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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온의 상승은 작물의 발아, 개화, 과실 생장 및 병해충 발생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경우 서리피해, 기형과 형성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Han et al., 2010). 이처럼 기후변화는 원예작물의 생육환경을 변화시켜 각 작물의 주산지 이동과 재배지에 영향을 주며(Seo, 2003;Yoon, 2005), 이러한 재배지의 이동은 농가로 하여금 새로운 농토의 마련과 대체 작물로의 작형 전환을 요구하게 된다. 이로 인한 많은 시행착오와 경영비 손실을 초래하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으며, 반대로 새로운 지역의 고소득 창출 작물이 되거나 재배기간의 단축 등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Han et al., 2008;Jang et al., 2002).
연내 수확이 가능한 온주밀감과 달리 이듬해에 수확되는 만감류는 국내의 노지 환경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시설재배에서는 상품성이 좋아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RDA, 2021). 2023년 전체 감귤류 재배면적은 2만 2,108ha로 온주밀감이 78.6%, 만감류가 21.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시설재배 면적은 전체 재배면적의 약 28.4%인 6,287ha이며, 최근 내륙지역으로 만감류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KREI, 2024).
‘부지화’는 1972년 일본에서 청견(Citrus kiyomi)과 병간(ponkan, C. reticulata)의 교잡종으로 육성되어 1990년대 초반 국내에 도입된 후 1998년 ‘한라봉’이라는 상품명으로 불리는 대표 만감류이다(Lee et al., 2006). 국내 ‘부지화’ 재배 면적은 1,735ha이며, 2000년대 초부터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내륙지역에서도 재배되기 시작하여 현재 내륙지역의 재배면적은 84ha 내외이다(KREI, 2024).
‘부지화’와 같은 만감류는 연평균 기온 16.5℃ 이상에서 안정적 재배가 가능하지만, 겨울철 최소 가온재배나 3중 무 가온으로 내륙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Byeon and Han, 2019). 또한, 내륙지역은 제주도에 비해 일조시간이 많아 과실의 품질이 양호하고, 착색발현 온도(20℃)의 시기가 빠를 뿐만 아니라 토양 내 점토 함량이 많아 수세 유지 및 과실의 품질향상에 유리하다(RDA, 2021). 또한 내륙지역은 유휴 하우스 시설을 만감류 재배 용도로 전환할 수 있고, 소비자와 직거래 판매로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부지화’는 겨울철 동해 발생 온도가 –5℃ 내외로 내한성이 약하고 1∼2월 최저기온이 –3℃ 이하로 내려가면 과실에 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륙지역은 ‘부지화’ 동해 발생 한계온도 이하의 기상환경으로 재배 적지는 아니다(Kang and Oh, 2004;Han and Gwon, 1993).
하지만, 최근 따뜻해진 겨울철 날씨와 만감류가 시설 소득 작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라북도 김제, 정읍, 완주 등, 경상북도 경산, 경주, 칠곡 등, 충청북도 충주, 경기도 여주, 평택, 이천 등 기존 주산지인 제주도 지역과는 전혀 다른 기상 환경을 가진 내륙으로 확대되고 있다(RDA, 2020). 과수원 내 재배환경은 국지기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미기상을 형성하여 수체 생장과 결실, 비대, 품질 그리고 수확까지 영향을 미친다(Han et al., 2008). 특히, 기온의 상승은 과수의 생장과 발육에 영향을 주어 생육단계를 전반적으로 빠르게 하며(Seo, 2003), 양분의 흡수에 영향을 주어 과실의 생육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Kim et al., 2011).
이에 본 연구에서는 내륙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부지화’ 의 재배 기상환경과 과실품질을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재배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하여 기존 주산지인 제주도와 비교⋅분석 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및 조사 지역, 농장 선정
만감류 ‘부지화’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수령은 10∼12년생이며, 재식거리는 2.8∼3.0m×3.0∼3.2m로서 수세가 유사한 과수원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조사지역은 전라남도 3지 역(나주, 고흥, 진도)와 전라북도 2지역(완주, 부안)을 선정하여 제주도(서귀포시)와 비교하였다(Fig. 1).
