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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8504(Print)
ISSN : 2287-8165(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International Agriculture Vol.36 No.3 pp.201-216
DOI : https://doi.org/10.12719/KSIA.2024.36.3.201

Analysis of Food Security Using the National Food Security Index (NFSI): A Comparative Study of Cuba and Eight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

Kisuk Chun*, Tae-Hwa Kim**†
*Department of Food and Resource Economics, Korea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
**Department of Community Development, Kongju National University, Yesan-gun, Chungcheongnam-do, Republic of Korea
Corresponding author (Phone) +82-41-330-1381 (E-mail) kimthink@kongju.ac.kr
August 11, 2024 August 25, 2024 August 25, 2024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quantitatively analyze the food security situation in Cuba using the National Food Security Index (NFSI) and compare it with neighboring countries with geographic and environmental similarities in order to provide policy implications for strengthening food security in Cuba. According to the analysis, Cuba’s food security level is in the NFSI Red Level. It is one of the lowest in the Latin American and Caribbean (LAC) region. Analysis of factors affecting food security levels showed that extreme weather events (i.e. high temperatures, heavy rainfall), political instability, and uncertainties such as the COVID-19 pandemic were the main factors threatening food security in 9 LAC countries, including Cuba. Results of this study can be used as a basis for diagnosing and strengthening the food security situation in Cuba. They will be helpful for future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linkages between Cuba and Korea, including food aid and agricultural technology cooperation.



국가식량안보지수(NFSI)를 이용한 식량안보 분석: 쿠바를 중심으로 한 중남미 9개국 비교 분석

전기석*, 김태화**†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국립공주대학교 지역사회개발학과

초록


    서 론

    세계가 다시 식량안보(food security)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WFP, 2021). 기후변화, 경제적 불안정성, 인구 증가, 코로나-19와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하며 많은 국가들이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량안보는 국가의 안정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류의 기본적 권리인 충분한 식량에 대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충분한 양의 식량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가 영양학적으로 요구되는 열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충분한 식량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Pinstrup-Anderson, 2009).

    이러한 식량안보 문제는 특정 국가에서는 심각한 위기로 나타나기도 한다.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쿠바(Republic of Cuba)는 현재 심각한 식량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2024년 3월, 쿠바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데쿠바(Santiago de Cuba)에서는 만성적인 경제난과 식량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수백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심각한 식량난과 정전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행진했고(Reuters, 2024), 사회관 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시위 현장 영상에는 시민들이 공산당 본부 옥상에서 “식량과 전기를 달라”고 강력히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시위는 쿠바의 5개 도시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쿠바는 1962년부터 우유, 밀가루, 콩, 설탕, 빵, 닭고기 등 기본 식료품을 국영 배급소(Bodegas)에서 배급해 왔으나, 장기간 지속된 경제 위기와 외환 부족 등으로 인해 배급을 통한 식량의 안정적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쿠바의 배급 시스템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The Week, 2024). 쿠바 당국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WFP는 쿠바에 어린이용 탈지분유를 긴급 지원했으나, 이는 전체 요구량의 7%에 불과한 수준이다(BBC News, 2024).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쿠바 국민이 소비하는 식량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외환 부족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식량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농업 생산성 저하,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시절 강화된 경제 제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가격상승 등이 쿠바의 식량 상황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은 2024년 2월 14일 쿠바와 수교에 합의했다(MOFA, 2024).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 교국이었던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은 한국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향후 양국은 개발 협력, 문화, 인적 부분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쿠바가 당면한 식량 위기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한국과의 농업기술 협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The Farmers Newspaper, 2024).

    쿠바의 식량 위기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 농업 분야 개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쿠바의 농업 및 지속 가능한 농업정책에 대한 분석은 이루어졌으나(Wright, 2012;Kim and Ha, 2016;Kim, 2021;Yoon, 2015;Hanon, 2020), 식량안보 상황을 정량적이고 포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쿠바의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식량안보 상황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쿠바의 현재 식량 안보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 결정, 국제적 지원,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인 과제가 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국가식량안보지수(the National Food Security Index, NFSI)를 이용해 쿠바의 식량안보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식량안보 위협요인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NFSI 를 이용해 쿠바의 식량안보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둘 째, 패널 회귀분석을 이용해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다. 셋째, 쿠바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대응 방안과 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

    본 연구는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쿠바와 한국과의 농업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국제적인 협력 및 정책 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식량안보의 개념과 국가식량안보지수

    식량안보의 개념과 측정

    식량안보(food security)의 개념은 1974년 세계식량회의(World Food Conference)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식량안보는 식량의 ‘가용성’뿐 아니라 ‘접근성’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되었다. 이후 국제 시장은 식량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영양실조 문제와 농업 생산능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World Food Summit)에서는 식량안보를 재정의하였다(Caiafa and Wrabel, 2019). 세계식량정상회의는 식량안보를 ‘모든 사람이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섭취와 선호를 만족시키면서, 충분하고 안전하며 영양가 있는 식량을 물리적, 경제적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때’로 정의하였다.

