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벼는 밀과 옥수수 다음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생산되 는 작물이다. 전 세계 벼 재배면적은 약 160백만 헥터로 쌀 생산량은 연간 481백만톤이며 재배면적은 2022년까지 160.5백 만 헥터 그 리고 쌀 생산량은 502.7백만톤이 될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 (Wailes and Chavez, 2012). 전세계 쌀 생산량의 90% 정도는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며 아프리카는 약 4%인 19.2백만톤, 아메리카는 약 5%인 24.5백만톤 순이다(FAO, 2017). 재배벼는 아시아 재배종인 Oryza sativa와 아프리카 재 배종인 서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는 O. glaberrima 두 종으로 분류되며, O. sativa는 다시 쌀알이 길고 끈기가 거 의 없는 인도(인디카)형과 쌀알이 둥글고 밥을 하면 끈기가 있 는 일본(자포니카)형으로 구분된다. 아시아 재배종인 O. sativa 생태형별 생산량은 총 생샌량의 약 90% 정도가 인디카이며, 자포니카는 약 10% 정도로 한국, 일본, 중국의 동북 3성, 미 국 및 유럽 일부지역 등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세계의 쌀 시장에서 자포니카 쌀은 인디카 쌀에 비해서 높은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으므로 미국의 캘리포니아 벼 재배지대나 중국의 벼 재배는 자포니카 벼의 재배면 적을 확대하는 추세이다(Lee et al. 2008). 필리핀 국제미작 연구소에서 인디카 쌀과 자포니 카 쌀을 대상으로 밥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자포니카 쌀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CAARRD 2016, Lee et al. 2015). 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인디카 쌀을 먹던 소비자 들이 자포니카 쌀에 대한 선호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므 로 열대지역에서도 수량이 높고 각종 재해에 안정적인 자포니 카 벼 품종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자포 니카 벼는 주로 온대지역에서 재배되고 적응이 된 벼로 출수 반응이 감광성이 감온성보다 커 이를 필리핀 등과 같이 일조 시간이 짧고 생육기간 중 온도가 높은 열대지역에서 재배하면 이앙 후부터 출수 반응을 보여 정상적인 생육을 할 수가 없어 쌀 수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열대지역에서 자 포니카 품종을 재배하려면 기본 영양생장성이 크며 일장에 둔 감하고 고온 등숙성에 유리하며, 이삭이 많은 수수형 품종이 적합하다고 보고하였다(Yun & Lee 2001).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와 기상 변동 성에 영향을 주어 홍수, 가뭄, 우박 및 열대성 저기압 등 지 금까지 겪지 못한 기후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여, 작물 수량 및 품질에 영향을 주고 변동성이 증가하며, 식량 공급의 안정 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Lee 2012). 최근 우리나라도 9월 이후 등숙기까지 지속적인 고온과 강우 로 수발아와 등숙불량으로 인한 벼 품질 저하 및 수량 감소가 초래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중요시되고 있다. 필리핀 우기 조건은 한국보다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지구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온도 상승과 벼의 반응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조건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에 대비한 유전자원으로 활용성이 높고, 또한 필리핀에서 자포니카 쌀은 농업인과 소 비자의 선호도가 높아 미래 수요 확보에도 유리하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주곡인 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열대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자포니카 벼 품종 ‘MS 11’, ‘Japonica 1’, ‘Japonica 2’, ‘Japonica 6’등 4품종 을 개발하여 필리핀 국가품종으로 등록하였다. 이들 품종은 열 대지역에서 1년에 2회 재배가 가능하고 밥맛은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자포니카형으로서 앞으로 한반도 온도가 상승해도 국내에 재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요시 동남아시아 지역에 서 쌀을 생산함으로써 불안정한 국제 쌀 가격에 대처할 수 있 을 것이다.

본 논문은 필리핀과 같은 열대 아시아 지역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하고 수량성과 도정수율이 높은 특성을 갖는 신품종 ‘Japonica 7’을 육성하였기에 육성경위 및 주요특성을 보고하 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재료 및 방법

본 시험은 필리핀에서 신품종등록을 위하여 육성된 우량계 통 ‘IR 1010055-52-2-1-2-2’를 2017~2018년 우기와 건기에 필리핀 표준재배법으로 Philrice-CES(Nueva Ecija, 경도 120.89, 위도 15.67), UPLB (Laguna, 경도 121.26, 위도 14.17), Philrice-Negros (Negros, 경도 122, 위도 10), Philrice- BATAC(Batac, 경도 120.34, 위 도 18.03), SCRC(Cagayan, 경도 121.07, 위도 17.76) 등 5개 지역에서 재배하여 열대지 역 적응 최초의 자포니카 벼인 ‘MS 11’를 대비품종으로 하여 비교·검토하였다(Fig. 1).

