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내 양파 면적은 17,282ha, 생산량은 1,172ton으로 조미 채소 생산량 중 75%를 차지하며(KOSIS, 2023), 수박 토마토와 함께 세계 3대 채소 작물 중 하나로 우리 식단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한 조미 채소 중 하나이다(Kim et al., 2021;Lee, 2019). 양파의 품질은 토양의 품종 및 비옥도, 수확 시기, 저장 방법, 저장기간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 는다(Bae et al., 2016;Lee et al., 2001;Lee et al., 2008). 이러한 환경요인과 재배기술은 양파의 품질을 결정하며, 이 품질에 따라 등급이 정해져 유통된다. 이러한 등급화 및 규격화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유통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농산물 표준규격’ 제도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의와 농산물의 유통 효율 및 상품성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농산물 표준규격 중 하나인 ‘농산물등급규격’은 농산물의 크기, 무게, 고르기, 숙도 등의 평가를 통해 등급화하고 규격화된 포장지로 출하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한다. 이 제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품질 정보를 전달하며 시장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있다(Lee and Park, 2000;Park et al., 2016). 농산물등급규격 결정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선별과 포장이다. 선별과 포장은 제품의 정보 전달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제품의 품질 향상, 부가가치 증대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Yang et al., 2005). 그러나 양파, 단호박, 옥수수 등은 「농수산물 품질관 리법」에 제시된 표준 등급 및 포장 규격에 따라 유통되지 않고 있다(Jeon et al., 2014). 이 품목들은 상대적으로 부피가 커 표준규격에 따른 포장 규격을 적용하더라도 대규모 운송 시 물류 효율성이 떨어지고 최종 소비자의 농산물 구매량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표준규격으로 출하 및 유통이 어렵다고 보고되었다(Jeon et al., 2014;Lee et al., 2000). 소비가 많은 농산물일수록 호환성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표준규격 제도가 소비시장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양파 표준규격은 유통 및 소비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양파는 ‘줄망’, ‘줄베기’, ‘줄잡이’ 등으로 불리는 작업을 통해 육안으로 크기를 구분한 후 20kg 양파망에 포장되어 도매시장에 출하된다(Fig. 1). 양파, 고구마와 같은 부정형 농산물은 크기, 모양, 무게가 다양하여 육안으로 선별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의 피로도와 개인의 주관에 따라 선별 기준이 달라져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Yang et al., 2005). 이러한 비일관성은 품질관리의 어려움과 신뢰도 저하를 초래한다. 또한 15kg 망 포장 시 줄망 수작업은 1,600∼2,000원, 기계 포장은 1,000∼1,200원으로 기계 포장 대비 줄망 수작업의 유통비용이 33∼100% 높다. 그리고 농촌고령화, 숙련 근로자 구인의 어려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농산업 현장에서의 노동력은 감소하여 줄망 수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AI 기반의 자동 선별 및 유통 시스템의 확립과 국내의 유통 및 소비 현황을 반영한 농산물 등급 기준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개선의 연구가 필요하다(MAFRA, 2023).
본 연구는 변화하는 유통 및 소비시장에 대응할 수 있고 AI 기반 자동 선별 시스템 구축에 적용할 수 있는 시장 변화형 양파 품질 등급 기준을 제안하였다.
국내 양파 등급 규격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5조에 따라 농산물 표준규격이 규정되고 있다. 농산물 표준규격 중 하나인 ‘농산물 등급 규격’에서 양파의 등급은 낱개의 고르기, 모양, 색택, 흙 등의 이물질 여부, 중결점 및 경결점의 여부와 비율을 기준으로 설정된다(Table 1). 그중 낱개의 고르기는 Table 2와 같이 구지름(cm)과 구중(g)으로 4단계(LL, L, M, S) 구분하고 있다. LL 크기 1구의 지름은 9.0cm 이상이고 1구의 무게는 340g 이상이다. L 크기는 1구의 지름 8.0cm 이상 9.0cm 미만, 1구의 무게는 230g 이상 340g 미만이다. M 크기는 6.0cm 이상 8.0cm 미만, 1구의 무게는 110g 이상 230g 미만이다. S 크기는 1구의 지름 6.0cm 미만이고 1구의 무게는 110g 미만이다. 하지만, 실제 국내 유통 규격은 소비자의 선호도에 맞춰 Table 3과 같이 5단계(특대, 대, 중, 소, 하)로 구분하여 유통하고 있다. 특대 크기는 1구의 지름 10.0cm 이상, 1구의 무게 450g 이상이다. 대 크기는 1구의 지름 9.0cm 이상 10.0cm 미만, 1구의 무게 350g 이상 450g 미만이다. 중 크기는 1구의 지름 8.0cm 이상 9.0cm 미만, 1구의 무게는 250g 이상 350g 미만이다. 소 크기는 1구의 지름 7.0cm 이상 8.0cm 미만, 1구의 무게는 150g 이상 250g 미만이다. 하 크기는 1구의 지름 6.0cm 이상 7.0cm 미만, 1구의 무게는 150g 이상 110g 미만이다. 농산물 표준규격에 따른 양파 등급 규격 최상등급(LL)의 지름은 9cm 이상, 무게는 340g이었지만, 실제 유통하는 양파의 크기 최상등급(특대) 지름은 10cm 이상, 무게는 450g 이상이었다. 국내 양파는 외식업체 위주로 소비되고 있다. 외식업체에서는 인건비 절약을 위해 구 지름이 큰 것을 선호하여 최상등급의 양파가 가장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파의 크기가 클수록 높은 등급으로 분류되었을 것이다. 실제 유통 규격 기준 특대의 양파는 20kg 양파망에 4줄이 들어간다고 하여 시장에서는 ‘줄망’ 작업 시 4줄 양파 로 칭하였다. 실제 유통 규격 기준대는 5줄, 중은 6줄, 소는 7줄, 하는 8줄로 칭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비용 과다, 기계화 촉진 등의 이유로 ‘24년 ‘줄망’ 작업으로 포장된 양파는 가락 및 중앙 도매시장 반입이 제한되었다(MAFRA, 2023).