    앞서 1974년 정의에서는 식량에 대한 ‘가용성과 접근성’만을 강조한 것과 달리,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는 식량의 가용성(physical availability), 접근성(economic and physical access) 그리고 활용성(food utilization)과 안정성(stability for the other three over time) 등 네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담보해야 함을 강조하였다(World Bank, 2024).1) 그 외에 학문적으로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로 구성된 정의가 제시되기도 한다(Clay et al., 1981;Ericksen, 2008;Pinstrup-Andersen, 2009).

    식량안보 ‘지수(index)’는 식량안보의 수준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다. 최초의 식량안보 지수는 1990년대 The UN’s International Fund for Agricultural Development (IFAD)에서 개발되었다. IFAD 지수는 물리적인 수급 상황, 소비, 생산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보여준다. 그러나 곡물 가격 수준이 극단적 상태에서 계속되는 경우, 개별 곡물의 지수를 제시하지 않아 수입구조 등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 국제재고 상황 등 시장 구성요소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종합적 평가 지수로서 적합하지 않다.

    가장 널리 인용되는 지수는 The Economist의 Global Food Security Index (GFSI)이다. 이는 경제성(affordability), 가용성(availability), 식품 품질(quality) 및 안전성(safety)을 대표하는 50개의 세부 지표로 구성되어 있고 113개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발표되고 있다. 각국의 경제적 능력, 공급 및 사용 측면뿐 아니라 지속가능성, 식품안전 등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 패널의 의견을 고려하거나 식량안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지표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2) 이외에 농협경제연구소 新식량안보지수, SERI 식량안보지수, Rice Bowl Index,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량안보지수 등이 있다(Lee, 2009;Park et al., 2011;Kim and Kim, 2013;Seung et al., 2024). 기존 지수 검토 결과 대표적으로 식량안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변수를 포함하고 있거나 연구자 혹은 전문가 집단의 판단에 의지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Yang and Kim, 2014).

    국가식량안보지수(NFSI)

    Yang and Kim (2014)은 국가의 식량안보 수준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국가 간 비교가 용이한 국가식량안보지수(NFSI)를 개발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3)

    NFSI 개발을 위해 식량안보를 다시 정의하였다. 1996년 World Food Summit에서 식량안보를 4가지 관점에서 정의한 것은 관련 정책 및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4) 그러나 이중 식품안전과 영양은 식량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지만,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이에 다른 정의에 비해 비교적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Pinstrup-Andersen (2009)의 정의(물리적, 경제적 조달 능력)를 인용하여 지수를 개발하였다.5)

    NFSI는 기존 식량안보지수의 구성, 한계점 등을 검토한 후 다섯 가지 기본원칙이 따라 개발되었으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지수는 식량안보 개념에 충실하면서 해석에 있어 이해가 쉽고 간단명료해야 하기에 0과 1 사이의 값으로 산출된다(유계성, boundedness). 둘째, 누구나 자료만 주어지면 쉽게 계산하여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복제 가능성, duplicability). 셋째, 지수 계측에 이용되는 자료는 추정 값이 아닌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공개된 자료를 사용하여야 한다(신뢰성, reliability). 넷째, 어느 국가에 대해서도 산정 가능하여 국가 간 시기별 비교가 가능하여야 한다(적용성, applicability), 다섯째, 미래 식량 위기에 대한 조기경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예측 가능성, predictability).

    NFSI는 3가지 요소(물리적, 경제적 그리고 시장 여건)로 구성되어 있고 이는 다시 5개 세부 지표로 이루어진다(Fig. 1). 첫째, 물리적 공급능력은 국내 생산능력인 자급률을 말한다. 둘째, 경제적 구매력은 식량 구매력, 소득 평등도, 경제적 안정성(신용도)으로 구성되며, 한 국가의 식량 구매력과 분배에 대한 능력을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시장 여건은 국제 시장의 재고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NFSI는 주요 4개 곡물(쌀, 밀, 옥수수, 대두)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식량안보 지수에 비해 누구나 쉽게 산출할 수 있다. 또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해석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6)

    국가의 식량안보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NFSI는 ‘예 측 가능성’ 원칙에 따라 식량안보 수준을 3단계(안전(Green), 경계(Yellow), 위험(Red))로 구분하여 조기 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 EWS)을 운영하고 있다.7)

    쿠바 및 중남미 국가 식량안보 분석

    본 장에서는 NFSI를 이용하여 쿠바의 식량안보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또한, 쿠바의 상대적인 식량안보 수준을 분석하기 위해 중남미 33개국 중 지리적⋅환경적으로 유사하거나 한국의 중점협력국(ODA)인 9개국(쿠바,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파라과이, 페루)을 선정하여 식량안보 수준을 함께 검토 하였다.

