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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품종을 생태형으로 분류하면 저온단일에서 화방이 발 생하는 일계성 품종(June-bearing), 고온장일에서 화방이 연속 적으로 발생하는 사계성 품종(Ever-bearing) 및 일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화방이 발생하는 중일성 품종(Day-neutral)으로 나눈 다(Lee et al., 2014, Olbricht et al., 2012, Shaw, 2004). 보 통 우리나라에서 일계성 품종은 저온단일 시기인 겨울과 봄철 에, 사계성과 중일성 품종은 고온장일 시기인 여름과 가을철에 과실이 생산된다.
한편 동남아시아는 온도가 높은 열대 및 아열대성 기후(Cho et al., 2011)로 딸기 생산이 어려우나 연평균기온이 20°C 이하 인 북부지역 또는 해발 1,000 m가 넘는 고원지대에서 딸기를 재배한다(Lee et al., 2018) 이 지역의 재배품종은 태국의 경우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 미국산 일계성 품종인 ‘Tioga’ (Pipattanawong et al., 1995)를, 1980년 중반 이후 일본산 ‘Nyoho’, ‘Toyonka’ 등 일계성 품종이 도입(Pipattanawong, 2015)되어 재배되고 있다. 인도(Ansari et al., 2018)와 파키스 탄(Shahzad et al., 2018)에서는 미국산 일계성 품종인 ‘Chandler’ 위주로 재배되고 있다. 일부 베트남에서는 국산 사계성 딸기 ‘고하’ 품종(Lee et al., 2008)이 재배되고 있으나 미흡한 실정 이며 동남아 고원지대의 기후 특성상 우리나라의 여름과 겨울 철이 없기 때문에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한 품종보급이 필요하 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남아시아 고원지대에서 연중생산이 가 능하고 고품질의 사계성 딸기 품종을 육성하고자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시험은 표고 800 m인 대관령의 비가림하우스 내에서 수 행하였다. 특성검정 시험기간 동안 2015년 대관령의 나지 평 균 최고기온은 9.3~30.3°C, 평균 최저기온은 –2.8~21.4°C, 일 평균기온은 3.6~23.6°C 범위였다. 시험묘는 4월 하순경에 재 식거리 110×30 cm(2조식)로 정식하였다. 시험포장은 고설식 수 경재배를 위해 지상 100 cm 높이에 직경 22 mm 펜타이트 파 이프를 이용하여 고설식 가대를 만들고, 그 위에 폭 20 cm, 길이 100 cm, 깊이 10 cm인 플라스틱 성형베드를 설치하였 다. 배지는 참그로딸기배지50((주)참그로)을 사용하였으며, 배 지의 배합비율은 코코피트 50%, 펄라이트 50%였으며 주당 배 지량은 2.5L였다. 시비방법은 딸기의 표준배양액 중 화란 PBG액(N-P-K-Ca-Mg-S=12.5-3.0-5.5-6.5-2.5-3.0me/L)을 타이 머를 이용하여 공급하였고 비순환식으로 관리하였다. 배양액 의 공급 EC는 0.6~1.5dS/m 범위였고, 공급 pH는 5.5~6.5 범 위였으며, 1회 급액량을 60cc씩 하루당 3~7회 범위로 공급하 였다. ‘무하’는 고온기에도 개화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사 계성 개체였으며, ‘무하’는 대조품종으로 ‘Flamenco’(Lee et al., 2011)와 시험기간 동안 생육, 수량, 품질, 병해충 등을 비 교 조사하였다. 수량조사는 6월 중순부터 10월 31일까지 상품 과의 대과는 15g 이상, 중과는 7~14g 범위로 실시하였다. 기 타 조사는 농촌진흥청 농사시험연구조사기준(RDA, 2003)에 준하여 조사되었고, 통계처리에는 SAS Version 9.4(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이용하였다.
육성경위
고온조건에서도 연속적으로 꽃눈이 분화되고 과일모양이 균 일하여 기형과가 거의 없고, 온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사계성 딸기 품종을 육성하였다(Fig. 1).
과실의 당도가 높고 단단하여 수출용인 일계성 품종의 ‘매 향’를 모본으로 하고, 경도가 높고 화아분화가 연속적으로 이 루어지는 중일성 품종의 ‘Selva'를 부본으로 2010년 인공교배 하였다. 교배된 실생종자는 2011년 1월에 888립을 파종하여 120주의 실생개체를 얻었다. 2011년 4월에 실생개체를 정식하 여 사계성이면서, 과일이 크고 당도와 경도가 높은 17개체를 선발하였다.
