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꽃사과(Malus spp.)는 사과나무속(genus Malus.)의 다양한 야생종으로 유래된 직경 5cm 미만의 과실을 가지는 사과나무 의 일반명이다(Jiang et al., 2020;Guo et al., 2009). 꽃사과 의 꽃은 홑꽃, 반겹꽃, 겹꽃의 형태와 흰색, 분홍색, 빨간색, 보 라색 등 아름다운 색을 가지고 있다. 나무 자람세는 무측지형, 직립형, 개장형, 하수형 등 다양하며 과실의 색깔도 노란색, 빨 간색, 주황색, 분홍색, 녹색으로 다양하다(UPOV, 2003;Xu et al., 2021). 또한 병해충에 강하고 환경적응성이 높아 관상 및 조경용으로 이점을 가지고 있다(Cho et al., 2021). 사과나 무속은 25~47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과나무속 내 종간교배 가 매우 쉽다(Phipps et al., 1990). 현재의 재배종 사과(M. domestica Borkh.)는 오랜시간을 거친 야생종의 종간교배를 통 해 유래되었다(Kumar et al., 2019). 관상용 꽃사과는 꽃과 과 실의 색상, 모양, 형태, 지속기간 등 관상가치에 주요한 목표가 있다. 최근 중국은 꽃사과 육종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개발된 다양한 꽃사과 신품종을 보고하고 있다. 주로 야생종 꽃사과를 모본으로 한 방임수분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교잡육종 및 방사선 조사를 통한 돌연변이 육종으로 신품종을 개발하기도 하였다(Fan et al., 2019: Wang et al., 2021;Zhou et al., 2019). 국내의 꽃사과 품종 육성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 구소에서 주로 수행 중이며 무측지성 ‘팅커벨’(Kwon et al., 2016), 분홍색의 겹꽃 ‘로즈벨’(Kwon et al., 2013), 황색 열매 를 감상할 수 있는 ‘골든벨’(Kwon et al., 2013), 꽃가루양이 많은 수분수용 ‘버디벨’(Kwon et al., 2022) 등 7품종을 개발 하여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등록 하였다. 그 외 Ha & Shim(1995)이 수분수용 꽃사과품종을 교잡과 방임수분을 이용 하여 개발한 바 있다. 최근 중국에서 꽃사과 신품종 개발을 보고한 것 외에 국제적으로 꽃사과 품종개발이 활발히 진행되 고 있지는 않지만 정원, 공원, 가로수용으로 관상용 꽃사과 품 종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따라서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흰 색의 큰 꽃이 풍성하고 개화기간이 길며 진한 꽃향기가 나는 관상용 ‘하나벨’의 육성 경위와 주요 특성을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시험수 양성
2002년 경상북도 군위군 팔공산에서 야광나무(M. baccata) 의 가지를 수집하여 2003년 실생대목에 접목 후 육묘장에서 묘목을 양성하였다. 2004년 경상북도 군위군 소보면에 위치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36°16′N, 128°27′E, 해발고도 71m)의 다양한 사과나무속 야생 수집종(M. asiatica, M. baccata, M. floribunda, M. pumila)이 있는 시험연구포장에 식재하여 모수로 활용하였다. 2008년 자연방임수분에 의해 착 과 된 과실로부터 종자를 채종한 후 물에 씻어 건조하고 층적 저장하였다. 플라스틱상자(W52×L37×H32cm)에 항습처리 된 버미큘라이트((주)신성미네랄, Korea)를 채우고 종자를 넣어 비 닐로 밀봉 후 0~2°C 저온저장고에 3개월 처리하여 휴면을 타 파하였다. 2009년 3월 105구 육묘트레이(영광, Korea)에 원예 용 상토((주)신성미네랄, Korea)를 채우고 종자를 하나씩 파종 하여 유리온실에서 실생 유묘를 생육시켰다. 본엽이 5매 정도 전엽되면 육묘용 화분(D10×H16cm)으로 이식하여 노지로 옮 기고 낙엽이 진 후 접수를 채취하였다. 채취한 접수는 2010년 실생대목에 접목 후 육묘장에서 묘목을 양성하였다. 2011년 15개의 실생 묘목을 시험연구포장에 4×2m 간격으로 정식하 였다. 대조품종은 실생대목에 접목한 ‘만추리안’으로 하였다.
특성 조사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회 조사기준 (UPOV, 1994)과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 에 따라 나무, 엽, 꽃, 과실 및 개화 특성을 조사하였다.
화분량 조사
화분량은 ‘하나벨’, ‘메이폴’, ‘만추리안’의 충분히 성숙한 풍 선기 꽃봉오리 1,000화로부터 꽃밥을 채취하여 25°C에서 24 시간 개약시킨 후 화분의 중량을 3반복 조사하였다.
향기 분석
‘하나벨’ 꽃의 향기성분 분석은 Kim et al(2014)의 연구를 참고하여 SPME법으로 분석하였다. 2018년 4월 17일 개화 된 꽃 5개를 20mL vial에 담아 60분간 SPME fiber (65μm PDMS/DVB, sigma)에 향기성분을 흡착시킨 후 GC-MS (Agilent 7890B, Agilent Technologies, CA, USA)를 이용하 여 향기성분을 정성분석 하였다. SPME fiber를 GC 주입구에 5분간 탈착시켜 사용하였고, GC column은 HP-5MS UI (30 m×0.25 mm×0.25 μm)로 유속은 1.3mL·min−1 였다. 초기 오븐 온도는 50°C에서 1분간 유지한다음 150°C까지 승온하면 서 성분을 분리시키고 5분 간격으로 300°C까지 총 140분 분 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 경위
관상용 꽃사과 품종개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2002년 경 상북도 군위군 팔공산에서 수집한 야생 야광나무(M. baccata.) 를 모수로 증식하여 자연방임수분 하였다. 이후 얻은 15개의 실생계통 중 꽃의 관상가치가 높고 진한 향이 있으며 개화기 간이 긴 ‘KP-PG-4 OP’를 2016년 1차 선발하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특성조사 후 2020년 ‘하나벨(Hanabell)’로 명명하 여 최종선발하였다(Fig. 1). 2021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 원 하였다.
