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파프리카(Capsicum annuum L.)는 다양한 색상과 단맛을 가지고 있어 생식용, 샐러드, 구색 채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2017년도부터 2020년도까지 파프리카 평균 수출액은 89,924천 달러로.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출로 인해 우 리나라에서는 고소득 작물로 자리하고 있다(aTkati, 2018, 2020).
파프리카는 최저 18도 이상으로 유지해주어야 하는 고온성 작물(농촌진흥청, 2019)이지만 수출 및 국내소비의 증가로 연 중 안전적인 생산이 필요하다. 연중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 환경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팜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래서 파 프리카는 1990년대부터 노지재배에서 시설재배로 완전히 전환 되었다(Jung et al., 2008).
파프리카는 하계작형과 동계작형으로 나뉘기 때문에 육묘는 주로 작형이 끝나고 다음 작형을 준비하는 여름의 고온기와 겨 울의 저온기에 실시된다(NIHHS, 2006). 육묘를 통한 건전묘의 생산은 초기 생육, 착과, 그리고 수량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Buwalda et al., 2006). 하지만 여름 육묘 시 고온 장해로 생 리장해와 도장이 유발되고(Cho et al., 2009), 겨울 육묘 시에 는 광부족과 함께 발생하는 저온이 생육저하를 조장한다(Chung et al., 1995).
그러므로 육묘 시 생육적온을 유지하기 위해 기온의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설 내 냉난방에 의한 기온 조절은 설치 및 유지비용이 커서 농가에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혹서 기에 냉방 효율의 부족은 작물의 생장장해를 유발할 수 있고, 과도한 냉방설비는 설치비 및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불리하다. 따라서 정확한 냉방부하 산정으로 적정한 냉방설비 결정이 필 요하다(Nam, 2015).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권부 온도를 생육적온으로 유지해주면 온도 스트레스에 의한 피해를 상당히 경감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Chaisompongpan et al., 1989;Kwack et al., 2014). 또한 근권부 온도를 조절하면 시설의 냉난방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 이면서 뿌리의 생장을 촉진시키고 양수분 흡수 저해를 완화시 킴으로써 생육 및 수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Moon et al., 2007).
또한 파프리카 종자는 다른 가지과에 비해 발아일수가 길고 발아가 불균일하여 양질묘 육성에 어려움이 있다(Nam et al., 1999). 이 때문에 효율적인 파프리카 묘 생산을 위해 발아 시 온도를 조절하여 발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발아세를 높 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근권부 온도가 육묘시 발아 및 묘의 생육 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은 2021년 7월부터 8월까지 목포대학교 원예과학과 의 부속농장에 위치한 유리온실에서 수행하였다. 공시품종으 로 적색계 파프리카 ‘시로코(Sirocco)’를 사용하였다.
근권부 온도 설정은 생장상(Smart bed, OS-SB2000, ONSOL, Korea) 내부의 파이프를 통한 물순환으로 냉각 및 가온을 하여 근권부 온도를 조절하였다. 지면과의 높이차를 이용하여 바닥 과 맞닿는 부분은 20°C로, 바닥에서 3.5 cm 위에 위치한 부분 은 25°C로 설정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2021년 7월 11일 페트리디쉬(90*15 mm)에 필터페이퍼 (90 mm)를 5 ml의 증류수에 적셔 종자 100개를 치상하여 30°C의 24시간 암조건인 챔버(Multi-Room Incubator, JSMI- 02CPL, JSR, Korea)에서 최아하였다. 최아한 종자를 상토 (Eoullim, Shinsung Mineral Co., Korea)를 이용하여 50공 트 레이(48 × 30 × 50mm)에 10개씩 파종하여 4반복으로 수행하 였다. 파종 후 7일까지 저면관수를 실시하였고, 8일째부터 하 루에 한 번씩 물을 두상관수 해주었다. 일장은 광 18시간, 암 6시간으로 조절하였다.