본 계통들을 대관령 여름작형에서 2012년 우수계통 선발, 2013년 생산력검정, 2014년 특성검정과 2015년 지역적응성 검 정 선발시험을 연차별로 수행하였다(Fig. 2). 그 결과 육성목 표에 가장 근접한 한 계통을 ‘새봉 7호(11-51-4)’로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이 계통은 고온에도 꽃대가 연속적으로 출현되면 서 과일이 단단하고 수량성이 높아 사계성 딸기 품종으로 적 합할 것으로 판정되어 2015년 농촌진흥청 농작물직무육성 신 품종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무하’로 명명하였다.
품종의 구별성
‘무하’의 초형은 반개장형으로 초세가 왕성하다(Table 1). 잎 모양은 타원형이며, 과일모양은 원추형이다. 과일색깔은 붉은 색이며, 고온장일 조건에서도 꽃대의 연속출뢰성이 좋다.
‘무하’의 초장은 32.1cm로 ‘Flamenco’의 36.5 cm보다 4.4 cm 더 작으며, 엽수는 ‘무하’가 28.4매로 ‘Flamenco’의 35.3매 보다 6.9매 더 적었다(Table 2). ‘무하’의 소엽장과 소 엽폭은 ‘Flamenco’보다 더 작고, 꽃대 길이는 37.1 cm로 'Flamenco'의 27.8 cm 보다 9.3 cm 더 길었다. 딸기는 온도가 높아지면 측창 또는 천창을 활용하여 환기를 하게 되며 이때 꽃의 수정은 풍매로 하게 된다. 따라서 ‘무하’는 꽃대길이가 초장보다 길기 때문에 고온기 바람의 의한 풍매가 잘 이루어 져 기형과 발생율이 낮다. 그러나 ‘Flamenco’는 초장보다 짧 은 꽃대길이로 풍매에 의한 수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재 배기간 중 꽃대 발생수는 ‘무하’가 18.7개로 ‘Flamenco’의 10.0개 보다 8.7개 더 많았다.
‘무하’의 꽃대 발생수는 유럽품종인 ‘Flamenco’의 8.7개 보 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동남아 재배시 1년 연중 꽃대가 발생될 것으로 예측된다. 개화기는 5월 15일로 정식 후 20일이 소요되었으며, 수확기는 6월 5일로 정식 후 41일이 소요되어 대조품종인 ‘Flamenco’와 비슷하였다.
6월부터 10월까지 수확한 과실의 평균당도는 ‘무하’가 8.6 ˚ Brix로 ‘Flamenco’의 8.1˚Brix에 비해 0.5˚Brix 더 높았다 (Table 3). 딸기 과일의 성숙은 고온일수록 당축적 속도보다 일찍 성숙하여 당함량이 낮아지고(Crespo et al., 2010, Winardiantika et al., 2015),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시기에 는 당함량이 높아진다.
산도는 ‘무하’가 0.63%로 ‘Flamenco’의 0.66%와 비슷하였 으나 ‘무하’의 당산비가 13.7로 높아 식미가 좋았다. 과일이 단단한 대조품종인 ‘Flamenco’의 경도는 34.8 g·mm-2로 높았 는데 ‘무하’는 ‘Flamenco’보다 2.9 g·mm-2가 낮았지만 비교적 단단한 편이었다.
흰가루병 발병정도는 ‘무하’가 발병지수 2로 ‘Flamenco’의 1보다 높아 흰가루병의 저항성이 낮았다(Table 4). 반면 ‘무하’ 는 꽃대가 길어 고온다습시 잿빛곰팡이병이 잘 발생하지 않았 다. 그러나 진딧물, 응애, 총채벌레 등의 충해는 두 품종간 발 생지수가 비슷하였다. 동남아지역은 겨울이 없기 때문에 충해 가 1년 연중 발생(Lee et al., 2018) 하기 쉬운 조건으로 주 기적인 해충방제가 필요하다.
‘무하’의 평균과중은 10.8g으로 ‘Flamenco’의 12.6 g보다 1.8 g 정도 가벼웠다(Table 5). 이 정도의 과실크기는 여름딸 기 품종 중 소과에 속하며 케익용 크기에 적합하였다. 그러 나 ‘무하’의 상품과수는 37.2개로 ‘Flamenco’보다 20개가 더 많이 수확되었다. ‘무하’의 상품과율은 75.0%로 대조구인 ‘Flamenco’의 54.0%보다 21.0% 더 높았다.