주요 특성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경북 군위지역에서 조사한 ‘하나벨’의 주요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하나벨’의 수세는 중간정도이며 수자 는 개장형이다. ‘하나벨’의 엽신 길이와 너비는 각각 107 mm, 52 mm로 ‘만추리안’(91 mm, 50 mm)에 비해 큰 편이며, 엽병 길이는 26mm로 ‘만추리안’(40 mm) 보다 짧은 편으로 차이가 있었다(Table 1). 재식 5년차 수고는 346 cm, 수폭은 304 cm 로 실생대목에 접목하여도 일반적인 사과나무처럼 크게 자라 지 않았으며, 나무모양이 둥근 원형에 가까워 가로수나 조경용 으로서 관상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Table 2, Fig. 2).
‘하나벨’은 ‘만추리안’에 비해 개화시기가 느리고 개화기간 은 길며, 꽃의 크기는 더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3). 개 화시는 4월 17일, 만개기는 4월 21일, 개화종은 5월 2일로 총 개화기간은 15일 정도였다. 꽃의 크기는 48mm로 일반적 인 사과 꽃에 비해 큰 편이며 풍선기에는 분홍색, 만개기에는 흰색이다(Fig. 2). ‘하나벨’은 매년 개화량이 많고, 흰색의 큰 꽃을 오랜기간 감상할 수 있어 관상용으로 적합한 특성을 보 유하고 있다.
‘하나벨’의 과실은 0.9g으로 크기가 매우 작고, 8월 하순경 부터 착색이 시작되어 과피 전체가 붉게 전면착색된다(Fig. 2). 과총 당 과실수는 5개이며, 과경의 길이는 38mm로 긴 편이 다. 과실이 착색되는 시기부터 낙과되는 시기까지의 기간은 ‘만추리안’은 40일 정도이나, ‘하나벨’은 120일 정도로 매우 길어 붉은 색의 과실을 오랜기간 감상할 수 있다. ‘하나벨’은 단과지, ‘만추리안’은 중과지에 착과되는 차이가 있다(Table 4).
‘하나벨’의 풍선기 꽃봉오리 1,000화 당 화분량은 32mg으 로 매우 적었다(Table 5). 수분수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메이 폴’은 446mg, ‘만추리안’은 477mg으로 ‘하나벨’에 비해 14~15배 이상 많은 화분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화분량이 매우 적은 ‘하나벨’은 다른 품종의 수분수로 활용하기는 어려 울 것이다.
개화 된 ‘하나벨’ 꽃의 휘발성 향기성분을 분석한 결과 총 13종의 물질이 동정되었다(Table 6). 13종의 물질 중 40.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benzyl acetate (C9H10O2)는 달콤하 고 상쾌한 향기를 발생하며 꿀벌을 유인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Schiestl & Roubik, 2003). 사과, 자두와 같은 과일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과일향이 나는 성분인 hexyl acetate (C8H16O2)도 2.9% 포함되어 있었다(Gomez & Ledbetter, 1994).
재배상 유의점
‘하나벨’은 꽃가루가 적어 다른 사과품종의 수분수로 활용될 수 없다. 시험기간 중 사과 주요 병해충인 갈색무늬병, 점무늬 낙엽병, 탄저병, 노린재 피해는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병해 충 발생 시에는 일반 사과에 적용되는 약제를 기준으로 방제 하도록 한다. ‘하나벨’은 실생대목을 사용하여도 일반적인 사 과나무처럼 크게 자라지 않았다. 왜성대목을 사용한다면 동일 면적 내에 더 많은 묘목이 필요하게 되므로 관상 목적 및 활 용 방법에 따라 사용할 대목과 재식 주수를 고려하여 묘목을 생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용성
관상용 꽃사과 ‘하나벨’은 품종보호권 설정을 위해 2021년 국립종자원에 품종출원(출원번호: 2021-144)을 실시하고, 임시 보호권 획득 후 종묘업체에 보급 중이다.
적 요
‘하나벨’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2020년 육 성한 관상용 꽃사과 신품종이다. 경상북도 군위군 팔공산에서 수집한 Malus baccata의 자연방임수분에 의하여 획득한 종자 로부터 선발되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계통선발을 실 시하였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특성검정을 실시하였다. ‘하나벨’의 수세는 중간정도이며 수자는 개장형이다. 개화시는 4월 17일, 개화종은 5월 2일로 개화기간은 약 15일 정도로 길 다. ‘하나벨’ 꽃의 크기는 48mm로 일반적인 사과 꽃에 비하 여 크고 매년 개화량이 많아 관상가치가 아주 높다. 개화 된 ‘하나벨’ 꽃은 진한 향기를 풍기는데, 꿀벌을 유인하는 물질인 benzyl acetate (C9H10O2)가 다량 포함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나벨’은 2021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완료하였다 (출원번호: 202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