    분석 대상 국가 선정 및 자료

    대한민국 외교부는 미주대륙 북미지역(미국, 캐나다)을 제외한 중미, 카리브, 남미지역을 중남미(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로 정의하고 있다.8) 본 연구는 다음 세 가지 기준으로 쿠바 이외에 중남미 8개국을 최종 선정하여 쿠바와 식량안보 수준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나아가 식량안보 위협 요인에 대한 영향을 함께 평가하였다. 첫째 기준은 국가식량 안보지수(NFSI) 산출을 위한 데이터 가용 여부이다(Table 2). NFSI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4개 곡물의 생산⋅소비⋅ 재고⋅수입⋅수출량(물리적 공급능력 측면) 자료가 필요하며, 경제적 구매력 측면에서 엥겔계수, 지니계수 그리고 국가 신용 평가등급 자료가 있어야 한다. 이에, NFSI 신뢰성(reliability) 기본원칙에 따라 UN, World Bank, 미국 농무부(USDA) 등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고 공개된 공공 자료를 우선 검토하였다. 그 결과 19개국은 USDA PSD Online (2024)에 일부 곡물에 대한 자료가 없거나, 그 외 일부 NFSI 세부 지표 자료가 부재하였다.9) 쿠바 등 4개국은 자료가 부재하였으나 선행연구 및 다른 기관의 자료를 인용하였다(Sánchez Egozcue et al., 2009;Hansing and Optenhögel, 2015).10)

    둘째, 한국과 지속적으로 긴밀한 외교 관계를 이어온 국가를 검토하였다. 실례로 한국 정부는 중남미 4국(볼리비아, 페루, 파라과이, 콜롬비아) 등 27개국을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중점협력국으로 지정하고 중장기 ODA 지원전략(국가협력전략)을 수립하여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11년부터 매년 카리브 14개국과 지역 기구 대표를 초청하여, 한-카리브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정례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셋째, 쿠바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를 선정하였다.11) 지리적으로 인접할 경우 식량안보 영향 요인으로 평가되는 기후 환경 및 경제, 문화가 유사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에서 선정한 쿠바 외 8개 국가는 쿠바와 지리적으로 유사하거나 대한민국 ODA 협력국이라는 점에서 쿠바 식량안보 수준과 비교 평가를 진행하여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그러나, 자료 가용성 측면에서 공통의 자료를 사용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식량안보 분석 결과

    쿠바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식량안보 위험단계(NFSI < 0.25)에 있다. 중남미 9개국의 NFSI를 분석한 결과, 쿠바 식량안보 수준은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3).12)

    쿠바 식량안보 수준은 2000년 이후에 크게 3번 하락하였다. 2000년대 중반 세계적으로 두 차례 식량 가격이 폭등한 애그플레이션 기간에 소폭 하락하였으며, 2018년 이후 크게 하락하였다(2018년 0.1425 → 2024년 0.0719, ▼0.0706; Fig. 2). 이러한 원인은 NFSI 세부 지표 분석에 따라 물리적 공급능력과 경제적 구매력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국내 공급액 기준으로 각 곡물의 가중치(중요도)를 분석한 결과, 쿠바는 옥수수와 쌀이 주요 곡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옥수수 및 쌀의 물리적 공급능력(자급률)은 소비량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옥수수 48.5%, 쌀 29.0%). 또한, 대두와 밀을 소비함에도 자국에서 해당 곡물을 생산하지 않고 재고를 비축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주요 식량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높고 그 외에 식량 작물이 아닌 사탕수수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Kim and Ha, 2016;Kim, 2021).13)

    쿠바의 경제적 구매력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 특히 2021년 국가 신용평가 등급이 크게 하락하며 구매력이 크게 낮아졌다. 1999년 신용등급이 처음 평가되었을 당시에도 낮은 수준이었으나, 그 이후 2014년 4월(Caa1 → Caa2, 1단계 하락), 2021년 11월(Caa2 → Ca, 2단계 하락) 두 차례 하락하며 중남미 9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14) 달러 대비 쿠바 페소의 화폐가치 또한 하락하며 식량안보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7월, 쿠바는 <경제사회개발계획 2030> 중장기 계획을 확정하며 16개 중점 산업 분야를 선정하여 집중 개발을 계획하였다. 특히, 이중 식료품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농산물 생산증대와 수출품 다변화를 위한 계획을 추진하는 등 농업 생산증대에 힘쓰고 있다(Kim, 2021).

