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유럽지역의 벼 재배면적은 약 43.1만 ha로 이태리와 스페 인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FAO, 2019). 유럽 연합(EU-28)의 연간 쌀 소비량은 2.9백만 톤으로 도정률, 비축 량 등을 감안하면 약 1.2백만 톤이 부족한 상황이며 2023년 이후 부터 소비량은 3백만 톤으로 수입량은 1.5백만 톤으로 늘 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EU agricultural outlook, 2016). EU에서 쌀 소비가 증가되는 주요 요인은 소비자에게 쌀이 건 강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고 아시아 및 아프리카지역 인구 의 이·난민 및 이민 후세대들의 증가 등이라고 보고된 바 있다 (Yi, 2017). 쌀 수급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재배면적의 확 대가 요구되나 주요 생산국인 이태리나 스페인은 도시화 등의 영향으로 면적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어서 벼 재배에 적합한 농 지가 많은 흑해연안 국가의 재배면적 확대가 한 방편이다(Yi, 2017).
흑해 연안에 위치한 루마니아는 연간 27백만 톤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EU 4위의 농업생산국으로 농업에 유리한 천혜의 자 연조건과 12.5백만 ha의 넓은 농경지를 가지고 있다(Eurostat, 2018). 루마니아에서는 2018년 기준 8.4천 ha에서 45천 톤의 벼가 생산되는 EU 6위의 벼 생산국이지만 과거 차우셰스쿠 정 권 시절 식량자급을 목표로 재배면적을 49천 ha까지 확대하여 152천 톤을 생산한 적이 있는 벼 산업 잠재력이 매우 높은 국가이다(FAO, 2019). 또한 루마니아는 유럽 전체 벼 재배면 적의 약 140%에 해당하는 벼 재배에 적합한 614천 ha의 농 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Ion, 2012).
농림수산기획평가원(iPET)에서 해외 쌀시장 개척을 위하여 “골든시드프로젝트(GSP)”의 일환으로 “지중해 연안 및 고위도 지역 적응 수출용 다수성 중단립종 벼 품종개발” 과제를 추진 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GSP 과제의 산업화를 위한 시장 여건조사에 활용하고자 루마니아의 주요 벼 생산기업 및 수급 동향과 벼 산업 관련 문제점 등을 분석하였다.
본 론
1. 루마니아의 벼 재배면적 및 생산 추이
루마니아에 벼가 처음 재배된 것은 1786년으로 중동부에 위 치한 Banat 지방으로 이태리인들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 다(Iuliana et al., 2016). 그 후 1934년에는 약 100 ha 그리 고 1938년에는 400 ha의 벼 재배기록이 있으나 본격적인 재배 가 이루어진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60년대 이후이다(Ion, 2012). 루마니아의 벼 재배는 크게 4시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Fig. 1), 1기는 재배 태동기인 1961~1982년 사이로 주로 정 부주도하에 재배가 이루어졌으며 연간 평균 21천 ha에서 51.7 천 톤의 벼가 생산되었다. 2기는 1983~1990년 사이의 생산량 급증 시기로 재배면적은 1983년 27.5천 ha에서 정점을 이룬 1989년에는 49.3천 ha로 약 1.8배 증가하였고 생산량은 1986 년에 152.6천 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3기는 1991~2003 년 사이의 재배면적 급감기로 2003년에는 재배면적이 0.105천 ha에 불과하였다(FAO, 2019). 4기는 2004년 이후인 재배면적 회복기로 2009년에는 13.3천 ha까지 증가하였으며 이후 조금 씩 감소하여 2016년 이후 약 9천 ha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43천 톤 수준이었다. 2기에서 재배면적이 급증한 이 유는 차우셰스쿠 정권시절 식량자급을 목표로 국가주도하에 벼 재배면적을 확대한 것에 기인하며 3기에서 급감한 이유는 1989년 민주화 운동이후 정부의 무관심과 경제침체의 영향으 로 판단된다. 한편 4기에서의 재배면적 증가는 2007~2008년 세계 곡물파동의 영향으로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2. 주요 벼 생산 기업 및 수급 동향
루마니아의 벼는 주로 다뉴브강 유역의 Ialomita, Braila, Olt 및 Dolj county에서 재배되고 있다(Fig. 2). 전체 벼 생산 량의 90% 이상이 이태리 곡물 생산업체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1위 업체는 유럽최대 벼 생산업체인 Riso Scotti 계열 사인 Riso Scotti Danubio이다(Săptămâna Finanbciară, 2010). Danubio는 2003년부터 Ialomita와 Braila 등지에서 약 10천 ha의 농지를 구입해 2009년부터 6천 ha에서 30천 톤/년의 벼 를 생산하고 있다. Danubio는 생산된 벼의 60%는 루마니아 내수용으로 나머지 40%는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리투아 니아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 20천 ha까지 재배면적을 확 대할 계획이다. 2위 생산업체 역시 이태리 Gruppo Roncato의 계열사인 Padova Agricultura로 Braila에서 4.2천 ha의 농지를 구입해 2009년에 36천 톤의 벼를 생산하여 이태리와 터키에 수출한 바 있다. 