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 현상들의 빈번한 발생으로, 원예작물에 다양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여러 피해들 중 도 복(Lodging, 倒伏)은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을 주는 주 요한 요인이다. 도복의 가장 주된 원인은 비를 동반한 강한 바 람으로, 노지 재배의 경우 농작물이 쓰러지고 열매 등이 떨어 져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강한 비바람에 재배작물의 뿌리가 들려 생육이 지연되거나 잎과 줄기에 피해를 입었을 경 우 병원균이 침입할 수 있어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적절한 조 치가 필요하다.
전 세계 채소들 중, 2000년부터 2021년까지 가장 많이 생산 되는 작물인 토마토의 생산량은 1억 8,900만 톤으로, 세계 채 소 생산량의 16% 내외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Fig. 1). 토마토는 고추와 더불어 대표적인 가지과 채소작물로서 전 세 계 생산량의 63.0%에 해당하는 생산이 아시아지역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Fig. 2).
2022년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 자료에 따르면 고추의 국내 재배면적은 37,761헥타르(ha)이고 261,132톤(t)이 생산되었으며, 토마토의 국내 재배면적은 6,010헥타르이고 369,383톤이 생산 되었다(MAFRA, 2022). 비바람의 직접적인 영향에 의한 도복 현상은 시설재배보다 노지재배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고 추의 경우, 국내 노지재배의 총 면적은 27,132 헥타르이며 (KOSIS, 2023), 5개년 평균 총 재배면적 대비 노지재배의 면 적은 약 89.2%로 나타났다(KOSIS, 2020).
많은 가지과 작물들은 도복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주대를 세우고 유인줄을 설치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우 리나라는 작물의 수확 시기인 8, 9월에 비바람이 동반된 태풍 의 영향으로 낙과, 도복 등 단시간에 큰 피해가 발생하는 특 징이 있어, 사전에 지주를 더 꽂고 느슨한 유인줄을 팽팽하게 매어 태풍에 의한 도복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책이 다. 지주대 설치 및 유인줄 작업 뿐만 아니라 과실 수확에 많 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심각한 농촌 인력난으로 인 해 기계 수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고추의 도복 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투입되어 설치된 지 주대와 유인줄은, 기계를 이용한 열매 수확 작업에 큰 장애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도복저항성이 증가된 고추 품종 개발이나 재배방법의 개선에 따른 도복저항성 향상에 대 한 연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고추를 포함하는 가지과 채 소작물의 도복 및 도복저항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본 리뷰에서는 기존에 많이 연구되었던 화본과 작물 (Gramineous crop)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가지과 채소작물의 도복관련 연구 사례 및 연구 동향을 검토하고 보고된 연구결 과에 있어서의 한계점과 향후 보완점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도복의 의미
