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대마(Cannabis sativa L.)는 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섬유 작물로 재배되었지만 종실유에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많고 아토피 피부염 치료효과가 알려진 G.L.A(Gamma linolenic acid)가 함유되어 외국에서는 기름작물로도 재배되어 왔다 (Moon et al., 2005;Pate and Robert, 1997;Moon et al., 2002;Moon et al., 2020). 대마의 꽃과 잎은 끈적끈적한 대마 특유의 수지(Cannabinoid)를 분비한다(Small and Marcus, 2002). 이것들에는 인체에 투여하면 도취효과를 유발하는 THC(Tetrahydrocannabinol)가 함유되어 있어 마약류의 일종인 대마초로 간주되어 왔다(Fusar-Poli et al., 2009). 대마 수지에 함유된 CBD(Cannabidiol)는 도취효과는 없으면서 뇌전증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 또는 증상 완화효과가 있음이 알려짐에 따라 일부 의약품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승인을 획득하여 실용화 되었다(Iffland and Grotenherme, 2017;Rubin, 2018). 이에 따라 THC 함량은 적으면서 CBD 등 의료효과가 있는 수지 함량이 많은 ‘의료용 대마품종’ 수요가 많아지게 되었다.
의료용 대마 품종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의료용 품종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Moon and Park, 2022). 영양번식 품종의 증식비용이 종자번식 품종에 비해 많이 소요되지만 육종 소요기간이 짧아 의료용 대마와 같이 단기간에 품종수요가 많이 발생한 작물에 유리하다 (Caplan et al., 2018).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의료용 대마 ‘대마 V-1’, ‘대마 V-4’를 육성하였는데 이들 품종도 영양번식 품종이다 (Moon et al., 2022). 그러므로 대마의 삽목방법 개발은 의료용 대마 품종의 보급과 재배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삽목배지의 소독 및 삽수에 발근 호르몬 처리 여부, 그리고 삽목배지의 상토와 모래혼합 비율 등 대마 삽목에 필수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재료 양성
본 연구에 사용된 삽목 모수는 한국 재래종 대마를 사용하였는데 2주간 육묘한 묘를 시판 원예용 상토(상토 2호, ㈜ 서울바이오)를 와그너포트(크기 : 1/2,000 a)에 채운 후 재식하여 재배하였다. 재배 기간 종 보다 많은 가지를 얻기 위해 매 가지가 2마디 신장할 때 마다 적심하였다(Fig. 1). 재배 60일 후 가지를 70∼80 mm 길이로 절단하여 본 시험의 삽수로 사용하였다(Fig. 2).
처리방법
삽목배지의 모래와 상토 적정 혼합비율 구명
시판 원예용 상토 2호(한국, SeoulBio Co.)를 사용하였는 데 그 조성은 제오라이트 4%, 펄라이트 7%, 질석 6%, 코코 피트 6.8%, 피트모스 14.73%, 비료 0.2%, 습윤제 0.64%, pH 조절제 0.005% 였다. 모래는 민물에서 채취한 것을 구입하여 2mm 체를 통과시켜 사용하였다. 상기 모래와 상토를 무게비로 1:9, 3:7, 5:5, 7:3로 혼합하여 사용하였는데 문 등(2007)의 방법에 따라 모래와 상토 혼합비율별로 측정한 배지의 가비 중과 상투계수는 Table 1과 같다.
발근호르몬 처리 및 발근배지 소독 여부
발근호르몬 처리 및 발근배지 소독여부 효과 시험은 모두 처리와 무처리로 하였다. 본 시험에 사용된 발근 호르몬은 시판 발근촉진제 ‘루톤’(1-Naphthylacetamide 0.4% 함유, 일본 ISK Bioscience Co.)을 사용하였다. 상기 방법으로 준비된 삽수 하부를 발근 호르몬으로 분의한 후 소독한 발근배지로 채워진 72공 트레이포트에 삽식하였다. 발근배지는 상기 시판 원예용 상토와 눈 크기 2mm 체를 통과한 모래를 무게비 1:1로 혼합하여 120 ℃ 증기소독기로 3시간 동안 소독한 것을 사용하였다. 두 시험 모두 3반목으로 수행하였는데 트레이포트 1개를 1반복으로 간주하였다.
