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1995년 전북 김제에서 수출용으로 처음 재배된 파프리카 (Capsicum annuum L.)는 짧은 재배 역사를 지녔지만, 생산성 이 ha당 100.6톤(MARFA, 2012)으로 오이, 토마토 등 다른 과채류에 비해 높은 작물이다. 파프리카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작물로 100g의 생체 내 수분 약 92%, 단백질 3.1%, 조섬유 1.3% 그리고 비타민 100 mg, 칼슘 18 mg 외 카로틴, 철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RDA, 2020). 이러한 영양학 적 가치로 인하여 파프리카는 건강에 좋은 채소로 인식되어 소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RDA, 2020). 재배면적은 2010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5년 이후 700 ha 이상 유지 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은 2019년에는 생산량이 80,770톤으로 기록되었으며, 이 중 56.3%가 국내에서 소비되었고, 나머지 43.7%는 해외로 수출되었다(aTKati, 2023). 국내 파프리카 재 배방법은 1990년대부터 노지재배에서 시설재배로 완전히 전 환되었으며, 안정적 연중 생산을 위해서 환경제어가 가능한 스 마트팜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Jung et al., 2008). 스마트팜 환 경 제어 요인 중 근권부 온도는 물과 영양소의 흡수 및 이동 속도, 생장 조절 호르몬의 생성 및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Bode Stoltzfus et al., 1998;Marschner et al., 1996;Mozafar et al., 1993). 따라서 근권부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시설 냉난방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감소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뿌리의 생육을 촉진시 키고 양수분 흡수를 증가시켜 생육 및 수량에 긍정적인 영향 을 미칠 수 있다(Moon et al., 2007). 오이의 뿌리가 낮은 온 도에 노출될 때 뿌리의 압력, 수송 투과력 및 양수분의 이동 이 심각하게 감소했고(Lee et al., 2004), 토마토의 근권부 온 도가 20°C 이하일 때 식물의 지하부 및 지상부의 생육이 심 각하게 느려짐이 확인되었다(Ju et al., 2023). 이와 같이 근권 부 온도를 조절함에 따라 작물 생육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 고되어 왔다(Ambebe et al., 2009;Dı´az-Pe´rez et al., 2007;Lahti et al., 2005;Niedziela et al., 2008;Nxawe et al., 2009;Solfjeld and Johnsen, 2006). 본 연구는 냉난방 에 너지 소비효율을 증대시키고 혹한기와 혹서기에 대비하여 현장 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근권부 온도조절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자 료로 사용하기 위해 최적 근권부 온도를 구명하는 실험을 수행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은 2022년 6월 5일부터 10월 11일까지 목포대학교 부속농장에 위치한 기후 조절용 23 m2 규모의 소형 유리온실 (34.91°N, 126.44°E)에서 수행하였다.
온실의 외부는 차광률 99% 필름으로 차폐하여 외부 광량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였고 온실의 대기온도는 공조기(DUS- 100E, DONGHWA Co. Ltd., Korea)를 이용하여 주간온도는 20°C와 25°C로 조절하였으며, 야간온도는 18°C 로 설정하였 다. 근권부 온도는 온실 내 대기온도 처리구 마다 15 ± 3, 20 ± 3, 25 ± 3 및 30 ± 3°C 로 설정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Fig. 1). 온실의 광량은 200 ± 20 μmol·m-2·s-1로 설정하여 명기 12 시간, 암기 12시간으로 조절하였다.