도복은 농업용어에서 사전적 의미로 작물이 지표의 수직된 위치나 처음 위치에서 넘어지는 것과 같이 작물이 땅 표면 쪽 으로 쓰러지는 것으로, 작물 지상부의 일부 혹은 전체가 수직 상태에서 벗어나는 현상이다. 이는 줄기의 구부러짐 또는 뿌 리와 토양을 고정하는 부분의 부러짐으로 인해 발생하며(Wu and Ma, 2016), 일반적으로 밀, 벼와 같은 곡물에서는 알곡의 품질저하, 수량 감소 및 수확효율 저하와 관련된 상당한 손실 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Fischer and Stapper, 1987;Berry et al., 2003a). 작물의 도복은 일반적으로 외부 환경적 요인, 작물의 형태적 특성, 그리고 조직 및 세포의 화학적 성분 등 다양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먼저 외부 환경적 요인들은 바람, 우박, 지형, 토양입자 및 밀도를 포함하는 토성, 강우, 비료 관리, 병해충 그리고 재배방식 등이 있고(Crook and Ennos, 1993;Berry et al., 2003b;Wu et al., 2019;Jing et al., 2020;Wu et al., 2022), 작물의 형태적 특징인 초장, 줄기길이 및 지름, 절간의 길이와 지름 등은 도복의 정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Kong et al., 2013;Berry and Berry, 2015;Yadav et al., 2017). 세포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식물생장조절제(Plant growth regulation; PGRs)는 생체 내 물 질 생합성과 이동 및 신진대사를 조절하여 내재하는 호르몬들 의 작용과 유사한 효과를 내거나, 호르몬들과 상호작용하여 작 물의 생장과 발육에 영향을 준다. 예컨대, 트리넥사팍에틸 (Trinexapac-ethyl)은 초장 억제용으로 사용되는 생장조절제로 곡류나 잔디에 처리했을 때, 신장촉진 호르몬인 지베렐린 (Gibberellin)의 합성을 저해하여 절간신장을 억제하고 식물체 의 키를 낮추며 줄기 두께 증가 등의 기대 효과를 통해 도복 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Park, 2006;Hong and Tae, 2009;Tae et al., 2010;González-Curbelo et al., 2012;MFDS, 2013;Jang et al., 2015). 미생물 유래의 천연물인 메발로시딘(Mevalocidin)은 고추와 토마토에서 적심과 분지를 위한 생장조절제로서 재배과정 중 결실과 생장장애를 초래하 는 불필요한 가지의 발생을 낮추어 도복억제에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Kim et al., 2020).
따라서 도복은 작물 생산량, 품질과 기계수확에 있어 작물 의 수율을 제한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노동력과 생산비를 증 가시키는 원인들 중 하나이다(Berry et al., 2004;Kamran et al., 2018;Berry, 2019;Li et al., 2022). 또한, 광합성과 광 합성 산물의 분배를 저해하면서 열매 수량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수확 후 단계를 어렵게 만드는 간접적인 원인도 제공한다(Wu et al., 2022).
도복 발생 원인
도복의 발생원인은 물리적 피해를 주는 기상현상에 의한 직 접적인 원인과 재배관리 방법에 따라 발생되는 간접적인 원인 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Jeong et al., 2006). 실제, 작물 상 부에 가해지는 바람 등이 작물이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초과하 면서 도복이 발생하고, 가뭄과 고온같은 기후환경은 도복의 위 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작물 수확량이 80% 이상 감소될 수 있다(Berry and Spink, 2006;Foulkes et al., 2011;Shah et al., 2019;Luo et al., 2022;Wu et al., 2022). 더불어, 강우 로 인한 작물 지상부의 무게 증가 역시 도복의 위험성을 증가 시킬 수 있는데, 노지재배에서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은 인간 이 통제하기 어렵다(Faris and De Pauw, 1980;Niu et al., 2012;Niu et al., 2016;Weng et al., 2017;Luo et al., 2019;Teng et al., 2021;Li et al., 2022;Luo et al., 2023).
더불어, 비가 온 후 특히 침수와 같은 배수 불량 환경에 노 출되는 국내 고추 재배지의 경우, 침수로 인해 토양 구조가 변형되고 산소 부족으로 식물의 뿌리 호흡이 저하되어, 작물 의 생육 감소와 그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야기된다(Kang et al., 2021). 한편, 높은 수확량을 위해 재식밀도를 높이는 재배 방법도 도복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생육 저하에 따른 작물의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기에 적절한 재식밀 도 환경에서의 재배가 중요하다(Cheng et al., 2020).