Philrice-CES는 25일묘로 건기에는 1월 7일, 우기에는 7월 7일 이앙하였고, UPLB는 30일묘로 건기에는 2월 6일, 우기에 는 8월 2일 이앙하였다. Philrice-Negros는 건기에는 20일묘로 1월 28일 이앙하였고, 우기에는 30일묘로 7월 24일 이앙하였 다. Philrice-BATAC은 20일묘로 건기에는 1월 28일, 우기에는 7월 14일에 각각 이앙하였다. 재배방법은 시험지역 모두 재식 간격 20×20cm, 주 당 3본씩 이앙하였다. 포장의 시비량은 Philrice-CES에서 N-P₂O₅-K₂O 성분량으로 건기에 120-60- 90 k/ha를 시비하되 질소는 기비 60 kg, 추비 1차 15 kg, 2차 15 kg, 3차 30kg으로 4회 분시하였고, 우기에는 90-60-90k/ha 를 질소 기비 60 kg, 분얼비 30 kg으로 2회 분시하였다. UPLB는 건기와 우기에 N-P₂O₅-K₂O를 90-90-90 kg/ha으로 질 소 기비 60 kg, 분얼비 30 kg으로 2회 분시하였다. Philrice- Negros는 건기와 우기에 N-P₂O₅-K₂O를 각각 90-30-30 kg/ha 를 질소 기비 30 kg, 분얼비 30 kg, 수비 30 kg으로 3회 분시 하였다. Philrice-BATAC은 건기와 우기에 N-P₂O₅-K₂O를 각 각 105-30-30 k/ha로 질소 기비 30 kg, 추비 1차 15 kg, 2차 30 kg, 3차 30 kg으로 4회 분시하였다. 도열병검정은 현지 검 정포장 6개 지역 PhilriceCES(2), UPLB, Negros, BATAC, SCRC에 파종하여 30일 후 계통들의 이병정도를 조사하였다. 잎도열병 저항성 정도는 0에서 9까지 등급으로 조사하였으며, 0은 병반이 없는 경우, 3은 직경 1~2 mm 원형 회색병반이 발 생한 경우, 5는 전형적인 다이아몬드 병반이 엽면적의 3~10% 에 발병한 경우, 7은 전형적인 병반이 엽면적의 26~50%에 발 병한 경우, 9는 전형적인 병반이 엽면적의 76% 이상 발병하 였거나 고사한 경우로 하였다(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 IRRI 1988). 흰잎마름병은 PhilriceCES등 상습발병지 4개소에서 포장저항성 검정과 IRRI 포장에서 필리핀 우점균계 PXO61, PXO86를 최고분얼기에 엽선단 3 cm 부위에 가위 절 엽접종법으로 검정하였다(Kauffman et al. 1973). 접종 후 25 일에 각각의 개체에서 가장 긴 병반을 가진 3개 잎의 병반장 을 측정하여 평균 병반장 길이가 5 cm 이하는 저항성(R; resistant), 5-10 cm는 중도저항성(MR; moderately resistant), 10 cm 이상은 이병성(S; susceptible)으로 구분하였다. 잎집무 늬마름병검정은 상습발 병지 포장에서 재배하여 조사하였고, 퉁그루바이러스(Tungro virus)검정은 파종 후 14일에 보독충을 1일 접종하여 30일 이후에 저항성 정도를 조사하였다. 기타 재 배관리와 농업형 질조사, 수량구성요소, 수량 및 도정특성은 필리핀 벼품종개발 조사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Philrice 2017). 소비자 기호도 조사는 IRRI에서 필리핀 소비자를 대상 으로 ‘Japonica 7’과 대비품종인 ‘MS 11’의 외관과 밥맛에 대한 선호도를 비교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Japonica 7’은 열대 아시아지역에 재배 가능한 자포니카 벼 품종 육성을 위해 2012년 건기에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서 기본 영양생장성과 수량성이 우수한 최초 자포니카 품종인 ‘Japonica 2’와 열대지역 적응성이 우수한 우량계통 ‘IR11K233’ 를 교배(교배번호 IR101055)한 후 ‘IR15K1494’로 조합명을 부여한 후 계통육종법으로 육성되었다. 2012년 우기에 F₁ 세 대로 부터 얻은 종자를 이용하여 2013년부터 2015년 건기까 지 F₂ 세대부터 F₆ 세대까지 출수기, 초형, 병해충 저항성, 건 기와 우기적응성 및 미질검정을 병행하여 선발된 ‘IR101055- 52-2-1-2-2’ 계통을 ‘IR 15K1494’로 계통명을 부여하여 2015 년에 우기에 생산력 예비선발시험, 2016년에 건기에 생산력검 정 예비시험, 2016년에 우기에 생산력검정 본시험을 실시하였 고 2017~2018년 2년간 필리핀 지역적응시험(NCT, National cooperative Test)을 실시한 결과 필리핀 벼품종심의위원회에서 신품종으로 우수성이 인정되어 2020년에 장려품종 ‘Japonica 7’(등록번호. BPI-NSIC-2019-Rc 584)으로 결정되었다(Fig. 2, Fig. 3).