    2024년 기준 NFSI 안전단계(NFSI ≧ 0.50)에 속한 국가는 파라과이 1개국이다(Fig. 3). 파라과이 식량안보는 2000년 이후 평균 0.5957(변이계수 0.07) 수준으로 중남미 9개국 중 가장 높고 변동이 가장 낮다. 파라과이 식량안보 수준은 2011년 이후 지속 상승 추세에 있다(Table 3). 세부적으로 물리적 공급능력 및 경제적 구매력 분석 결과, 4개 곡물 모두 자급률이 모든 기간에 1 이상이며 매우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15) 경제적 구매력은 지속 상승 추세에 있다. 세부적으로 식량 구매력은 소폭 증가 추세이며 소득 불평등도는 하락 추세로 NFSI 경제적 구매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신용평가 등급이 2014년 이후로 크게 상승 하였다(2007년 Baa3 → 2014년 A3, 3단계 상승).

    중남미 9개국 중 NFSI 경계단계(0.50 > NFSI ≧ 0.25)에 속한 국가는 2024년 기준으로 볼리비아(0.46), 멕시코(0.33), 페루(0.33), 콜롬비아(0.32), 베네수엘라(0.29) 등 5개국이다. 볼리비아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안전단계에 속했으며, 평균 0.4727(변이계수 0.10)로 경계단계 국가 중 비교적 안정적인 식량안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 곡물의 물리적 공급능력 모두 1에 가깝거나, 1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적 구매력 측면에서 소득 불평등이 하락하는 등 식량안보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나, 신용평가 등급이 크게 하락하며(2020년 B2 → 2024년 Caa3, 4 단계 하락) 식량안보 수준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멕시코 평균 식량안보 수준은 0.4417(변이계수 0.12)로 2000년대초 안전단계에 속했으나 2015년 이후 지속 하락하며 현재는 0.3284로써 경계단계에 속한다(Table 3). 4개 곡물 중 옥수수가 가장 중요한 곡물이지만(2000년 이후 가중치 평균 69.3%), 2015년 이후 곡물 자급률 하락이 식량안보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옥수수 자급률은 2015년 이후 계속 하락하며 2024년 기준으로 2000년대 평균 (79.3%) 대비 21.2%p 하락한 58.1%인 것으로 조사되었다.16)

    페루 식량안보 수준은 평균 0.3603(변이계수 0.07)으로 전 기간 큰 변화 없이 일정한 식량안보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5년 이후 소폭 하락 추세에 있다. 페루는 옥수수를 타 곡물 대비 평균 2배 이상 소비하며, 옥수수가 가장 중요한 곡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옥수수의 물리적 공급능력(자급률)은 평균 48.6%인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2000년대 초 이후로 지속 하락 추세에 있다(2024년 기준 35.9%).

    콜롬비아의 식량안보 수준은 2020년 0.3784로 가장 높았으나 다음 해에 0.2812로 크게 감소하였다(▼0.0971). 그 이후 현재까지 소폭 증가 추세에 있다(2021년 0.2812 → 2024년 0.3213, ▲0.0400). 옥수수가 다른 곡물 대비 약 4배 이상을 소비되며 주요 곡물로 인식되고 있으나, 물리적 공급능력은 23.6%에 그쳤으며 매년 지속 하락 추세에 있다. 반면, 쌀 자급률은 100% 이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NFSI 경계단계에 속하였다(Table 3). 베네수엘라의 평균 NFSI 수준은 0.2600 (변이계수 0.27)이며 9개 국가 중 변동성이 가장 높았다. NFSI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5년 이후부터 지속 하락하여 2011년 경계단계로 진입하였으며, 다시 2019년부터 지속 상승 추세에 있다. 세부적으로 베네수엘라 물리적 공급능력 분석 결과, 2000년 초의 쌀 자급률은 100% 이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이후 지속 하락하며 현재는 62.3% 수준이다(그 외 옥수수, 대두 공급능력은 60∼70% 수준). 베네수엘라 식량안보 수준은 경제적 구매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신용평가 등급의 경우 2000년 이후 크게 하락 하였으며 현재는 가장 낮은 등급(C)을 유지하고 있다(2000년 B2 → 2024년 C, 6단계 하락).