근권부의 온도조절은 200 L 양액탱크에 전기온수기(KD-PDS13K, KDheater Co. Ltd., Korea), 냉각기(DA-500B, DAEIL Co. Ltd., Korea) 및 온도조절기(RMD-100-220-30A, Run electronics Co. Ltd., Korea)를 설치하여 양액의 온도를 조절하였으며(Fig. 2), 온도가 조절된 양액은 PBG표준액(Tabel 1)을 이용하여 EC 2.5 dS·m-1로 12시간 동안 6분 간격으로 1 분간 33 mL씩 점적관주 하였다. 또한, 펌프(PW350 sm, Willo, Korea)와 점적드리퍼(H Dripper set, Netafim, Israel) 를 이용하여 양액을 공급해 각 근권부 온도를 조절하였고 조 절된 대기온도와 근권부 온도는 측정기기(Watchdog 1000series Micro stations, Spectrum Technologies. Inc., USA)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파프리카 종자를 암면 셀트레이에 파종한 후 양액(EC 1.5, pH 6)으로 침지시켜 광량은 100 ± 10 μmol·m-2·s-1, 온도는 30°C로 설정된 생장상(OS-SB2000, Onsol Co. Ltd., Korea) 에서 7일 동안 발아시켰다. 파종 7일 후 떡잎 2매가 전개된 개체 중 균일한 묘를 선발하였고, 상토가 채워진 원형 플라스 틱 포트(Ø100 mm × H90 mm)에 이식한 후 대기 온도를 20°C 와 25°C, 근권부 온도를 각각 15, 20, 25 및 30°C로 설정된 온실로 옮겨 묘를 재배하였다.
생육조사는 일주일 간격으로 각 처리구 당 5개체의 식물체 를 임의로 선발하여 파괴조사를 하였고, 초장, 근장, 엽수, 엽 면적, 지하부 생체중, 지하부 건물중, 지상부 생체중, 지상부 건물중을 측정하였다. 건물중은 생체중 측정 후 70°C로 설정 된 건조기(JSOF-250T, JSR, Korea)에 72시간 건조한 후 측 정하였다. 엽면적은 식물체 한 개의 모든 잎을 분리한 후 엽 면적 측정기(LI-3100 AREA METER, LI-COR Inc., USA) 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온도 처리 후 29일차 생육조사를 바 탕으로 묘소질을 조사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의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 분석기준(RDA, 2012)과 기존 연구(Jeong et al., 2020)를 기초로 충실도를 아래와 같은 계산식으로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통계분석
그래프는 SigmaPlot 프로그램(Sigma Plot 12.0, Systat Software Inc., USA)를 이용하여 나타내었다. 통계분석은 SAS 9.4(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95%의 신뢰수준에 서 Duncan 검증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대기온도 20°C와 25°C 에서 근권부 온도를 각각 15, 20, 25 및 30°C 로 조절하여 초장을 조사한 결과 대기온도 25°C 의 근권부 처리구가 20°C의 근권부 처리구보다 긴 경향을 보 였다(Table 2). 온도 처리 후 29일에는 대기온도 20, 25°C에 서 근권부 20, 25°C로 조절한 처리구가 길었지만, 처리구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4). Noh(1997)의 연구 결 과에서도 토마토 초장의 경우 근권부 온도를 21, 25, 29 및 35°C 로 설정하였을 때 각 처리구간 1-2cm 내외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근장은 온도 처리 후 29일에 대기온도 25°C에서 근권부 온 도를 25°C와 30°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길었으며 근권부 온 도를 15°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길었다(Table 4). 오이의 경 우 낮은 근권부 온도에서 양분의 흡수가 억제되어 뿌리의 생 육이 억제되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Bai et al., 2016). 본 연구결과에서도 근권부 온도 15°C에서 가장 짧아 낮은 근 권부 온도로 인해 양분의 흡수가 억제된 것으로 생각된다.
엽수는 온도 처리 후 22일 및 29일에 대기온도 25°C에서 근권부 온도를 25°C와 30°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많았다 (Tables 3 and 4). 토마토의 경우 대기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엽수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Mizuno et al., 2022;Ju et al., 2023). 본 연구 결과에서도 대기온도와 근권 부 온도가 증가할수록 엽수가 증가하여 선행 연구 결과와 일 치하였다.