주요특성

출수기 및 주요 농업적 특성

‘Japonica 7’은 필리핀에서 파종부터 수확기까지의 생육일 수가 111일로 ‘MS 11’보다 하루 정도 늦고 Japonica 1보 다는 하루정도 빠른 조생종이다(Table 1). 간장과 수장은 각 각 74.5 cm와 19.7 cm로 ‘MS 11’과 비슷하고 포기당 이삭 수도 14개로 ‘MS 11’과 비슷하다. ‘Japonica 7’의 등숙률 은 89%로 ‘MS 11’보다는 낮은 편이나 ‘Japonica 1’ 보다 는 높았다. 현미천립중은 23.3g으로 ‘MS 11’과 비슷한 중 립종이다(Table 1).

병해충 저항성

‘Japonica 7’을 필리핀 도열병 검정포장 4개소에서 검정한 결과 저항성 정도는 평균 3.8로 ‘MS 11’의 5.5보다 강한 것 으로 나타났으나 두 품종 모두 중도저항성으로 구분되었다 (Table 2), 흰잎마름병은 필리핀 상습발병지 4개소에서 포장저 항성 정도를 조사한 결과 저항성 정도 4.7로 ‘MS 11’과 비슷 한 정도의 중도저항성으로 나타났다. 또한 IRRI 포장에서 필 리핀 우점균계 PXO61과 PXO86을 접종한 결과 PXO61 균 계에는 ‘MS 11’은 감수성 반응을 보인 반면 ‘Japonica 7’은 저항성 반응을 보였으며, PXO8 균계에는 ‘MS 11’은 저항성 반응을 보인 반면 ‘Japonica 7’은 중도저항성 반응을 나타내었 다. 잎집무늬마름병은 상습발생지에서 대비품종인 ‘MS 11’과 비슷한 중도저항성으로 나타났다. 퉁그로바이러스에 대한 저 항성은 없었으나 벼멸구와 애멸구에는 중도 또는 감수성이었 으나 이화명충의 일종인 White stemborer에는 ‘MS 11’과 비 슷하게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미질 및 도정 특성

‘Japonica 7’의 입형특성은 현미 장폭비가 2.2로 대비품종인 ‘MS 11’의 1.9 보다 약간 긴 형태의 중립종이고, 심복백 발현 율은 12.5%로 대비품종인 ‘MS 11’의 3등급보다 우수하였다. 호화온도계수(G.T. score)는 6.4로 ‘MS 11’과 비슷하였고 단백 질함량은 7.9%로 ‘MS 11’보다 높았으며, 아밀로스 함량은 12.1%로 ‘MS 11’보다 낮았다(Table 4). ‘Japonica 7’의 도정 특성 중 현백률과 제현율은 대비품종인 ‘MS 11’과 비슷하였 으며 완전미 도정수율이 58.8%로 대비품종 인 ‘MS 11’의 41.6% 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300여명 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Japonica 7’이 대비품종 인 ‘MS 11’에 비교하여 쌀에서는 75.6%, 밥맛에서는 81.1% 로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Table 5).

수량성

‘Japonica 7’의 수량은 필리핀 지역적응시험 평균 3.03 MT/ ha로 대비품종 ‘MS 11’의 2.58 MT/ha보다 17% 높았으나 ‘Japonica 1’ 보다는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Philrice-CES에서 3.77 MT/ha로 가장 높은 수량을 보였고, Philrice-BATAC에서 2.06 MT/ha로 가장 낮았으나 전지역에서 전반적으로 표준품종인 ‘MS 11’ 보다 전지역에서 안정적으로 높은 수량을 나타냈다(Table 6).

재배상의 유의점

‘Japonica 7’은 질소질 비료 과용 시 도복, 미질 저하, 등숙 불량 및 병해충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시비가 필요하다. 특히 흰잎마름병, 퉁그로바이러스 및 멸구류에 저항성이 없으 므로 적기 기본방제가 필요하다.

적 요

‘Japonica 7’(Registration No. BPI-NSIC-2019-Rc 584)은 열대지역에 적응하는 고품질 다수성 자포니카 벼를 개발 하기 위하여 2020년 육성되었으며 육성 과정 및 주요 특성은 다음 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