    위험단계(NFSI < 0.25)에 속한 국가는 2024년 기준 과테말라(0.22)와 코스타리카(0.11)로 2개국이다. <Table 3>에 따르면 과테말라는 평균적으로 경계단계에 속하였으나 2017년 이후 NFSI 수준이 크게 하락하며 2019년 위험단계로 진입하였다. 이후 지속 하락 추세에 있다. 이에 대한 주요 원인은 옥수수에 대한 공급능력 하락으로 판단된다. 4개 곡물 중 옥수수 소비량이 가장 많으며 가장 높은 가중치를 보이지만, 이에 대한 물리적 공급능력은 지속 하락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타리카의 식량안보 수준은 일부 해를 제외하고 모두 경계단계에 속해있으며, 2010년 이후 지속 하락 추세에 있다(2010년 0.2508 → 2024년 0.1073, ▼0.1435). 2000년 쌀의 물리적 공급능력은 100% 이상으로 자급 수준이 안정적이었으나, 그 이후 지속 하락하며 현재는 44.8%로 분석된다. 그러나, 4개 곡물 중 소비량이 가장 많고 가중치가 가장 높은 옥수수의 경우 3.4%의 매우 낮은 수준의 물리적 공급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며 식량안보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쿠바 외 8개 국가 중 쿠바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멕시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는 경계단계에 속해있다. 특히, 이중 베네수엘라는 최근 13년(2011∼2023년)간 위험단계에 속하였으며 위기 상황이 다시 장기화되지 않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 쿠바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는 위험단계에 속해있다. 2019년 전까지 장기간 경계단계에 있던 과테말라는 2019년 이후로 두 해(2021∼2022년)를 제외하고 모두 위험단계에 속하며 식량안보 상황이 열악해졌음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역사적으로 두 해(2000, 2010년)를 제외하고 모두 위험단계에 속하며 식량안보 개선을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파라과이는 안전단계에 속해있으며, 페루와 볼리비아는 경계단계에 위치해 있다 (Table 3, Appendix 1 참고).

    쿠바 및 중남미 국가의 식량안보 영향 요인 분석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이해하는 것은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필수 과제다. 1970년대와 2000년대 발생한 글로벌 식량 위기 이외에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코로나 사태(pandemic)와 같은 글로벌 충격, 전쟁, 정치적 혼란 등으로 인해 식량안보에 대한 불안과 우려는 그치지 않고 있다(Yang et al., 2023). 특히 최근 대두되고 있는 식량안보 위기는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요인이 증대되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구별된다. 식량안보 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점차 다양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식량안보 위협요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17) 이에 본 장에서는 쿠바 등 중남미 9개국을 대상으로 국가 식량안보 수준(NFSI)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요인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다.

    분석 모형

    농업은 필연적으로 기상과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Chun et al., 2022). 특히 예상하지 못한 고온, 저온, 가뭄, 홍수와 같은 이상기후(extreme weather)는 농작물 단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재배면적의 변화 등 생산 기반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또한, 농약 및 비료 사용 증 가로 생태계 악화에 따른 생물 다양성 감소, 서식지 파괴 등 의 연쇄적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Yang et al., 2023).

    쿠바는 허리케인(풍수해), 가뭄, 계절에 맞지 않는 비 등 기후적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카리브해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되며, 기후변화의 영향과 취약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Kim and Ha, 2016;Ha and Chung, 2016;WFP, 2024).18) 특히, 중남미 지역 농업은 기온 상승, 강수량 양 및 패턴 변화 등으로 식량 생산이 감소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이 존재한다(Ha, 2016). 즉, 이상기후에 따른 식량안보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이상기후(이상고온(HOTkt), 건조(DRYkt), 폭우(WETkt))가 국가별 식량안보 수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애그플레이션 기간에 발생한 아이티,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 식량 폭동19)은 안정적 식량안보 확보와 정치⋅ 사회적 안정과의 관계를 보여준 사례다(Lee and Yang, 2013). 다양한 연구에서 정치적 안정(political stability)과 식량안보 사이의 인과 관계에 대해 분석하였다(Deaton and Lipka, 2015;Soffiantini, 2020). 과거 애그플레이션 당시 식량안보 수준이 낮은 일부 국가에서 폭동 등 정치⋅사회적 갈등 상황이 발생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도 쿠바 등 중남미 국가의 정치적 안정(부패 인식 수준, POLITICkt)과 식량안보 수준 간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정부의 정책 및 ODA 수준이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Soffiantini (2020)는 모로코 사례를 통해 정치⋅사회적 불안이 높았던 아랍의 봄(Arab Spring) 시기임에도 수년에 걸친 경제 및 농업정책 덕에 식량 불안을 줄였으며, 나아가 정치적 불안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인과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에 한 국가의 농업 관련 정책과 ODA가 식량안보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농업부문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출(GOVAGkt), 농업부문 ODA 수혜 현황 (ODAAGkt)을 변수로 구성하여 관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식량안보 제고를 위한 접근방식은 식량 수출국과 수입국 간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20) 은 시장 개방(관세 인하 등)을 통한 식량의 자유로운 무역이 식량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식량안보를 제고할 수 있다고 주 장한다. 반면, 한국, 일본 등 식량 수입국은 안정적인 식량자 급률 확보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Kim et al., 2019). 이에, 자유무역(시장개방)이 식량안보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자유무역에 대한 변수로 무역 자유도(TRADEOPENkt)를 변수로 설정하였다.21)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은 향후 안보환경과 국제관계에 대한 패러다임을 재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IKP News, 2020). 당시 주요 농산물 수출국은 자국 식량안보를 위해 수출금지조치를 내렸으나 이는 세계적으로 가격 및 수급 불안을 일으켰다.22)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재해⋅질병이 발생하면 전 지구적 식량안보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Chun et al., 2022). 이에 예측 불가능하며 갑작스러운 재해⋅질병 요인으로서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피해(COVID.DUMMYkt)를 연도별 더미 변수로 구성하여 그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곡물은 주로 건화물선(파나맥스선 등)으로 운송된다. 해운 운임은 국제 농산물 교역 가격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단기로는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으로 해운 운임(건화물선 운임(BDIkt))과 식량안보 수준 간 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23)