기상자료 수집
기상자료는 과수원 외부와 내부 기상환경을 조사하여 비교하였다. 조사지역의 과수원 외부 기상환경은 조사 과수원과 가장 가까운 기상대(기상청, http://kma.go.kr) 자료를 활용하여 지역별 평년(1991년∼2020년) 기상값을 수집하였다. 과수원 내부 기상환경은 전북 완주, 전북 부안 그리고 제주도 서귀포 3곳의 과수원에서 2023년 1년 동안 수집하였다. 기상 자료 수집을 위한 Data Loggers(Hobo pro v2, Onset computer Corp. Germany)는 과수원 시설 중앙, 지상 1.5m 높이에 설치하여 최저, 최고, 평균기온, 습도, 일사량 데이터를 한시간 단위로 수집하였다.
생물계절 조사
지역별 만개기, 수확기를 조사하여 성숙일수를 산출하였으며, 만개기는 수관 전체 꽃이 80% 개화되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였다. 수확기는 농가에서 사용하는 당도 13°Brix 도달 시기를 기준으로 하였다.
과중 분포, 과실 특성 조사
과중별 분포 비율은 착과수준이 비슷한 5주를 선정하여 착과된 과실에 대해 전수조사하였다. 또한 과실 특성 조사는 가능한 균일한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이들 나무의 중간 높이의 수관외부에서 수확된 과실 중 무작위로 30개의 과실을 선택해 조사하였다.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착즙하여 디지털당도계(RX-5000a, Atago Co., Tokyo, Japan)를 이용해 측정 후 °Brix로 나타냈다. 산함량 적정은 과실 착즙액 5㎖에 증류수 45㎖를 희석한 후 0.1N NaOH로 pH가 8.20까지 투여된 량을 이용하여 구연산으로 적정, 환산하였다(TitroLine 5000, SI Analytics, Germany). 과육의 경도는 물성측정기(TA.XT-plus, Stable Micro Systems, UK)를 이용하였다. 이때 사용된 프로브(probe)는 3mm였으며, 침투속도 2mm/s, 깊이 5mm로 측정하여 N으로 표기하였다. 과피의 색도는 색차계(Spectrophotometer CM-700d, Konica minolta, INC.,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 였으며, CIE L*(명도, lightness), a*(적색도, redness), b*(황색 도, yellowness) 값을 사용하여 비교하였다.
통계분석
조사된 결과 값의 통계처리는 SPSS 프로그램(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 Version 2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ANOVA) 및 T-test 분석법으로 검증하였다. 평균값 간의 유의적 차이가 있는 경우는 p<0.05 수준에서 Duncan의 다중검정법으로 차이를 구분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제주지역과 비교한 내륙소재 과수원의 기상요소 차이
조사지역의 평년(1991년∼2020년) 기상값을 통한 외부 기상환경을 살펴본 결과(Table 1), 평균기온은 제주 서귀포가 16.9℃로 가장 높았으며, 전북 부안이 12.9℃로 가장 낮아 약 4℃의 차이가 있었다. 평균 최고기온은 제주 서귀포가 20.3℃ 로 가장 높았으며, 전북 부안이 18.3℃로 가장 낮았다. 최저 기온은 전북 완주지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제주도 서귀포 지역보다 평균 최저기온은 약 6.3℃ 낮았고, 1월 최저기온은 10.3℃, 2월 최저기온은 9.2℃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연간 누적 일사량은 전남 나주지역이 7,051 MJ/m2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제주 서귀포 지역이 5,267 MJ/m2로 가장 낮았다. 하루 평균 일사량도 나주지역이 19.3 MJ/m2으로 가장 높았고, 다른 내륙지역은 15.2∼15.7 MJ/m2 내외였으며 제주 서귀포는 14.4 MJ/m2로 가장 낮았다.