세 번째는 Beg Agricultura로 Olt에서 2009 년 기준 1.1천 ha의 논을 소유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6.5천 톤 /년이다(Săptămâna Financiară, 2010). 이들 기업체는 관개시설 등 비교적 생산기반이 양호한 지역을 선점하고 있으며 이태리 품종을 도입하여 재배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연간 약 45천 톤의 벼를 생산하고 있지만 수출 입 동향을 보면(Fig. 3), 2007년 이후 연간 수입량은 평균 약 57천 톤으로 국내 생산량 이상을 지속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2017년에는 수입량이 44천 톤으로 다소 줄어들었으나 2018년 에는 61천 톤으로 증가였다. 최근 10년간 벼 수출량은 평균 21천 톤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36천 톤이 많으며 수출이 가장 많았던 2011년 이후 감소추세이나 2018년에는 약 19천 톤으 로 다시 증가하였다. 벼의 연간 국내 소비량은 평균 약 77천 톤으로 2013년 이후 증가추세이며 2017년에는 평년대비 소비 량이 약 29% 증가하였다(Eurostat, 2018).
3. 벼 산업 문제점
가. 벼 생산
루마니아에서 벼 재배면적 확대의 주요 문제점은 첫째 기반 시설 부족으로 벼 재배에 적합한 농지는 약 614천 ha로 추정 되고 있으나 대부분이 관개시설이나 경지정리 등 기반정비가 부족한 실정이다(Ion, 2012). 또한 차우셰스쿠 시절 조성된 논 의 경우도 관리 없이 방치되어 영농을 위해서는 시설의 보수 가 필요한 실정이어서 외국인이나 자국기업의 벼 분야 영농투 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Radu, 2008a). 두 번째는 국내 육성품종이 매우 부족한 실정인데 현재 루마니아에 국가목록 등재가 되어 있는 벼는 13품종으로 그 중 국내 육성 품종인 Polizeşti 13, 28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태리에서 개발된 품종이 다(Table 1). Polizeşti 28의 경우 1978년에 국가목록등재 이 후 2016년에 재등록된 것이어서(ISTIS, 2019) 국내기업이 벼 산업에 참여하려면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외국품종을 사용 해야 되는 실정이다. Yi(2017)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벼 종자 요구량은 35천 톤/년으로 파종량은 170~180 kg/ha로 보고되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GSP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를 통하여 이태 리 품종을 대체할 우수한 벼가 개발된다면 종자시장 개척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나. 벼 수출입 및 국내 수급
루마니아에서 벼는 이태리 기업에 의하여 90% 이상이 재배 되고 있으며 국내 업체의 재배면적은 500 ha 미만으로 추정된 다. 외국계 기업인 Danubio는 국제 벼 가격에 따라 재배면적 과 생산량을 조절하며 자체 생산물량과 가공기반이 취약한 주 변국에서 수입한 벼를 가공하여 국내에 판매하거나 재수출하 고 있어 루마니아의 식량안보 차원에서 생산량이나 자급률과 연계해서 논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Dragoş(2016)에 따르면 루 마니아는 2007~2015년에 국제 벼 가격 상승에 따라 재배면적 을 늘리기도 하고 주변국의 쌀 가격에 따라 국내 판매를 줄이 고 수출 비중을 높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최근 10년간 루마니아의 연간 평균 쌀 소비량은 51천 톤으로 매년 늘어나 고 있는 추세 이어서 불안정한 국내 부족분을 수입에 의존하 고 있다. 브러일라 농업연구소에 따르면 루마니아인 소유의 벼 생산업체는 1~2개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며 주로 시장 가격상 승이나 밀이나 보리 연작에 따른 토양 염류집적 회피 방안으 로 한시적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다고 하여 자국 기업이 루마 니아의 벼 자급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을 판단된다 (Personal communication with Dr. Bularda Marcel, Director of SCDA). 벼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자국기업의 육성이나 참 여가 필요하지만 연간 국내 소비량이 4~5 kg/인으로 낮고 주 곡작물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민간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 책적인 관점에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런던벼중계 인협회(London Rice Broker Association)의 회장인 Jean- Pierre Brun은 루마니아는 넓은 평원과 이태리 Po 평원(Po basin)에 20배에 달하는 다뉴브강의 풍부한 수자원 그리고 벼 재배에 적합한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유럽지역의 벼 농 업대국으로서의 미래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Radu, 2008a).