일반적으로 작물의 도복은 수직 상태에서 줄기가 꺾이거나 구부러지는 줄기도복과 지면과 닿는 뿌리와 줄기사이가 부러 져 지상부의 물리적 손상없이 작물이 쓰러지는 뿌리도복으로 나눌 수 있으며(Pinthus, 1974;Liu et al., 2013;Chauhan et al., 2019;Wang et al., 2022), 대부분의 경우 줄기도복이 뿌리도복보다 작물 생산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Pu et al., 2000;Berry et al., 2004;Li et al., 2022). 줄기 의 도복저항성은 줄기의 형태적, 생리학적 특성과 밀접한 연 관이 있으며, 작물의 중요한 농업적 형질이다(Li et al., 2022). 작물의 줄기는 작물의 지지 및 수분과 영양소의 수송 역할을 담당하는데(Du et al., 2016), 줄기 지름, 무게와 강도를 포함 하는 줄기의 형태는 도복의 주요 외부적 원인이 된다(Kong et al., 2013;Wu et al., 2019). 가지과 작물인 파프리카와 토마 토의 경우 영양기관(잎, 줄기, 뿌리), 과실의 수와 크기에 따라 동화산물의 분배량이 달라지며, 이는 착과부하 같은 줄기 혹은 지상부의 밀도 변화 등을 통해 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 (Heuvelink, 1995;Heuvelink and Buiskool, 1995;Heuvelink, 1997;Lee and Cha, 2009). 고추의 경우 온도변화에 따라 줄 기 지름이 변화되는데, 고온 하에서 초기에 급격한 성장하는 경우와 이와 달리 같은 조건에서도 저조한 생육상태가 나타날 수 있으며(Kang et al., 2010;Heo et al., 2013;Park et al., 2014;Song et al., 2015;Jang et al., 2018), 이러한 온 도에 따른 줄기 생장은 수확량 뿐만 아니라 도복 저항성과도 관련이 있다(Liu et al., 2023).
뿌리 도복은 약한 근계, 뿌리의 손상, 토양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줄기와 상관없이 넘어지는 것을 말한다(Lindsey et al., 2021). 토양 중심부에서 뿌리의 고정은 근계의 특징에 의해 결 정되기에, 뿌리형태 및 발달은 뿌리 도복저항성과 밀접한 연 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Ennos, 1991). 뿌리 도복의 예로 옥 수수의 경우,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동반된 기상현상이 일어 나면 뿌리의 일부가 흙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발생한다. 뿌 리 도복으로 인한 수확량의 감소는 부분적인 근활력 저하, 부 족한 광흡수와 관련이 있으며(Lindsey et al., 2021), 유채류 작물의 경우는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뿌리가 지상부를 고정할 수 있는 힘이 25%정도 감소하게 되어 뿌리 도복이 증가한다 고 알려져 있다(Wu et al., 2022).
도복의 발생은 줄기의 단단함과 높은 리그닌(Lignin) 함량, 작물의 낮은 키, 왕성한 근계발달 그리고 생장조절제의 처리 에 따라 감소될 수 있으며, 유전적 품종개량과 재배 관리(파 종시기, 깊이, 재배밀도, 적절한 식물생장조절제 및 비료 사용) 를 통해 도복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Fig. 3).
가지과 채소의 도복 및 도복저항성의 중요성
채소 재배 시 도복저항성은 작물의 발육 및 생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최적의 재배조건에 의해 향상될 수 있다(Luo et al., 2023). 작물의 도복저항성은 내재적인 유전적 특성들 뿐만 아니라 재배환경과 재배법 등 외부 요인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Kashiwagi and Ishimaru, 2004;Ookawa et al., 2014). 채소작물 재배 시 도복은 수확시기의 작업효율을 저하시키며(Seo et al., 2001), 도복이 발생한 작물은 광합성과 양분 이동이 저해되고, 이는 개화 및 착과 불량 등 생육 부진 을 야기시켜 농산물의 수확량과 품질의 저하로 이어진다. 일 반적으로 이러한 도복의 피해는 도복시기가 빠를수록, 도복의 각도가 클수록 두드러진다고 알려져 있다(RDA, 2020).