AI 기반 자동 선별기 적용 양파 품질 등급 기준 설정
실제 유통되는 양파 등급 규격을 반영하여 AI 기반 자동 선별기(Fig. 2)에 적용할 수 있는 양파 등급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양파의 등급 규격은 양파 크기(1구의 지름)와 상품 출하 가능 여부에 따라 8등급으로 분류하였다 (Table 5). 상품과는 5단계(특대(A1), 대(A2), 중(A3), 소(A4), 하(A5)), 비상품과는 3단계(B, C, D)로 분류하였다. 가장 많은 양파를 소비하는 요식업자들이 양파 1구의 지름이 클수록 선호하는 것을 고려하여 상품과 특대(A1)의 1구의 지름을 10cm 이상으로 분류하였다. 이후 대(A2)는 9∼10cm, 중(A3)은 8∼9cm, 소(A4)는 7∼8cm, 하(A5)는 6∼7cm로 구분하였다. 기존 양파 등급 규격에서는 최상 등급(LL)의 1구의 지름이 9cm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나, 소비자의 선호도와 실제 유통 규격을 고려해 상향 조절하여 새로운 최상 등급(A1)을 설정하였다(Fig. 3).
B 등급은 결점이 약하여 상품성은 떨어지나 식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상시 비상품과로 가공용으로 이용하지만, 양파 생산 시기와 가격상승, 저장기간에 따라 비상품과에서 상품과로 변동이 생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Table. 5, Fig. 4). 식용은 가능하지만, 결점이 심하여 상품으로 판매할 수 없어 부패한 부분을 제거 후 가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C등급으로 분류하였고, D등급은 식용할 수 없어 폐기용으로 분류하였다. 기존의 육안 선별 방식은 비상품과에 대한 세분화된 등급 기준이 없었다. 특히 대부분이 노지 재배로 이루어지는 양파의 경우, 기후 및 재배 조건에 따라 매년 공급량이 변동하는 특성이 있어 선별의 자동화 과정에서 비상품과의 구체적인 등급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장의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적인 B, C, D 등급의 시장 변화형 등급 체계를 제안하였다.
소비자들은 소비 형태 및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품질의 양파를 요구할 것이다(Ko and Hyun, 2011;Park et al., 2014;Yim, 2023). 또한, 소비자들은 소득 증가로 고품질 소비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Choi, 2012). 향후 중량만 측정하여 분류하는 기존 선별기와 달리 중량, 크기, 결점 정도를 기반으로 상품과와 비상품과로 분류할 수 있는 AI 기반의 자동 선별기를 활용하여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특성까지 판별할 수 있는 품질 등급 체계를 구축한다면, 변화하는 유통 및 소비시장의 요구와 기대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제시된 등급 규격을 활용하여 AI 기반 선별 자동화의 체계가 구축된다면 양파 생산 및 유통 기계화가 촉진되어 유통비용과 선별 단계에서 발생하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양파의 소비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 그러나 양파는 선별의 일관성 부족, 표준규격에 따른 유통 문제, 높은 수작업 비용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별 및 포장의 자동⋅기계화가 필요한 상황이며 여기에 적합한 표준규격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소비 유통 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하고 AI 기반 자동 선별기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규격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국내 유통 및 시장의 변동성과 AI 기반의 자동 선별기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양파를 8등급으로 분류하여 특대(A1)부터 하(A5)까지의 상품과 와, 상품과 또는 가공용으로 사용 가능한 비상품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할 수 있는 B 등급, 가공용으로 C등급, 폐기용 D등급의 비상품과로 세분화하여 제안하였다. 향후 소비자의 소비 형태 및 품종 선호도에 맞춰 양파 조생종과 중 ⋅만생종 품종의 세분된 품질 등급 분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AI 기반 자동 선별기를 활용하여 외부 판별뿐 아니라 내부 판별 결과까지 고려한 품질 등급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통 및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AI 기반 자동 선별기에 적용할 수 있는 품질 등급 분류 방식을 제시하였으며, 본 연구를 통해 작업 효율성을 향상해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