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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원예작물에 다양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도복은 원예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들 중 하나이다. 도복은 원예작물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작물의 일부 또는 전체가 처음 위치한 직립상태에서 지면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작물의 형태학적, 해부학적 그리고 생화학적 특성은 도복에 영향을 미치고(Shah et al., 2017), 또한 극한의 기상 조건에 의한 영향으로 작물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데(Li et al., 2021), 한국은 수확 기간에 강한 바람, 폭우로 인해 도복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물의 품종, 파종시기, 작물재배밀도, 질소 시비량 등 다양한 원인들이 도복의 정도를 결정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Wang et al., 2022), 작물이 도복되면 수확시기의 작업효율을 저하시키고(Seo et al., 2001), 광합성과 양분 이동이 저해되어 농산물의 수확량과 품질 저하를 발생시킨다(RDA, 2020).
전 세계 가지과 작물의 63%가 아시아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FAO, 2022), 한국의 대표 작물인 고추(Capsicum annuum L.)도 가지과 채소로 김치, 고추장의 주원료로 사용되며, 2022년 기준 국내 고추의 재배면적은 37,761헥타르(ha), 생산량은 261,132톤(t)이다(MAFRA, 2022). 고추는 항산화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 비타민C(Ascorbic acid) 등을 함유하고 있어 경제적, 영양학적 가치가 높은 작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재배적 측면에서 국내의 관행 고추재배는 도복을 방지하기 위한 유인이 요구되며, 지주대와 끈을 이용한 유인은 태풍에 의해 발생하는 도복을 최소화하고, 잎과 줄기가 손상되었을 때 병원균 침입방지에도 효과적이나, 상당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현재 국내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으로 농가 노동력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며 그 해결책으로 기계화를 통한 재배 및 수확이 증대되는 추세이나, 현재 국내 고추 재배 기계화율은 밭농사 평균인 61%(MAFRA, 2022)보다 낮은 47%이며, 그 중에서도 경운, 정지 및 방제 기계화율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Kang et al., 2022). 이는 기계 수확으로 인한 고추의 과실 손실률이 높아지는 문제와(Marshall et al., 1986), 도복 방지를 위해 지지대 설치 및 제거 등의 요인으로 인해 고추농사에 직접 적용 가능한 기계화율이 낮기 때문으로 특히, 노동력 절감을 위한 고추 기계수확의 큰 장애가 되고 있다(McCullough et al., 1993). 국내 고추농사는 재배 중 여러 번에 걸쳐 수확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재배양식과 품 종을 유지하면서 기계수확을 한다면 생산성이 크게 감소될 염려가 있다(Choi, 2006). 따라서 국내 고추의 기계수확을 통한 과실 수량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형이 작고 도복이 잘되지 않는 직립성이 강화된 일시 수확형 품종으로 단위면적당 재식 주수를 증가시키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기계수확을 통한 노동력 절감을 위해, 도복 저항성 고추 품종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1)재배방법의 개선에 따른 도복 저항성 향상을 위한 연구와 (2)도복 저항성이 강화된 고추 품종 개발이 진행 중이다. 실례로 외국에서는 기계수확에 적합한 NuMex Odyssey와 같은 고추품종을 개발하거나, 기계수확을 위해 재배 방법과 작물 재배밀도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Havlik et al., 2018;Walker et al., 2021).
본 연구는 육묘과정과 정식방법 차이에 의한 노지 고추의 도복정도를 비교하고 각 요인들이 도복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실험의 동일성에 근거하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포장시험지에서 시행한 노지 파종과 육묘 트레이 파종은 동일한 날짜에 이루어졌으며(2023년 4월 24일), 육묘 트레이에서 육묘한 모종은 6월 9일에 정식하였다. 정식재배는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에 따라 실시하였고, 도복조사는 7월 1일부터 8월 13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실시하였고 생육 특성을 보기 위해 항목(초장, 지상부 너비, 줄기길이, 줄기지름, 뿌리길이, 뿌리너비)를 조사하였다.
실험 재료
시험에 사용한 고추는 바이러스와 역병에 강하고 극조생종품종인‘강인한’[㈜바른씨드]을 사용하였다.