가지과 작물들의 도복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내 농 가에서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유인재배를 하고 있으나, 설치된 지주대와 유인줄은 기계 수확작업의 지장을 초래하는 요 인이다. 게다가, 국내 농업 인구는 고령화와 함께 2022년에는 약 216만명으로, 전년대비 약 4만 9천여명으로 감소했다(KOSIS, 2022). 이러한 농업 인구 감소는 기계수확 등을 포함하는 농업기 계화의 필요성을 증가시키며, 최근에는 관련연구도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Choi et al., 2010;Kim et al., 2019). 특히, 가지과 채소들 중에서 고추는 기계수확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대표적 작물 중 하나이며, 토마토는 로봇을 연계하여 수확과 이송을 동 시에 가능하게 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다(Fig. 4).
고추는 착과가 시작되면서 작물 크기와 과실 무게가 증가하 고, 측지에 의한 작물의 도복과 그에 따른 병해충 피해로 수 확물의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Gou et al., 2011;Cui et al., 2014;Sun et al., 2019;Sun et al., 2022;Wei et al., 2023). 토마토의 경우, 기계로 수확할 때 과실의 경도, 뿌리의 활착 정도, 줄기의 부러짐과 휘어짐, 수 확시기, 운반 및 저장성 등이 중요한 요인들로 작용한다 (Trubilin et al., 2014;Ablikov et al., 2019). 또한, 토마토가 도복되어 과실이 지면에 닿아버린 경우 병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보고되었다(Chaurasia et al., 2013).
도복과 도복저항성 연구
세포생물학적 연구
도복저항성은 작물의 높이, 너비, 줄기지름과 같은 작물의 형태학적 특징들과 작물의 조직 및 세포내 성분 등의 세포학 적 요인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Brulé et al., 2016). 또한, 환 경적 요인과 작물의 유전적 요인 모두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Niu et al., 2012;Niu et al., 2016;Weng et al., 2017;Li et al., 2022).
도복저항성은 작물 세포 내 리그닌, 셀룰로오스(Cellulose) 및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함량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Luo et al., 2023), 리그닌, 셀 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는 줄기를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Li et al., 2022). 셀룰로오스는 수백에서 수 천 개의 D-포도당 단위체들이 β-(1,4)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연결된 고분자 중합체이며, 셀룰로오스 표면에 특징적으로 결 합하는 유연한 다당류인 헤미셀룰로오스, 그리고 셀룰로오스, 펙틴 성분 등으로 이루어진 세포벽 사이의 공간들을 채우고 있는 지용성 페놀 고분자인 리그닌 등이 줄기의 구조적 강도 를 증가시켜 줄기 휘어짐, 부러짐 및 도복을 감소시키는 역할 을 한다(Pauly et al., 2013;Li et al., 2022). 따라서 작물 내 리그닌,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등의 함량이 감소되면 작물 줄기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도복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작물재배 시 과다한 질소 시비의 경우 에도 나타나 도복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i et al., 2022). 작물 생육에서 탄소와 질소 대사는 줄기 도 복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생물학적 요소로(Wei et al., 2008;Ren et al., 2018;Li et al., 2022;Li et al., 2023), 높은 상대적 질소 함량은 도복에 대한 내성을 감소시킨다(Wei et al., 2010). 질소비료는 주로 줄기의 강도에 영향을 미치며, 줄 기 리그닌화(Lignification)정도, 유조직세포 면적, 줄기 직경 및 세포벽 두께를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작물의 도복에 영향을 끼친다(Zhang et al., 2017;Li et al., 2022). 이러한 작물 생 육단계에서 비료와 식물생장조절제의 적절한 사용은 리그닌,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의 수치를 높여 작물 도복저항성 을 증가시킨다(Fig. 5).
다양한 연구에서 식물생장조절제 사용, 비료와 수분관리를 통해 작물의 형태학적 및 생리화학적 특성변화 유도를 기반으 로 도복저항성을 향상시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Peng et al., 2014;Chen et al., 2018, Kamran et al., 2018;Wu et al., 2019).