부지화’와 같은 만감류는 연평균 16.5℃ 이상인 지역에서 재배 가능하며(Kawase, 1999), 겨울철 온도는 –5℃ 내외에서 동해가 발생한다. 또한, 가장 추운 시기인 1월을 경과 후 수확되기 때문에 1∼2월 최저기온이 –3℃ 이하로 내려가면 과실에 언 피해가 발생하고, 이보다 높은 저온에서도 장시간 노출되면 과실의 상품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KMA, 2020). 2016년 1월 ‘부지화’ 재배 하우스 내 온도가 –2℃ 이하로 내려갔을 때 과실에 동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CCRI, 2016). 지역별 평년 기상값을 통한 1∼2월 최저기온이 –3℃ 이하의 임계온도 경과일을 조사해 본 결과, 제주도 서귀포 지역과 전남 진도지역에서는 임계온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없었다. 하지만, 전북 완주지역은 1월에 31일과 2월에 22일 총 53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전북 부안이 45일, 전남 나주가 44일 그리고 전남 고흥이 40일로 나타났다. 이와같이 전남 진도지역을 제외한 내륙지역의 노지 외부 기상환경은 ‘부지 화’ 재배에 부적합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2∼3중 하우스 시설에서 온풍기를 이용한 가온으로 하우스 내부 온도를 연평균 18℃ 이상으로 유지함으로써 ‘부지화’ 재배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겨울철 저온(Huang et al., 1993;Joa et al., 2021)을 극복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3년 1월∼12월까지 내륙지역과 제주 서귀포의 ‘부지화’ 재배 하우스 내부 기상환경을 조사한 결과(Fig. 2), 전북 완주와 부안은 연평균 기온이 18.3℃로 유지되었고, 제주 서귀포는 17.3℃로 내륙지역이 연중 1℃가 더 높았다. 게다가, 동상해와 과실품질에 영향을 주는 최저기온은 내륙지역이 제주 서귀포보다 1.2∼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월 최저기온은 전북 완주가 5.4℃로 가장 높았고, 전북 부안이 1.9℃ 그리고 제주 서귀포가 0.4℃로 가장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상대적으로 겨울이 추운 내륙지역은 제주에 비해 12∼3월까지 겨울철 동해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가온을 실시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내륙지역의 겨울철 하우스 내부 가온은 ‘부지화’의 발아, 개화기를 조절하기 위한 것보다는 저온에 의한 동해피해 예방을 위한 방편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과 비교한 생물계절
조사 지역의 만개기와 성숙일수를 조사한 결과 Table 2와 같이 만개는 전라남도 진도가 4월 10일로 가장 빨랐고, 전라 북도 부안이 가장 늦은 5월 2일이었다. 수확일은 제주 서귀포가 1월 9일로 가장 빨랐으며, 전북지역이 수확일이 비교적 늦었다. 지역별 만개기와 수확일을 기준으로 산출한 성숙일 수는 제주 서귀포가 272일로 가장 짧았고, 전북 완주가 290 일로 가장 길었다. 시설하우스 내부 기상환경을 조사한 지역 (전북 완주, 전북 부안, 제주 서귀포)의 만개기로부터 수확일까지의 적산온도를 조사한 결과, 전북 완주가 5,755℃로 가장 높았고, 전북 부안과 제주 서귀포는 각각 5,517℃, 5,518℃로 비슷하였다. 전북 완주는 이들 지역에 비해 성숙일수가 17∼ 18일 더 길어서 적산온도가 237∼238℃가 더 높았다. 대개 과실의 품질은 성숙일수가 길수록 과실의 당도가 높아지지만 (Song and Ko, 1999), 농가에서의 수확시기는 성숙일수보다 시장가격, 설명절에 맞춰 결정되기에 고품질 만감류 생산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출하방식에 따라 도매상을 통해 일시 출하하는 농가의 수확기가 직거래 농가에 비해 빠른 경향이었다.
