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사과나무속(Malus spp.)은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의 3대륙 이 주요 원산지이며(RDA, 2018), 25~47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Phipps et al., 1990). 또한 종간교배가 잘 이루어지며 현재의 재배종 사과(Malus domestica Borkh.)는 야생 Malus 종의 종 간교배로부터 유래하였다(Kumar et al., 2019). 일반적으로 직 경 5cm 미만의 과실을 가지는 야생 꽃사과는 병해충에 강하고 육종에 있어서 유전적 다양성의 원천이며 관상 및 조경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Cho et al., 2021). 국내에서 수분수용 꽃 사과 품종은 교잡 및 방임수분을 이용해 SKK 14, SKK 15, SKK 16이 육성되었고(Ha & Shim, 1995), ‘홍로’와 ‘메이폴’의 교잡에 의해 무측지성 ‘팅커벨’이 육성되었다(Kwon et al., 2016). 주요 재배품종에 적합한 수분수 선발에 대한 연구도 진행된 바 있는데 개화기가 이른 ‘홍로’는 ‘Manchurian’, ‘Yantaishagou’ 및 ‘Hopa A’가 적합하며(Kang, 2004), 개화기가 늦은 ‘후지’는 ‘Professor sprenger’, ‘Gorgeous’, ‘Atrosanguiner’ 및 ‘Adam’s’가 적합하였다(Kang et al., 2002). 사과나무는 제 꽃가루로는 수정이 되지 않는 자가불화합성으로 안정적인 결 실을 위하여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다른 품종을 혼식하여야 한다(Sheick et al., 2018). 그러나 여러 품종을 혼식하는 경우 병해충 방제, 수확, 전정, 적화 등 획일적인 재배관리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Kang et al., 2002). 수분수 전용 꽃사과 품종을 과원 내 혼식하여 안정적인 결실관리가 가능하다면 시장성 높 은 단일품종으로 재배하거나, 과원 내 재배품종을 단순화할 수 있어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Kwon et al., 2016). 또한 수분수는 주품종과 개화기가 비슷하고 화분량이 많으며 병해충에 강한 특성을 보유하여야 한다(Crassweller et al., 1980;Gothard, 1994). 따라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에서는 개화기간이 길고 화분량이 많은 꽃사과 품종 ‘버디벨’ 을 육성하였기에 육성 경위와 주요 특성을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2003년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에서 야생 야광나무(Malus baccata.)의 가지를 수집하여 2004년 실생대목에 접목한 후 2005년 경상북도 군위군 소보면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유전자원보존포장에 재식하여 모수로 활용하였다. 유전자원보존포장에는 M. pumila, M. asiatica, M. baccata, M. prunifolia, M. floribunda 등 다양한 Malus 속의 야생 수 집종 및 M. domestica이 재식되어 있었다. 2008년 수집한 야 광나무의 자연방임수분에 의해 착과 된 과실로부터 종자를 획 득하였다. 획득한 종자는 물에 씻어서 망사에 넣어 건조시킨 후 휴면타파를 위해 0~2°C 내외에서 3개월 정도 층적저장 하 였다. 층적저장은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상자(52×37×32cm)에 항습처리 된 버미큘라이트((주)신성미네랄, Korea)를 채우고 망 사에 든 종자를 넣고 다시 버미큘라이트로 덮은 후 상자 전체 를 비닐로 밀봉하여 저온저장고(0~2°C)에 보관하였다. 저온처 리에 의해 휴면이 타파 된 종자는 이듬해 2009년 3월에 원예 용 상토((주)팜한농, Korea)를 담은 105구 육묘트레이(영광, Korea)에 파종 후 실생 유묘를 양성하여 실생대목에 접목 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시험연구포장에 0.5×0.5 m 간 격으로 정식하였다. 개화 및 결실이 된 2017년부터 2019년까 지 생육, 개화 및 과실특성은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회 조사기 준(UPOV, 1994)와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따라 조사하였다. 대조품종은 ‘만추리안’으로 하였으 며 ‘버디벨’과 ‘만추리안’은 실생대목에 접목하여 특성조사를 수행하였다. 국내에서 재배 중인 주요 품종과의 교배친화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2018~2019년 ‘후지’, ‘홍로’, ‘쓰가루’를 자방 친으로 하고 ‘버디벨’을 화분친으로 50화씩 3반복, 반복 당 1 주를 인공교배 하였다. ‘버디벨’의 화분은 풍선기의 꽃봉오리 로부터 꽃밥을 채취하여 25°C의 배양실에서 개약시킨 후 사 용하였다. 화분량은 2018년 충분히 성숙한 풍선기의 꽃봉오리 1000화 당 화분 중량을 조사하였다. 수폭은 원줄기를 중심으 로 수폭이 가장 긴부분과 짧은 부분을 측정하여 평균을 산출 하였고, 수고는 지면으로부터 원줄기 끝까지의 길이를 측정하 였다.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 분석은 Cho et al(2017)의 연구 에서 보고 된 방법을 사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수분수용 꽃사과 품종 을 개발하기 위하여 2003년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에서 수집 한 야생 야광나무(M. baccata.)를 모수로 증식하여 자연방임수 분 하였다. 이후 얻은 실생계통 중 개화시기가 빠르고 개화기 간이 길며 화분량이 많은 ‘KW-JB-4 OP’를 2018년에 1차 선 발하고 2019년 ‘버디벨(Buddybell)’로 명명하여 최종선발하였 다(Fig. 1). 2020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하였다(출원번 호: 2020-237).