또한, 보리, 밀, 벼 같은 주요 식량작물들의 경우, 도복을 줄 이기 위한 다양한 육종 프로그램들이 지금까지 활발히 운영되 고 있다. 곡물의 반왜성 형질(Semi-dwarf trait)도입은 녹색 혁 명을 이끌어 냈으며, 이는 도복저항성을 증가시켜 수량 안정 성을 크게 향상시킨 좋은 사례이다. 밀의 도복 저항성을 나타 내는 양적형질유전자좌(Quantitative trait locus, QTL)들 중에 서 작물의 반왜성 돌연변이 유전자인 Rht-B1b(Rht 1)와 Rht- D1b(Rht2)는 지베렐린 호르몬의 신호전달을 지속적으로 저해 하여 작물의 반왜성을 유도하는데, 밀 육종 프로그램에서 널 리 활용되고 있다. 작물의 육종 프로그램 연구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신장을 가지면서 줄기의 강도증가와 재배조 건에 맞게 특화된 작물 지상부 구조를 가지는 품종개발이 도 복 저항성 향상을 위한 효과적인 연구방향이라는 의견이 있다 (Niu et al., 2022). 일반적으로 도복 저항성과 관련된 작물의 특성은 신장, 줄기의 직경 및 두께, 상하부 절간 강도, 줄기 세포벽 두께, 줄기 세포벽의 리그닌 및 셀룰로오스의 축적 등 이 있다(Fig. 6).
보리, 밀, 벼와 같은 곡물의 생산성과 생체량 증가를 위한 육종 프로그램을 통해 도복저항성을 가지는 품종이 높은 수확 량을 나타냈으며, 이를 근거로 강하고 단단한 줄기를 지닌 계 통들이 높은 생산성을 가지는 것으로 선발되기도 했다(Ennos, 1991;Crook and Ennos, 1993;Berry et al., 2003a).
가지과 작물에서는 고추의 XYLP1(Xylogen-like arabinogalactan protein1)과 XYLP2 단백질이 줄기 발달에서 리그닌 합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다 양한 가지과 작물들에 잘 보존되어 있다(Zhang et al., 2022; Fig. 7).
또한, 왜성 유전자(Dwarf gene)를 가지는 왜성 토마토는 도 복현상이 감소하여 과실과 토양의 접촉이 줄어 성숙하는 동안 더 나은 품질의 과실을 유지할 수 있으며, 특히 가공용 토마 토의 기계수확 효율을 높인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Cavasin et al., 2021). 다른 예로, 대두에서는 MicroRNA인 GmmiR156 과다발현을 통해 더 굵고 튼튼한 줄기 생장을 유도함으로써 도복에 대한 저항성이 나타났고 이는 생산량 증가로 이어졌다 (Sun et al., 2019).
재배학적 연구
작물의 재배 및 관리방법도 도복저항성에 영향을 끼친다. 도 복은 품종, 시비량, 시비시기, 수분 및 병해충 관리 등과 같은 재배방법에 따라 발생하기도 한다(Lim et al., 1992;Jeong et al., 2006). 재배 밀도를 높이거나 질소비료를 과잉 투입하게 되면 줄기 길이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작물이 웃자라며 도복 위험이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Pinthus, 1974;Kashiwagi and Ishimaru, 2004;Quang Duy et al., 2004;Sposaro et al., 2008;Zhang et al., 2016).