    본 연구의 실증 모형은 식 (1)과 같다. 각 국가의 식량안보 수준을 나타내는 정량 지표로 국가식량안보지수(NFSI)를 종 속변수로 설정하였으며, 설명변수로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식량안보 영향 요인을 모형의 독립변수로 식 (1)과 같이 구성하였다.24)

    N F S I k t = α 0 + α 1 H O T k t + α 2 D R Y k t + α 3 W E T k t + α 4 P O L I T I C k t + α 5 G O V A G k t + α 6 O D A A G k t + α 7 T R A D E O P E N k t + α 8 C O V I D . D U M M Y t + α 9 B D I t + u k + e k t
    식 (1)

    where,

    • k: 중남미국가(9개국), t : 연도(2001∼2021년),

    • HOTkt : 이상고온, DRYkt : 이상건조기후,

    • WETkt : 이상강수(풍수해), POLITICkt : 정치부패인식도,

    • GOVAGkt : 중앙정부농업부문지출, ODAAGkt : 농업부문ODA수혜액,

    • TRADEOPENkt : 무역자유도(GDP대비수출입액),

    • COVID.DUMMYt : 코로나-19더미변수, BDIt : 건화물선해운운임

    9개 국가(그룹 k)의 식량안보 수준을 분석한 결과, 식량안보가 안정적인 안전단계(Green Level) 국가부터 심각한 식량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위험단계(Red Level) 국가까지 다양하였다. 따라서 식량안보 영향 요인 분석 시 국가별 구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으며, 관찰되지 않은 그룹(k) 특성을 고정 효과(혹은 확률효과)로 통제하는 일원오차 성분(one-way error component)25) 모형을 사용하였다. 고정효과와 확률효과 모형 중 선택을 위해서는 하우스만 검정(Hausman Test)으로 판단할 수 있다(Min and Choi, 2022). 분석 결과, 식 (2)의 귀무가설을 기각하여 고정효과(fixed effect) 모형을 선택하였다. 오차항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모형이 세분화된다. 이에 따라 식 (3)과 같이 오차항을 설정하고, 관찰되지 않은 그룹 특성(unobserved group heterogeneity)을 고려한 일원 오차 고정효과 모형(one-way fixed effects model)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STATA 18을 이용하였다.

    H 0 : c o υ ( x k t , u k ) = 0
    (2)

    k t = u k + e k t
    식 (3)

    분석 자료

    본 모형의 종속변수와 독립변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우선 중남미 9개국의 식량안보 수준은 Yang and Kim (2014)이 개발한 NFSI를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이상기후는 30년 단위의 평균 날씨 값(기후)에 대한 통계적 차이를 의미하며, 짧은 기간에 사회나 인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기상 현상이다. 이상기후는 일반적으로 기후에서 ±2 표준편차를 벗어나는 정도를 의미하지만, 다양한 대리변수(호우 발생빈도, 강수량 변동 등)가 사용되며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된다(Morss et al., 2011;Shearer and Rood, 2011).26) 본 연구에서는 World Bank의 Climate Change Knowledge Portal에서 국가별, 연도별 이상고온, 건조, 폭우에 대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27)

    정치적 안정 수준을 나타내는 변수로 매년 180개국의 정치 부패 정도를 측정하는 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부패 인식 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 CPI)를 사용하였다.28) 다음으로 정부의 농업 부문 지출(expenditure) 자료로 FAO 통계 자료를 사용하였다. ODA 수혜액은 UN 자료(Total financial assistance and flows for agriculture, by recipient)를 사용하였다.

    자유무역과 식량안보 수준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본 분석에서는 ‘무역 자유도(trade openness)’에 대한 변수를 정의하고 사용하였다. 무역 자유도에 대한 대리변수로 본 연구는 World Bank에서 제공하는 GDP 대비 수출입 비율(%)을 사용하였다. 이는 한 국가의 대외의존도와 대외개방도(무역 자유도)를 동시에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Statistics Korea, 2024).29)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질병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이 식량안보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2021년 피해를 더미 변수로 설정하였다. 해운 운임은 Baltic Exchange에서 제공하는 건화물선 운임 종합 지수인 Baltic Dry Index(BDI)를 사용하였다.30)