출아율은 파종한 직후부터 7일간 반복구마다 출아 개수를 조사하였다. 파종 후 14일부터 초장과 엽수를 7일 간격으로 4 번 조사하였다. 파종 후 21일부터 지상부와 지하부의 생체중 및 건물중, 엽면적을 7일 간격으로 3번 조사하였다. 건물중 측 정을 위해 지상부와 지하부의 생체중을 측정한 후, 시료를 70°C 건조기(Upright Convection Oven, JSOF-250T, JSR, Korea)에서 72시간 건조한 후 건물중을 측정하였다. 엽면적은 식물체 1개의 모든 엽을 분리한 후 엽면적 측정기(LI-3100 AREA METER, LI-3100C, LI-COR, Inc.,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그래프는 SigmaPlot프로그램(Sigma Plot 12.0, Systat Software Inc., USA)를 이용하여 나타내었다. 통계분석은 SPSS프로그램(SPSS 20.0, IBM, USA)을 이용하여 95%의 신 뢰수준에서 t-검정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근권온도가 파프리카의 출아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기 위 하여 근권온도 20°C, 25°C에서 출아율을 조사한 결과 25°C처 리구는 3일차에, 20°C처리구는 4일차에 출아가 시작되었다. 발 아율이 50%에 도달 시간 또한 25°C처리구가 20°C처리구에 비해 1일 먼저 도달하였다(Fig. 1). 각 작물에는 발아적온이 있고 그 발아적온을 벗어나면 발아가 저하되는데(Khan et al., 1977;Seo et al., 2020), 파프리카 종자의 경우 발아적온 24~25°C로 알려져있다(농촌진흥청, 2019). 따라서 본 실험도 발아적온 25°C에서 출아율이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빠른 출아는 육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 에 최적온도 하에서 육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적절한 육묘환경을 조성하여 생산한 우량묘는 재배 과정에 서 관리노력 및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육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Kim and Park, 2002). 파프리카의 초장과 엽수는 파종 후 28일까지는 25°C처리구가 20°C처리구보다 더 큰 증가폭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아(Fig. 2, Fig. 3, Fig. 7) 근권온도가 초장 및 엽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 미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근권온도를 21, 25, 29, 35°C로 처리하였을 때 토마토의 초장 차이가 1~2 cm내외로 소폭의 증 가만 보이며 큰 차이가 없었던 Noh(1997)의 연구 결과와 비 슷한 경향을 보였다. 생육이 진전될수록 높은 근권온도에서 생 육이 둔화되는 이유는 근권온도가 높을수록 뿌리의 활력 저하 를 일으켜 양수분의 흡수가 저해되고 호흡량이 증가하여 물질 생산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라고 보고된 바 있다(Lee et al., 2003a).
지상부 생체중은 생육초기부터 25°C처리구가 20°C처리구에 비해 더 증가하였으며 건물중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파종 35일차에 25°C처리구의 생체중과 건물중은 각각 5.36 g, 0.2 2g이었고, 20°C처리구의 생체중과 건물중은 각각 5 g, 0.18 g이었다(Fig. 4, Fig. 7). 토마토의 경우 근권온도가 25°C 일 때가 15, 20, 30°C보다 과실수와 수확량이 가장 많았다는 George and Ito (1995)의 연구 결과를 통해 묘 생육 단계에 서는 근권부 온도가 큰 영향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후 수확 단 계에서는 근권부 온도가 높을수록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사 료된다. Gosselin and Trudel(1986)의 실험에서 고추의 근권온 도를 12~36°C로 처리하여 8주간 재배했을 때 근권온도 24~30°C에서 지상부 건물중이 가장 높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파프리카에서도 추후 국부냉·난방을 이용하여 다양한 근권 온도에서의 묘 생육과 재배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 로 사료된다.
지하부 생체중 및 건물중은 생육 전반에서 25°C처리구가 더 높았다. 파종 35일차에 25°C처리구의 지하부 생체중과 건물중 은 각각 1.84 g, 0.12 g이었고, 20°C처리구의 지하부 생체중과 건물중은 각각 1.3 g, 0.08 g이었다(Fig. 5, Fig. 7). 근권온도 17~29°C에서 측근 신장을 측정하였을 때 지온이 높을수록 측 근의 신장이 증가하였으며 오이의 경우 지온이 높을수록 뿌리 의 흡수량이 증가하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Stone and Taylor, 1982;Yoshida and Eguchi, 1989).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고려하면 파프리카에서 25°C처리구의 지하부 생체 중이 20°C처리구보다 증가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지온이 높아 뿌리의 양수분 흡수량이 증가하였기 때문이고, 이는 이후 생 육이 진전됨에따라 지상부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사료된다.
파종 후 35일 파프리카의 엽면적은 25°C처리구에서 더 높 았으며, 25°C처리구와 20°C처리구에서 각각 95.58 cm2, 89.88 cm2였다(Fig. 6). 오이의 경우 지온 20, 25, 30°C에서 엽면적 지수 및 개체군 생장속도는 전처리 모두 생육이 진전 됨에 따라 증가하였지만 지온이 높을수록 증가폭이 크게 나타 났다고 하여(Lee et al., 2003b) 본 실험 결과와 일치하는 견 해를 밝힌 바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국부 냉방 및 난방을 통해 효율적으로 묘 를 재배할 수 있는 육묘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로 활 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적 요
본 연구는 근권부 온도를 20°C와 25°C로 설정하였을 때 파 프리카의 출아 및 묘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고자 실 험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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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아율은 25°C처리구가 파종 후 3일째에 먼저 출아하였 고, 발아기(50%발아)에 도달한 시간도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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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처리간 초장과 엽수의 차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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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상부의 생체중과 건물중은 묘 생육기간 전반에 걸쳐 25°C처리구에서 더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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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하부의 생체중, 건물중, 그리고 엽면적은 묘 생육기간 전반에 걸쳐 25°C처리구에서 더 증가하였는데 묘 생육 후반 에 증가폭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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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부냉방기술 개발을 통해 온실 냉방 효율을 높여 파프 리카 묘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는 재배기술확립에 도 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