삽목 및 재배
육묘용 트레이포트는 고추 등 원예작물의 공정육묘에 유리하고 뿌리 메트가 형성된 성묘는 이식 후 활착율이 좋기 때문에 육묘산업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Lee et al., 2024). 본 시험에서도 공정육묘를 위해 트레이포트를 사용하였는데, 준비된 상토를 72공 트레이포트[1구 크기(mm) : 가로×세로× 높이 = 37×37×19]에 채워 직경 5mm 정도의 작은 막대로 구멍을 만든 후 준비된 삽수에 발근촉진제를 분의하여 삽식 후 상토와 삽수 사이의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손가락으로 상토를 가볍게 눌러주었다. 삽식이 끝난 트레이포트는 환경조절이 가능한 워크인챔버(온도 25℃, 18시간 일장, 광량 800 μ mol/m2/sec)에 치상 후 1회/2일 관수하면서 28일 동안 관리하였는데 초기 10일 동안은 높이 15cm 투명 덮개를 씌워 포화 습도를 유지하고, 후기 18일은 덮개를 벗기고 상대습도 60%에 재배하였다.
조사 및 통계처리
삽목 28일 후 발근율 등 생육특성을 조사하였다. 발근율은 삽수 개체 중 발근개체의 백분율로, 육묘율은 줄기를 트레이 포트에서 뽑았을 때 메트를 형성하여 뿌리와 삽목배지가 분리되지 않은 개체의 백분율로 하였다. 발근수는 삽목묘에 발생한 뿌리의 수로, 발근장은 가장 길게 신장한 뿌리의 길이로 하였다. 건근중은 발생한 뿌리를 분리하여 60℃ 건조기로 24시간 건조 후 측정한 무게로 하였다. 초장과 경태는 줄기의 길이와 두께로 하였고, 마디수는 잎이 출현한 지점 수로 하였고, 엽장은 가장 큰 잎의 길이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는 SAS Enterprise Guide 7.1(Statistical Analysis System, 2009,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분석하였으며, 모든 실험은 3회 반복하였고 트레이포트 1개를 1반복으로 간주하였으며 결과값은 평균 ± 표준편차(means ± SD)로 표현하였다. 결과값의 유의성은 DMRT (Duncan’s Multiple Range Test)와 t-test를 수행하여 5% 수준에서 검증하였다(p < 0.05).
결과 및 고찰
삽목배지의 모래와 상토 적정 혼합비율 구명시험에서 발근율은 상토:모래 전체 처리구(혼합비율 1:9∼7:3)에서 91.8 ∼100%로 유의적인 차이 없이 모두 높았으나 발근수는 상토:모래 혼합비율 1:9에서 15.1로 유의적으로 가장 많았고, 3:7 및 5:9에서 각각 12.7, 11.9로 다음으로 많았고, 7:3에서 7.7로 유의적으로 가장 낮았다(p < 0.05)(Table 2, Fig. 3). 육묘율, 발근장, 건근중은 상토:모래 혼합비율 1:9, 3:7 및 5:9에서 각각 61.1∼77.8%, 81∼97mm, 40.0∼49.0mg/주로 상토: 모래 혼합비율 7:3의 31.5%, 37mm, 13.2mg/주에 비해 유의 적으로 컸다(p < 0.05)(Table 2). 상토:모래 혼합비율별 삽목묘의 지상부 특성에서 초장과 경태는 전체 처리구(혼합비율 1:9∼7:3)에서 각각 7.2∼8.4cm, 2.2∼2.5mm로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으나 마디수와 엽장은 상토:모래 혼합비율 1:9, 3:7 및 5:9에서 각각 7.4∼7.8, 4.7∼4.9cm로 상토:모래 혼합비율 7:3의 6.9, 3.8cm 에 비해 유의적으로 많고 길었다(p < 0.05) (Table 3). 삽목 시 발근과 삽목묘의 생육을 위해서는 삽목배지의 통기성과 보습성이 적합하여야 한다(Hudspm et al., 1992). 그러나 삽목배지에서 보습성과 통기성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으로 보습성이 놓으면 통기성이 불량하고, 통기성이 좋으면 보습성이 불량하다(Moon et al., 2007). 따라서 대마를 삽목으로 번식하려면 삽목배지의 보습성과 통기성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Hudspm et al., 1992). 