    식량안보 영향 요인 분석 결과

    국가별 식량안보 수준(NFSI)과 최근 대두되는 식량안보 영향 요인 간 관계는 국가별 특성을 통제한 일원 오차 고정 효과 모형으로 추정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먼저 이상기온, 건조, 폭우 등으로 대표되는 이상기후 변수 중 ‘이상 고온’과 ‘폭우’는 각각 95%와 99% 신뢰수준에서 식량안보와 음(-)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상 고온과 폭우가 증가할수록 식량안보 수준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고온의 경우 일차적으로 농작물의 생장과 수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식량 생산성을 감소시 키고 결과적으로 식량안보를 악화시킬 수 있다. 폭우의 경우 홍수와 토양 침식을 유발하여 농경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 며, 농작물의 생산성을 낮추어 식량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이 겪고 있 는 이상기후는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Ha, 2016;Gbegbelegbe et al., 2014;Jat et al., 2016). 이상기후는 기후변화의 중요한 징후로, 이는 농업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중요 요 인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안정도의 경우 99% 신뢰수준에서 식량안보 수준과 정(+)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적 안정이라는 변수가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 요소임을 시사한다. 안정된 정치 환경은 정책의 일관성을 보장하고, 효 과적인 식량 및 농업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 다. 현재 쿠바가 당면한 정치적 불안정은 식량 생산 및 유통 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식량안보 위 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자유무역의 대리(proxy)변수로 사용된 GDP 대비 수출입 비중 변수의 경우 90% 신뢰수준에서 음(-)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역 자유도가 높아질수록, 즉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커질수록 식량안보 수준은 악화될 수 있 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Kim et al. (2019)가 제시한 결과와 일치한다. 무역 자유도가 높다는 것은 국제 무역이 활발하고 개방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외부 시장 의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쿠바와 같은 경제 구조를 가진 국가들은 국제 식량 시장의 변동성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으며, 무역 자유도를 확대하면서도 식량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식량안보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쿠바의 관광 수익은 급감하였고, 국제 공급망이 중단되었으며, 식량 수입이 더욱 어려워졌다(WFP, 2022;WFP, 2023).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 들이 결합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쿠바의 식량안보 수 준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농업 부문에 대한 정부의 지출 수준과 농업 부문 ODA에 대한 변수는 식량안보 수준에 정(+)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농업 부분 지출 또는 ODA가 식량안보 수준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정책의 실 행력이나 효과성 측면에서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음을 의미한 다. 또한, 농업 부문에 대한 지출 및 ODA의 효과가 단기적 으로 나타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 능성도 존재한다.

    쿠바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제언 및 함의

    2024년 현재 쿠바는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해있다. 국가식 량안보지수(NFSI) 산출 결과,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은 위험 단계에 있으며, 이는 중남미 9개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식량안보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 되었다. 본 연구는 쿠바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제 언 및 함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쿠바의 식량 위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식량안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식량안보 상황을 진단하는 것은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 설계, 국제적 지원 및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핵심과제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시도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다.31) 이와 함께 쿠바의 식량 안보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32) 쿠바의 경우 농업과 식량 관련 데이터 수집 및 관리를 담당하는 공식 기관이 존재하지만, 통계 수집의 범위 와 정확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뢰성 있는 데 이터를 이용해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객관적이고 지속적으 로 파악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설계와 농업 생산성 증진을 위한 연구 및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쿠바는 1959년 혁명, 1991년 소련 붕괴, 1960년대부터 이어진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과거에도 식량부족 문제 를 겪었으며, 최근의 기후변화는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농업 및 식량정책 수립과 함께, 기후변화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농업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33)

    보다 구체적으로는 고온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농업기술 혁신과 연구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후 적응형 농업기술 도입, 정밀 농업 및 스마트 농업 활용, 효율적 관개 시스템과 그늘막 도입, 농 업 인프라 개선 등이 우선 과제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34)

    셋째, 쿠바 상황에 적합한 식량 비축과 공급망 강화가 필요하다.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기 쉬운 만큼, 식량 비축을 강화하고 국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제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한 식량안보 위협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식량별로 최적 비축량을 설정하고, 비축 식량의 품질을 유지하는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고려될 수 있 을 것이다. 또한, 식량 공급망에 대한 비상 대응 계획을 수립 하여, 자연재해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 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 방안이 필요하다.35)