파종 방법
시험은 2023년 4월 24일에 야외시험장(노지 파종) 및 온실(두 가지 육묘 트레이에 파종)에서 시작하였다. 트레이는 고추 재배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반 육묘 트레이(40공; 가로 4.7 × 세로 5 × 높이 6.7 cm)와 딸기 재배용 깊은 육묘 트레이(50공; 가로 5 × 세로 5 × 높이 11.2 cm)를 사용하였다(Fig. 1).
정식 방법
직접 파종과 두 가지 트레이를 사용하여 7가지 방법(a, b, c, d, e, f, DR)으로 파종 및 정식하였으며(Table 1), 고랑에 두 지점의 점적 관수 시스템을 설치하였고 검은 비닐로 멀칭하였다. 파종 후 45일이 되는 2023년 6월 9일에 트레이의 고추 모종들을 야외시험장에서 이랑너비 100 cm, 고랑너비 80 cm, 간격은 50 cm로 정식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상토 는 솔림 배양토[㈜솔림농업회사법인]을 사용하였다.
일반 육묘 트레이와 깊은 육묘 트레이에 파종한 고추는 4월 24일부터 6월 8일까지 온실에서 관리하였다. 정식 깊이는 모종의 뿌리 상부(관행적 방법), 자엽 상부 그리고 본엽 상부까지 총 3가지 깊이로 나누어 정식하였다(Fig. 2). 실험 노지의 고랑 바닥에는 제초매트를 설치하였으며, 이랑은 잡초가 생길 때마다 직접 제거하였다.
도복 고추 작물 생육조사
도복의 관찰 시기는 연속적인 강우가 끝난 날 이후 고추의 본 줄기각도가 60°이상으로 기울었을 시 도복으로 판단하였으며, 파종방법(트레이 깊이)와 정식방법(뿌리 상부, 자엽 상부, 본엽 상부까지 깊이)에 따른 개체 별 생육 조사를 진행하였다 . 생육조사 항목은 초장, 지상부 너비, 줄기길이, 줄기지름, 뿌리길이, 뿌리너비를 측정하였다. 뿌리 길이는 Heo 등(2013)과 Park 등(2014)의 방법을 참고하여 뿌리를 물로 완전히 씻어 흙을 제거한 후 뿌리의 가장 긴 부분을 측정하였으며, 뿌리너비는 Zhang 등(2021)의 방법을 참고하여 뿌리 반대쪽 끝 사이의 가로 폭 길이로 뿌리너비를 측정하였다.
도복 각도
토양 표면의 직각을 기준으로 고추 줄기와 이루는 각도를 측정하여 도복의 각도로 결정하였다(Schindelin et al., 2015;Blösch et al., 2020). 생육조사는 고추 작물체가 도복 된 후, Shah 등(2017)과 Mangan 등(2000)의 도복시 각도 기준을 참고하여 60° 이상일 때 도복으로 판단하였다. 그림 3은 Image J (https://imagej.net/ij/)를 사용하여 각도를 측정한 방법을 보여준다.
데이터 분석
수집 데이터는 R (Oakland University, New Zealand)통계 프로그램 일원분산분석(ANOVA) 이후 사후분석 중 Duncan의 다중검정을 통해 계통 간의 유의미한 차이를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파종방법에 따른 생육특성
본 연구에서는 정식 전 직접 파종, 일반 트레이와 깊은 트레이에 육묘한 고추의 생육상태를 관찰하였다(Fig. 4).
고추묘의 생육 특성을 조사한 결과, 초장과 줄기길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뿌리길이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깊은 트레이와 일반 트레이에 육묘한 고추의 측정된 평균 뿌리길이는 각각 12.6 cm와 12.1 cm였으며, 직접 파종하여 생육한 고추의 뿌리길이는 8.7 cm로 나타났다(Table 2).