결론 및 시사점
금후 유럽연합(EU-28)의 쌀 소비량과 수입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루마니아 및 불가리아 등 동유 럽 국가로의 재배면적 확대가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편 일 것으로 판단된다. 루마니아는 불가리아에 비하여 기후조건 이 벼농사에 적합하며 유휴농지가 많고 상대적으로 생산단가 가 낮으며 외국인의 토지나 삼림의 소유를 장려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벼 재배 확대를 위해서는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을 활용한 농업직불과 경영보조 등 정부의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본 다.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도 한 방편이나 루마니아는 평균 농 지가격이 약 2천 유로/ha(2017년 기준)로 EU에서 가장 낮은 편이지만 초기 투자시 경지정리, 관개수로, 양수장 등과 같은 농업기반 시설의 확충에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이 태리 기업인 Danubio의 경우 사업초기 토양개선, 관개 및 양 수시설 확충 등에 1.5천 유로/ha를 투자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Radu, 2008b). 그러나 Iuliana 등(2016)은 루마니아의 주 요 벼 재배지역의 재배면적 확대에 따른 경제적 효과 및 환경 적 영향 평가 분석 결과 장점과 단점이 각각 75%와 25%로 금후 이태리와 스페인에 이어 3위의 벼 생산국으로 발전가능 성을 전망한 바 있다. 경제성을 고려하면 루마니아의 최소 벼 재배 규모는 100~500 ha로(Personal communication with Dr. Bularda Marcel, Director of SCDA) 현재 극동지역에 진 출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우 루마니아 진출을 검토해 볼 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GSP 사업(과제번호 : 213009- 05-04-WT311)에 따르면 ‘둔내’ 등 일부 조생 품종은 루마니아 에서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지만 현지 보급 품종과 비교하여 상업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우리나 라 육성품종의 주요 단점으로는 출아 및 출수지연에 따른 연 차간 재배 안정성이 낮다는 것과 미립이 소립으로 시장 선호 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루마니아에서 종자시장 개척을 위해 서는 국내 품종을 직접 활용하기 보다는 위의 형질들이 보완 된 신품종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본 논문에서는 “골든시드프로젝트(GSP)”로 추진하고 있는 지중해 및 유럽지역 적응 품종개발 및 쌀시장 개척을 위한 기 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육종기지가 있는 루마니아의 벼 산업 관 련 동향과 문제점 및 금후 전망을 분석하였다. 루마니아는 EU 4위의 농업생산국으로 2018년 기준으로 8.4천 ha에서 45천 톤 의 벼를 생산하고 있으며 주요 재배지역은 다뉴브강 유역의 Ialomita, Braila, Olt 및 Dolj county이다. 전체 벼 생산의 90% 이상이 이태리 곡물 생산업체인 Riso Scotti Danubio, Padova Agriculture, Beg Agricultura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 다. 루마니아는 쌀 수입량은 약 57천 톤/년이며 소비량은 평 균 77천 톤으로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쌀 수급의 문제점은 주요 벼 생산 기업이 국제 가격에 따라 재배 면적과 수출량을 조절하고 있어 국내 수급안정에 악영향을 미 친다는 것이다. 벼 재배면적 확대를 위해서는 관개시설이나 경 지정리 등의 확충과 자국기업의 육성 및 신품종 개발이 필요 하며 정부의 정책적인 관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루마니아는 넓은 평원과 다뉴브강의 풍부한 수자원, 벼 재배에 적합한 온 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쌀의 유럽 및 국내 수요가 늘어나 고 있어 유럽지역에서 벼 농업대국으로서의 미래성장 잠재력 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