제주지역과 비교한 과실품질
조사 지역별 농가에서 결정한 수확시기에 수확된 ‘부지화’ 과실의 품질을 분석한 결과(Table 3), 평균 과중은 전북 완주가 319g으로 가장 컸으며, 전남 진도가 253g으로 가장 작았다. 당도는 전북 완주가 14.8°Brix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 고흥이 제주 서귀포와 함께 13.2°Brix로 가장 낮게 조사되어 내륙에서 재배된 것이 높은 경향이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산함량은 전남 고흥이 2.5%로 가장 높았고, 전북 완주가 1.3%로 가장 낮았다. 농촌진흥청의 탑프루트 품질기준(당도 13°Brix 이상, 산함량 1% 이하)으로 볼 때 모든 조사지역에서 당도는 상품과에 해당하나 산함량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화’의 상품성은 외관, 향기, 당산비 등에 따르며, 특히 수확 직후의 산함량은 출하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Lee et al., 2006). ‘부지화’는 온주밀감에 비해 산함량이 높아(Moon et al., 2015) 재배과정에서 산함량을 조절하기 위한 토양 수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토양의 수분을 떨어뜨리면 산함량도 같이 높아져 재배경력이 짧은 내륙지역의 농가들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산함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수확 후 일정기간 상온에서 출하 전 처리가 이루어지고(Ko and Hyun, 2011), 수확 후 상온 저장기간과 온도조건에 따라 가용성 당과 산함량에 변화가 일어나므로(Lee et al., 2007) 당도가 농가마다 설정된 상품기준에 도달하면 수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육의 경도는 내륙지역(8.6∼10.4N)이 제주 서귀포(6.9N)보다 높았으며, 내륙지역에서 생산된 ‘부지화’ 과실이 저장성은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산함량 조절을 위한 수확 후 상온 저장으로 과실의 수분함량 감소와 경도의 저하가 이루어짐으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껍질과 과육이 밀착되어 단단한 형태가 되도록 재배하는게 중요하다(Lee et al., 2006). 과피의 착색은 L* 값과 a* 값은 조사 지역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내륙지역과 제주도 지역 간의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노란색을 나타내는 b* 값은 내륙지역이 제주 서귀포보다 통계적으로 유의(p<0.001)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과실이 더 진한 노란색으로 착색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제주도 서귀포의 착색기 높은 기온이 과피의 카로티노이드 생성을 늦춰 착색을 지연시키고(Kitazono et al., 2012;Moon et al., 2017), 여름을 지나 겨울에 접어들면서 착색발현 온도(20℃) 도달 시기가 내륙지역이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일조량이 많을 때 과피 착색은 촉진되므로(Kitazono, 2001;Takagi et al., 1982) 제주도 서귀포에 비해 연간 267∼1,784 MJ/m2 높은 내륙지역의 일사량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부지화’는 다른 감귤에 비하여 꼭지가 튀어나온 특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Takagi et al., 1982), 수확시기에 상대습도가 낮아짐에 따라 증산작용에 의한 마름 현상이 발생하여 꼭지 부분에 대부분 빈 공간이 형성된다. 꼭지와 밀착된 경우에도 갑의 윗부분은 과즙이 적어 약간 말라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지화’가 다른 감귤류와 구분되는 품종특성이다(Lee et al., 2006). 지역별 ‘부지화’ 과형을 조사한 결과 Table 4와 같이 과형지수는 제주 서귀포가 94.8로 가장 둥근 모양을 나타냈으며, 내륙지역은 88.4∼92.2 내외의 편구형으로 나타나 착과 후 길이생장이 주를 이루는 초기생육에서 제주도 서귀포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과실의 생장은 초기에는 종경비대가 주를 이룬 후 횡경비대가 이뤄지므로(RDA, 2013), 지역별 과형지수의 차이는 착과 후 과실 생육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내륙지역의 꼭지깃의 길이가 제주도 서귀포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p<0.01)로 더 길게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화’ 꼭지깃의 발현조건은 온도차, 결과 모지, 나무 수세에 따라 다르고 착과 후 최고온도와 최저온도의 편차가 12∼15℃ 날 때 더 잘 발현된다(RDA, 2021). 따라서 내륙지역의 밤낮의 큰 일교차가 꼭지깃의 발현에 더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과피의 무게는 내륙지역에서 생산된 ‘부지화’가 꼭지깃의 뚜렷한 발달로 더 무거운 경향이었으나 과피의 두께는 차이가 없었다.