주요 특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가 위치한 경북 군위지역에 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조사한 ‘버디벨’의 주요한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버디벨’의 수세는 대조품종 ‘만추리안 ’과 동일하게 중간정도이며 수자는 ‘버디벨’이 직립형, ‘만추리 안’이 개장형으로 차이를 보였다(Table 1, Fig. 2). 나무의 자 람세가 직립형인 것은 개장형에 비해 자라는데 필요한 공간이 적게 들고 주품종의 생장에 방해가 되지 않으므로 수분수로 적합한 특성으로 생각된다. 또한 실생대목에 접목한 재식 5년 차의 수고는 433 cm, 수폭 275 cm로 실생대목에 접목하여도 나무가 크게 자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2). ‘버디 벨’의 엽신 길이와 너비는 87.3 mm, 45.4 mm으로 ‘만추리안’ 에 비해 작은 편이었고 엽병 길이는 23.7 mm로 짧은 편으로 차이가 있었다(Table 1).
‘버디벨’의 2017~2019년 동안의 평균 개화시는 4월 16일, 만개기는 4월 18일, 개화기간은 14일정도로 개화시기는 빠른 편이고 개화기간은 긴 편이었다. ‘버디벨’은 ‘홍로’의 수분수 로 추천되는 ‘만추리안’과 개화시 및 만개기가 비슷하므로 ‘홍 로’와 같이 개화기가 이른 품종의 수분수로 적합할 것으로 생 각된다. 꽃의 크기는 ‘버디벨’ 40 mm, ‘만추리안’ 38mm로 ‘버 디벨’이 조금 더 큰 크기였다(Table 3). ‘버디벨’의 꽃은 풍선기 에는 분홍색, 만개기에는 흰색으로 개화량이 많아 수분수 뿐만 아니라 관상용(조경용)으로도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Fig. 2)
‘버디벨’의 과실은 8월 하순경부터 붉은색으로 착색이 시작 되며 크기가 0.8 g 정도로 작은 편이다(Fig. 2). 대조품종 ‘만 추리안’은 9월 하순경부터 착색이 시작되고 과중이 6.9 g으로 차이가 있었다. ‘버디벨’의 화총 당 과실수는 5.3개이며, 과경 의 길이는 35 mm로 긴 편이었다. 과실이 착색되는 시기부터 낙과되는 시기까지의 기간은 ‘만추리안’은 40일 정도이며, ‘버 디벨’은 120일 정도로 긴 편이다. ‘버디벨’은 단과지에 착과되 며 ‘만추리안’은 중과지에 착과되는 차이가 있다(Table 4).
국내 주요 품종 ‘후지’, ‘홍로’, ‘쓰가루’를 자방친으로 하고 ‘버디벨’을 화분친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한 결과, 2018~2019년 평균 착과율은 ‘후지’ 76.9%, ‘홍로’ 80.9%, ‘쓰가루’ 87.9% 으로 ‘버디벨’은 국내 주요 품종 모두와 교배친화성이 있는 것 으로 확인되었다(Table 5). 사과는 결실 된 전체 과실의 30~40% 정도를 적과작업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결실률이 60% 만 되어도 수분수로의 이용가치가 높다(Ha & Shim, 1995).
‘버디벨’의 풍선기 꽃봉오리 1000화의 당 화분량은 1,120 mg 으로 ‘메이폴’에 비해 2.5배 많은 것으로 확인되어 수분수로서 매우 중요하고 우수한 특성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Table 6).
‘버디벨’의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 조사 결과, S5S29로 확인 되었으며, 국내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품종과 화분친화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Fig. 3).
병해충 및 재배상 주의점
시험포장에서 생육 관찰 시 사과 주요 병해충인 탄저병, 갈 색무늬병, 노린재에 대한 피해가 발견되지 않아 내병성인 것 으로 생각되나 병해충 발생 시에는 일반 사과에 적용되는 약 제를 기준으로 방제하여야 한다. 수체가 크게 자라지 않는 편 이므로 이용 목적에 따라 사용 대목을 다르게 하여 묘목 생산 하는 것을 추천한다.
적 요
‘버디벨’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2019년 육 성한 수분수용 꽃사과 신품종이다.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에 서 수집한 Malus baccata.의 자연방임수분에 의하여 획득한 종자로부터 선발되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계통선발 을 실시하였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특성검정을 실시하 였다. 수분수로의 이용가치가 높은 ‘버디벨’의 주요 특성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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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세는 중간, 수자는 직립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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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화시는 4월 16일경으로 빠른 편이고 개화기간은 약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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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꽃은 풍선기 분홍색, 만개기 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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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꽃봉오리 1000화 당 화분량은 ‘메이폴’의 2.5배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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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주요 재배품종(‘후지’, ‘홍로’, ‘쓰가루’)과 교배친화성이 높음
‘버디벨’은 2020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완료하였 다(출원번호: 202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