고추 재배에 있어, 지주대가 없고 질소질 비료의 과다시비 가 이루어진 고추 밭에서 줄기도복이 많이 관찰되었으며, 부 족한 일조량에 기인한 고추의 영양불균형 또한 도복 피해를 야기시킨다고 알려져 있다(Poudyal et al., 2023). 파프리카의 경우, 본엽, 자엽, 근계부를 기준으로 더 깊게 정식할수록 개 화가 빨라지고 도복현상이 줄어든다. 정식 깊이가 깊어질수록 뿌리 주변은 급속한 변화없이 적당히 낮은 온도로 유지되어 뿌리 생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White, 1937;Vavrina et al., 1994). 또한, 가지과 작물은 대목을 사용하는 방법이 일반 화되면서 뿌리썩음병, 뿌리혹선충 등 뿌리에 피해를 줄 수 있 는 각종 토양전염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Chung et al., 1997, Barrett et al., 2012, Lee and Kim, 2017).
벼의 경우, 도복 정도에 따라 쌀의 도정특성, 외관품질 및 식미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도복정도가 심할수록 수확량도 낮 아졌다(Jeong et al., 2006). 논에서 벼를 재배했을 경우, 이앙 재배가 산파재배보다 높은 도복저항성을 나타내며(Lee and De Datta, 1989), 생장조절제를 적기에 적용하여 도복 방지의 효 과를 보기도 한다(Lee and De Datta, 1990). 더불어, 지역 및 계절 적응성의 범위를 넓히고 수확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식량 및 사료작물들의 도복저항성 품종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 다(Son et al., 2018, Han et al., 2021).
재배기술이 발전하면서 수확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 서는 심각해지는 농촌 인력난으로 인해 수확 시 기계 이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확을 위한 기계화율이 2000년 도부터 5년마다 10%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고추는 다른 작물에 비해 노동 투입시간이 많아 기계사용의 효과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KREI, 2021). 단고추 품종은 보통 손으로 수 확하지만 고추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계 수확이 필수적 이며, 기계 수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품종개발 혹은 재배법 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Somos, 1984). 최근, 고추 작물체 의 초장과 첫 분지의 위치가 높을수록 기계 수확이 용이하리 라는 보고는, 기계 수확에 적합한 고추 품종 개발을 위한 육 종목표를 제시하고 있다(Joukhadar et al., 2018). 다양한 가지 과 채소 작물이 기계 수확에 용이하면서 도복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제시를 위한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적 요
원예작물의 재배에서 도복저항성은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의 보장을 위한 중요한 농업적 형질이다. 작물의 도복저 항성을 갖는 품종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 내에서는 벼를 제외하면 도복저항성 연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리뷰논문은 가지과 채소작물의 도복위험을 최소화하여 기 계 수확 과정에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과 도복저항 성을 지닌 품종 육성의 연구 개발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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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로 인해 원예작물의 피해가 증가하면서 주원인으로 도복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 서 원예작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지과 채소작물은 생산량 이 매우 높지만 도복으로 인한 기계수확의 어려움과 관련 연 구가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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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작물에서 도복의 원인으로 환경적 요인(바람, 우박, 강우, 지형, 토성 등)과 재배적 요인(작물품종, 밀도, 토양입자, 병해충 등)이 있으며, 심각한 도복피해는 수확량 손실과 품질 저하, 기계 수확에 있어 결정적인 제한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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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대부분의 가지과 원예작물(고추, 토마토, 가지, 파프리카 등)은 도복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농가에서 많은 노 동력을 요구하는 유인재배를 하고 있으며, 설치된 지주대와 유 인줄은 수확기에 기계 수확작업의 지장을 초래하는 주요요인 이 되기에, 도복저항성은 매우 중요한 작물의 형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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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을 예방하거나 도복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 세포생물 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작 물의 줄기에서 리그닌, 셀룰로오스 및 헤미셀룰로오스 성분들 은 세포 및 조직의 구조적 강도를 향상시켜 작물의 도복저항 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도복저항성에 대한 세 포생물학적 조절 메커니즘의 이해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 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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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 살펴본 연구사례들을 중심으로, 가지과 작물 의 도복저항성 품종생산을 위한 육종연구와 재배법 개발이 활 발히 이루어져 심각한 농촌 인력난과 같은 농업 현장의 여러 난제들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