본 시험에 모래는 삽목배지의 보습성과 통기성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였는데 전반적으로 묘 소질은 삽목배지 상토:모래 혼합비율 1:9, 3:7, 5:5에 서 좋았으나 1:9의 가비중이 876g/L로 3:7과 5:5의 472g/L, 359g/L에 비해 무거우므로(Table 1) 3:7∼5:5로 혼합하는 것이 운반 등 취급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마 삽목 시 절단부위를 발근촉진제로 분의처리한 것의 발근율은 81.1%로 무처리의 40.0%에 비해 높았다(p < 0.001) 삽목배지 소독여부에 따른 시험에서 소독한 것의 발근율은 91.2%로 무처리의 18.3에 비해 높았음(p < 0.001) (Table 4, Fig. 4). 대마는 1년생 초본류로서 섬유와 종실 생산을 목적으로 종자로 번식하였기 때문에(Moon et al., 2005) 일부 목본류 또는 숙근 초본류에 비해 삽목 등 영양번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삽목번식을 위해서는 발근촉진제 처리가 좋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옥신은 식물의 발근촉진제로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식물생장조절물질 중 하나로서 식물 뿌리에 처리하면 발근 및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evender와 David, 1984; Jung et al., 2006). 1-naphthylacetamide (NAD)는 옥신계열 식물생장조절제로 시판 발근촉진제 루톤에 함유되어 있다. 서향(Daphne odora Thunb), 한라산 흑오미자[Schisandra repanda (Siebold & Zucc.) Radlk] 등 여러 식물의 삽목시험에서 루톤을 사용하여 발근율을 높인바 있다 (Na et al., 2011;Boo and Kim, 2020). 오이는 종자번식 작물이지만 루톤으로 분의 후 삽목하면 발근율이 높아진다(Choi and Chung, 2000). 다른 작물의 삽목시험 결과와 같이 대마 삽목에도 발근촉진제 루톤을 처리하면 번식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식물의 삽목 등 영양번식을 수행할 때 절단면은 식물병원균에 쉽게 노출되므로 절단면에 유합조직이 형성되기 전에 감염된다면 발근되지 않고 괴사할 우려가 있다(Hudson et al., 1992). 따라서 대부분의 목본류 삽목번식에는 식물병원균에 오염되지 않은 신규 절개지에서 채취한 마사토를 발근배지로 사용하고 있다(Choi, 1998). 본 시험에서 대마 삽목 시 발근배지를 소독하여 유합조직 형성 및 발근시까지 삽수 절단면의 병원균 감염을 방지 또는 지연시킴으로서 괴사를 방지하여 발근율을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
대마 삽목 시 삽목배지 조성시험에서 발근율은 상토:모 래 전체 처리구(혼합비율 1:9∼7:3)에서 91.8∼100%로 유의적인 차이 없이 모두 높았으나 발근수는 상토:모래 혼합비율 1:9에서 15.1로 유의적으로 가장 많았고 7:3에서 7.7로 유의적으로 가장 낮았다.
-
육묘율, 발근장, 건근중은 상토:모래 혼합비율 1:9, 3:7 및 5:9에서 각각 61.1∼77.8%, 81∼97mm, 40.0∼49.0mg/주로 상토:모래 혼합비율 7:3의 31.5%, 37mm, 13.2mg/주에 비해 유의적으로 컸다(p < 0.05).
-
전반적으로 묘 소질은 삽목배지 상토:모래 혼합비율 1:9, 3:7, 5:5에서 좋았으나 1:9의 가비중이 876g/L로 3:7과 5:5의 472g/L, 359g/L에 비해 무거우므로 3:7∼5:5로 혼합하는 것이 운반 등 취급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
절단부위를 발근촉진제로 분의처리한 것의 발근율은 81.1%로 무처리의 40.0%에 비해 높았다. 삽목배지 소독여부에 따른 시험에서 소독한 것의 발근율은 91.2%로 무처리의 18.3에 비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