지역별 과실 등급별 생산수량
‘부지화’의 재배에서 결실 정도가 나무의 수세와 과실의 품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Lee et al., 2006). 이에 본 연구에서는 조사 지역별로 나무의 수령, 재식거리, 수세가 비슷한 시험수를 선정하여 주당 생산량과 과중에 따른 분포도를 조사하였다(Fig. 3). 주당 착과량은 제주도 서귀포가 38.3kg으로 가장 많았고 내륙지역은 30∼34kg로 수준이었으나, 착과수는 내륙지역(108개∼124개)이 제주도 서귀포(114개)보다 많은 경향이었다. 중량별 과중 분포는 조사된 내륙지역에서는 251∼300g의 분포가 25∼54%로 가장 많았으며, 301∼ 350g이 19∼29.5%, 350g 이상이 10.4∼20.7%, 200∼250g 14.3∼21% 그리고 200g 이하가 0∼6%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서귀포 농가는 350g 이상이 48.7%로 가장 많았고 301∼350g(33.1%), 251∼300g(16.2%), 200∼250g(1.6%), 200g 이하(0.5%) 순으로 큰 과실의 분포가 내륙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되는 큰 과실은 품질에서는 조직이 거칠고 맛이 떨어지는 결점이 있다(Lee et al., 2006). 제주도에서는 ‘부지화’의 상품과 품질규격에 관한 조례를 2006년 제정하여 200g 미만인 감귤을 비상품과로 규정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조사된 내륙지역 농가는 많게는 6% 까지 비상품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제주도의 만감류 재배 농가는 명절 선물용 큰 과실 생산을 목적으로 착과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내륙지역 재배 농가는 직거래를 통한 유통으로 가정 소비용 중소과 생산을 위주로 하기에 착과량 조절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적 요
본 연구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내륙지역으로 재배가 확대되고 있는 ‘부지화’의 재배지 기상조건과 과실품질을 주산지인 제주도와 비교⋅분석하여 향후 재배지 이동에 따른 만감류 품질 예측의 기초자료로 사용코자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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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화’ 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내륙지역의 평년(1991 년∼2020년) 평균기온은 12.9∼13.9℃로 제주도 서귀포(16. 9℃)보다 3-4℃ 낮았다. 특히, 1∼2월 과실 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저 임계온도(–3℃ 이하)가 빈번한 내륙지역의 외부 기상환경은 ‘부지화’ 재배에 부적합한 조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륙지역에서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적극적 가온을 통해 하우스 내부온도 관리(연평균 18.3℃)로 재배 부적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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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화’ 만개는 전남 진도(4월 10일)가 가장 빨랐고, 전북 부안이 가장 늦었다(5월 2일). 수확일은 제주도 서귀포(1월 9일)가 가장 빨라 성숙일수(272일)가 가장 짧았고 전북 완주가 290일로 가장 길었다. 하우스 내부의 적산온도(만개 기∼수확일)는 전북 완주가 5,755℃로 가장 높았고, 전북 부안(5,517℃)과 제주도 서귀포(5,518℃)는 거의 비슷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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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화’ 과실품질은 종경, 꼭지깃의 길이, 경도, 그리고 과피의 b* 값에서 내륙지역과 제주도 간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재배 기상환경의 차이가 과실품질 특성 중 외부 모양을 결정하는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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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착과량은 내륙지역(108개∼124개)이 제주도 서귀포(114개)보다 많았고, 과중 분포에서 내륙지역은 251∼300g 의 분포가 가장 많았으나(25∼54%), 제주도 서귀포는 350g 이상의 큰 과실 비중(48.7%)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