엽면적은 온도 처리 후 15일부터 29일까지 대기온도 25°C 의 모든 근권부 온도 처리구가 대기온도 20°C의 모든 처리구 보다 면적이 더 넓었다(Tables 2, 3, and 4). 엽수의 결과와 비슷하게 온도 처리 29일 후에 대기온도와 근권부 온도가 증 가할수록 엽면적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대기온도 25°C 에서 근권부 온도를 25°C와 30°C로 조절한 처리구가 가장 넓 었다(Table 4). 근권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엽면적이 증가하 지만, 과도한 엽면적 증가는 광합성 속도를 저하시킨다는 연 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Jun et al., 2008). 본 연구 결과에서 도 근권부 온도를 30°C로 처리하였을 때 엽면적이 가장 넓었 으나 식물체의 충실도는 근권부 온도 25°C가 30°C보다 더 좋 았다(Fig. 3).
지상부 생체중과 건물중은 온도 처리 후 29일 대기온도 25°C의 모든 근권부 온도 처리구가 대기온도 20°C의 근권부 처리구 보다 높았다(Table 4). 대기온도 25°C의 경우 근권부 온도가 증가할수록 지상부 생체중 및 건물중의 무게가 증가하 였으며, 근권부 온도 15°C에서 가장 낮았다. Jeong(2018)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물 생산, 광합성 산물의 전류 등은 온도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근 권부 온도 15°C의 처리구가 동화 산물 전류가 억제되어 지상 부의 생육이 저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하부 생체중과 건물 중도 온도 처리 29일 후 대기온도 25°C에서 근권부 온도를 30°C로 처리하였을 때 지하부 생체중 및 건물중이 높은 경향 을 보였다(Table 4). 그러나 충실도의 경우 근권부 온도 30°C 보다 25°C가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내어 생체중 및 초장의 결 과와는 차이가 있었다(Fig. 3). 이는 근권부 온도 25°C에서 적 당한 호흡량과 증산량의 증가로 지하부 생체중 및 건물중이 가장 높았다는 토마토의 선행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Jang et al., 2015).
온도 처리 후 29일 째의 묘의 충실도를 Fig. 3에 나타내었 다. 충실도는 값이 높을수록 품질이 우수한 묘라고 할 수 있 다(Lee et al., 2016;Zhang et al., 2003). 충실도는 대기온도 25°C의 모든 근권부 온도 처리구가 대기온도 20°C의 모든 처 리구에 비해 높은 충실도를 나타냈으며, 특히 근권부를 20°C 와 25°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근권부 온도 15°C 처리구에서는 가장 낮은 충실도를 나타냈다(Fig. 3). 따라서 묘의 품질향상에 효과적인 근권부 온도는 20°C와 25°C인 것으로 생각되며, 근권부 온도 15°C는 묘의 품질을 저 하시키는 온도로 판단된다.
이상의 모든 결과를 종합해 보면 묘의 생육에는 대기온도 25°C에 근권부 온도를 25°C와 30°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효 과적이었지만(Table 3, 4), 묘의 충실도를 감안하여 건전묘 생 산에 적합한 조건을 도출한다면(Fig. 3), 근권부를 25°C로 처 리하는 것이 건전묘 생산에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적정 대기온도와 근권부 온도 조절을 통해 생육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이상기후에 대비한 근권부 온도 조절 기술 개발에 기초 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그 러나 본 연구는 대기온도를 20°C와 25°C로 제한적으로 처리 한 연구결과로써 이후 저온기와 고온기의 근권부 온도 조절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적 요
대기온도와 근권부 온도가 파프리카 초기 생육에 미치는 영 향을 구명하고자 실험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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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은 온도 처리 후 29일에 대기 온도와 근권부 온도 처리구 간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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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장, 엽수, 엽면적, 지상부의 생체중, 건물중, 지하부 생 체중 및 건물중은 온도 처리 후 29일에 대기온도 25°C에서 근권부 온도를 25°C와 30°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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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도는 대기온도 25°C에서 근권부 온도를 20°C와 25°C로 조절하였을 때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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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 결과는 근권부 온도 조절을 통해 생육을 촉진시 킬 뿐 아니라 과도한 근권부 온도 하강 및 상승을 방지할 수 있는 근권부 온도조절기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