    넷째,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농업 및 식량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농업 및 식량안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정책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현재 쿠바의 정치적 불안정은 식량 생산 및 유통 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쿠바의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 로 작용하고 있다(CFR, 2023;BBC News, 2024). 안정적인 정 책 환경 조성을 통해 농업 및 식량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식량안보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각적인 국제협력은 쿠바의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36)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긴급 식량 지원을 통해 식량 위기를 단기적으로 완화하고, 최신 농업기술과 지식을 도입하여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 다. 특히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최근 외교 관계를 수 립한 한국과의 농업 분야 기술 교류 및 협력은 쿠바의 식량 안보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 제재 완화와 국제적 지지 확보를 통해 식량 수입의 어 려움을 해소하고, 국제적인 기후 변화 대응 프로그램과 협력 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 을 것이다.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국가식량안보지수(the National Food Security Index, NFSI)를 활용하여 쿠바의 식량안보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들의 영향을 평가하였다. 또한, 쿠바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방안과 함의를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NFSI 분석 결과 쿠바의 식량안보 수준은 현재 심각한 위험단계에 있으며, 이는 중남미 지역 내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쿠바 외 8개 국가 중 쿠바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멕시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의 경우 경계단계에 속해있다. 특히, 이 중 베네수엘라는 최근 약 10년간 위험단계에 속하였으며 위기 상황이 다시 장기화되지 않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 쿠 바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의 경우 위험 단계에 속해있다. 구체적으로 과테말라는 2019년 이후 식량 안보 수준이 상당히 악화되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2000년 이후로 두 해를 제외하고 모두 위험단계에 속하며 식량안보 개선을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ODA 수혜국인 파라과이는 안전단계에 속해있으며, 페루와 볼리비아는 경계단계에 위치해 있다.

    패널 회귀분석을 통해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상기후, 정치적 불안정성,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은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의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는 쿠바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제언과 함의를 제시한다. 첫째,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객관적이고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와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 식량 비축과 공급망을 강화하여 식량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일관 된 농업 및 식량정책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 함으로써 정책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협 력을 강화하여 긴급 식량 지원, 기술 교류, 그리고 기후 변화 대응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쿠바의 식량안보를 더욱 강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지리적 및 환경적 유사성을 지닌 인근 국가 및 한국의 ODA 협력국들과 비교⋅분석함으로써 쿠바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는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는 한국과 쿠바의 농업기술 협력 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 및 정책 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쿠바의 식량안보 분석을 통해 특정 국가의 상황을 넘어 서 경제적, 정치적, 지리적 환경이 유사한 다른 국가들에게도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적 요

    본 연구는 국가식량안보지수(the National Food Security Index, NFSI)를 이용하여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지리적 및 환경적 유사성을 지닌 인근 국가들과 비교⋅분석함으로써 쿠바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정 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음.

    1. 쿠바의 식량안보 수준은 NFSI 위험단계에 있으며 중남미 지역 내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임.

    2. 이상기후(고온, 폭우), 정치적 불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이 쿠바 등 중남미 국가의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됨.

    3. 분석 결과는 쿠바의 식량안보 상황을 진단하고 강화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식량 지원, 농업기술 협력 등 한-쿠바 간 국제협력⋅연계 방안 모색 시 도움이 될 것임.

    Figure

    KSIA-36-3-201_F1.gif

    Components of NFSI and specific indicators. (Source: Yang and Kim, 2014).

    KSIA-36-3-201_F2.gif

    Cuba food security situation by NFSI(2000∼2024).

    KSIA-36-3-201_F3.gif

    Food security situation of nine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 in 2024.

    KSIA-36-3-201_A1.gif
    NFSI results of eight LAC countries (maximum, minimum, average and coefficient of variation (C.V.))

    Table

    Early warning stage criteria for food security crises. (Source: Yang and Kim, 2014).

    Sources of NFSI specific indicators of nine countries in Latin America.

    (Source: USDA PSD Online, UN Data, World Bank, Moody’s 혹은 인용 후 저자 직접 계산)

    Results of NFSI, physical availability, and economic affordability of nine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

    Note 1) 초록색(/Data/Org/60/Content/2024/vol_7563/KSIA-36-3-201_T3-F1.gif)은 식량안보 안전단계(Green Level), 노란색(/Data/Org/60/Content/2024/vol_7563/KSIA-36-3-201_T3-F2.gif)은 식량안보 경계단계(Yellow Level), 빨간색(/Data/Org/60/Content/2024/vol_7563/KSIA-36-3-201_T3-F3.gif)은 식량안보 위험단계(Red Level)를 의미함
    Note 2) 베네수엘라 국가 신용도의 경우 최하등급(2018년 이후로 최하등급 C)을 받아서 0 값 부여
    Note 3) 곡물별 국제재고 상황은 모든 국가에게 동일하게 적용됨

    Descriptive statistics of data.

    Note 1) 자료 기간은 2001∼2021년임. 각 변수의 자료 가용 기간으로 인해 2001∼2021년에 대해 분석하였음. 예로 ‘정부 농업 지출(FAO)’ 변수가 2001년부터 가용할 수 있음
    Note 2) 변이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는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값이며, 변동성을 의미함

    Estimation results of relations between NFSI and factors of nine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

    Note 1) ( ) 안의 값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임
    Note 2) 계수 값의 ***(**,*)은 1%(5%, 10%) 유의수준 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말함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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