인 터키에서 도입한 자 원 중 결구상추가 저항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상추에서 F. oxysporum에 의한 시들음병은 일본에서 1967 년 최초 보고되었고(Matuo & Motohashi, 1967), 미국은 1993년(Hubbard & Gerik, 1993), 국내에서는 Cho et al. (2000)에 의해 보고되었다. 이후 유럽 이탈리아에서 2001년 평 균 기온이 26~35°C 봄과 여름 기간 최초 발견되었다는 보고 가 있다(Garibaldi et al., 2002). 국내의 상추 시들음병 연구 는 국내 시판 품종에 대한 감수성 비교 등 일부 이루어졌으나, 상추의 소비 증가로 재배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시설하우스 연작재배에서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저항성 품종 육성 에 관련된 연구는 그리 활발하지 않다. 본 연구결과 시들음병 저항성을 보인 16개 자원은 시들음병 발생이 높은 농가에서 이용 가능한 품종으로 생각되나, 병 검정이 유묘 단계에서 이 루어졌기 때문에 병 발생이 증가하는 고온기의 추대 특성, 무 름병 등 다른 병에 대한 저항성, 쓴맛 등의 기능성분, 소비자 의 기호도, 수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수자원을 선발하 여야 할 것이다. 향후 국외 도입 자원의 시들음병 저항성 평가 와 더불어 본 연구결과 선발된 저항성 자원의 재배적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상추 시들음병균 race는 3개로 알려져 있으며 (Fujinaga et al., 2014), 최근 Gilardi et al.(2017)은 새로운 race를 제시한 바도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FOL-race 3 외 에 다른 race에 대해서도 시들음병 저항성으로 평가된 자원들 을 재평가함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유전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적 요
국내 시설재배 상추의 시들음병에 대한 안정적 재배를 위해 농가에 보급 가능한 저항성 자원을 탐색하기 위하여 12개 국 가에서 육성한 111개 도입자원의 시들음병 저항성 정도를 조 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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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균 접종 후 14일째 공시한 저항성 표준품종인 ‘뚝섬 적축면’과 감수성 ‘미풍포찹적축면’을 포함한 공시 자원들의 병징이 뚜렷하게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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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음병 저항성 정도 범위는 전혀 고사되지 않은 자원( 발병정도 0)부터 전체 고사하는 자원(발병정도 4) 까지 넓게 분포하여 전체 111개 자원에 대한 평균 발병정도는 2.6±0.19 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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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원 중 IT 294125 등 7개 자원이 병징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저항성 기준으로 정한 발병정도 0인 개체비 율이 80%이상이고 발병정도가 3이상인 개체비율이 20% 이하 인 자원은 IT 289569 등 16개 자원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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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성을 보인 16개 자원 중 IT 289569 등 미국 원산이 11개, 터키 원산이 IT296680 등 4개, 중국 원산이 IT 301287로 1개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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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결과 시들음병 저항성을 보인 16개 자원은 시들 음병 발생이 높은 농가에서 이용 가능한 품종으로 생각되나, 병 저항성 검정이 유묘 단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생육 전 반의 종합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우수자원을 선발하는 후속연 구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