‘무하’는 재배기간 동안 꽃대가 많이 발생하고 길기 때문에 고온기에 수정이 잘 이루어져 기형과가 적었고 상품과율이 높 아졌다. ‘무하’의 상품수량은 23,981 kg·ha-1으로 ‘Flamenco’보 다 159% 더 많았다. 따라서 동남아지역에 적응할 수 있는 유 망한 사계성 딸기 품종일 것으로 판단되었다.
품종의 농업적 특성
‘무하’ 품종육성을 위해 교배 후 실생의 영양개체를 선발하 여 번식 후 5년간의 재배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기형과가 적 어 상품과율이 높고 수량이 많으며, 특히 고온조건에서도 꽃 대 발생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였다. 딸기는 영양생장과 생 식생장의 균형이 요구되는 농업적 특성을 가진 작물이다. 보 통 딸기는 고온이 되면 생식생장보다 영양생장이 더 왕성할 수 있는데 이때 임성능력도 떨어져 기형과가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무하’는 꽃대길이가 37.1 cm로 길어서 꽃부분이 베드 하단부 통로에 위치하기 때문에 적절한 환기기 이루어져 풍매 에 의한 수정이 유리하다(Table 2). 동남아지역은 겨울이 없어 해충이 1년 연중 발생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무하’를 재배 할 경우 충해에 대한 예방 및 방제가 매우 중요하다(Lee et al., 2018).
신품종의 재배 및 번식상의 유의점
온도가 낮으면 ‘무하’의 과일의 숙기가 늦어지고 꽃받침 위 의 과육이 늦게 착색되고 과실 끝이 무르기 때문에 평균온도 를 높여서 재배해야 한다. ‘무하’는 다른 사계성 품종보다 액 아의 발생이 많아 얇은 두께의 꽃대가 발생되어 소과발생이 우려되므로 정식 후 30일 이후에는 액아를 3~5개로 조절해야 상품과가 많이 생산된다. 정식 후 질소가 많이 흡수되면 영양 생장이 많아져 꽃대발생이 늦어질 수 있으며, 겨울이 없는 동 남아시아에서는 병해충이 만연되기 쉬우므로 포장 내 식물체 를 철저히 잘 관찰하고 병해충의 예방과 방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휴면이 깊은 품종이기 때문에 증식을 위해서는 충분한 저온을 주어 휴면타파를 하여야 하는데, 5°C 이하 조건에서 약 2,000시간 이상의 누적시간이 필요하다.
신품종의 등록 및 이용정보
신품종 사계성 딸기 ‘무하’는 2015년 11월 23일에 농촌진흥 청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심의회에 상정하여 통과되었 다. 국립종자원에 2018년 1월 19일 신품종보호법에 의거하여 본 품종에 대한 품종보호권을 등록(제6917호)하였다. 현재 강 원도 평창군 용평면과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영농조합법인 에서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어 생산 및 출하되고 있다.
적 요
‘무하’품종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에서 2015년도 육성한 사계성 딸기 신품종이다. ‘무하’는 ‘매 향’ 품종을 모본으로 하고 ‘Selva’ 품종을 부본으로 2010년 교배하여, 고온장일조건에서 당도가 높고 꽃대가 연속적으로 출현되는 우수한 사계성 개체를 선발한 것이다. 대관령의 여 름재배 작형에서 2013년 생산력 검정, 2014년 특성검정을 거 쳐 ‘새봉 7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2015년에 지역적응성 시 험을 거쳐 ‘무하’로 명명하였다. ‘무하’의 초형은 반개장형이며 , 엽형은 타원형이며, 초세가 강하다. 과실모양은 원추형이며, 과색은 붉은색이다. ‘무하’의 화방수는 18.7개로 ‘Flamenco’보 다 10.0개보다 8.7개 더 발생한다. ‘무하의 경도는 ’Flamenco‘ 와 비슷하다. ‘무하’의 상품과수는 37.2개 였으며, 상품수량은 23,981 kg·ha-1으로 ‘Flamenco’ 품종보다 159% 더 많았다. 신 품종 사계성 딸기 ‘무하’는 고온에서도 꽃대가 잘 발생하고 착 과되어 동남아 북부 및 고원지대에서 재배가 가능한 사계성 딸기 품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