이러한 결과는 미나리과 약용작물인 강활(Ostericum praeteritum kitag.)의 직파 및 트레이 육묘 파종 후 관찰한 작물의 생육특성을 비교한 연구결과와 유사했다. Park 등 (2012)은 강활을 직접 파종하여 재배하였을 때 엽병장, 엽수 등의 생육이 육묘 트레이의 모종들에 비해 저조하였으며, 또한 지상부 생육과 수확량도 직파재배보다 트레이에서 육묘를 통한 재배 방법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정식방법에 따른 도복 개체수 비교
정식방법 차이에 따라 시험 시기별 도복된 고추, 생존한 고추, 생육도중 고사한 고추 식물체의 누적된 수를 조사하였다(Fig. 5). 초기에는 모든 그룹의 생육 상태가 양호했지만, 비바람으로 인해 세 번째 조사일인 7월 19일부터 도복 되거나 죽은 고추 개체수가 현저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7월 1일부터 8월 13일까지 조사한 데이터를 비교해 봤을 때, 마지막 조사일인 8월 13일에 (a)그룹이 총 28개체로 가장 많이 도복 되었 으며, 가장 적게 도복 된 (e)그룹은 총 12개체로 확인되었다. 결과적으로, 각 그룹별 총 30개체 중 깊은 육묘 트레이에 파종하여 자엽 깊이까지 정식한 (e)그룹에서 15개체가 도복 되지 않고, 3개체만 고사하는 등 가장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일반 육묘 트레이에 파종하여 뿌리 상부까지 정식한 (a)그룹의 고추 작물체는 생육 중 1개체가 고사했고 28개체가 도복되어 최종적으로 오직 1개체만 남게 되었다.
도복 조사 기간 중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어 7월 11일부터 7월 18일까지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특히 7월 14일에 있었던 많은 강수량과 높은 풍속(일 강수량 251.5mm, 평균 풍속 10m/s)은 다수의 고추 도복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Fig. 6). 조사결과 (f)그룹의 도복 개체수는 16개로 가장 많은 도복을 보였으며, 그 다음 순으로 (a)/(d)그룹이 13개체, (b)/(DR)그룹이 8개체, (c)그룹이 5개체, 그리고 (e)그룹이 3개체로 나타났다.
도복의 유형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도복의 유형은 줄기 도복과 뿌리 도복으로 분류된다(Berry et al., 2002;Berry et al., 2003;Rajkumara, 2008;Zhang et al., 2022). 줄기 도복은 줄기가 수직으로 서 있던 위치에서 구부러지는 경우이며, 뿌리 도복은 열악한 토양 조건에서 뿌리가 약해지며 줄기가 부러지지 않고 쓰러지는 현상이다(Pinthus, 1974;Barnes and Beard, 1992;Back et al., 1997;Liu et al., 2013;Chauhan et al., 2019;Lindsey et al., 2021;Wang et al., 2022). 이번 시험에서 관찰된 도복은 줄기도복, 뿌리도복 그리고 부러진 줄기도복으로 총 세 종류의 유형이었다(Fig. 7).
시험기간 동안, 집중 호우와 강풍이 발생하여 많은 수의 고추 작물체에서 일반 도복이나 뿌리가 밖으로 나오는 현상이 나타났다. 도복비율은 줄기 도복, 뿌리 도복, 부러진 줄기 도복 순으로 각각 60%, 36.1%, 3.9%로 나타났으며, 각 그룹에서 유형별 도복 개체 수의 차이도 나타났다(Fig. 8).
일반적인 도복유형인 줄기도복은 (a)그룹이 총 20개체로 가장 많았으며, 줄기가 부러진 도복의 경우는 도복유형 중에서 가장 적었고, 그룹 간 도복 개체수의 차이도 크게 보이지 않았다. 뿌리가 밖으로 노출된 도복의 경우, (d)그룹이 14개체로 나타났다. (a)와 (d)그룹 모두 뿌리 상부까지 정식한 고추들로 이 실험에서 뿌리가 밖으로 노출된 도복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토양 유실 때문으로 사료된다. 뿌리는 도복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환경 요인과 농업 생태조건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토양에서 뿌리가 넓게 펼쳐져 있을수록 뿌리가 구부러지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긴 길이의 뿌리는 도복 저항성을 강화한다고 보고되었으며(Karim and Jahan, 2013;Khobra et al., 2019), 기계수확에 용이하고 수확량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식물의 직립이 중요한데 뿌리 생장과 발달이 우수하면 작물을 고정하여 지상부를 지지하면서 도복을 방지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우수한 뿌리생장 및 발달이 도복에 강한 품종 개발을 위해 관심 있게 살필 중요한 형질이라고 보고 있다(Stoffella and Kahn, 1986). 또한, 뿌리도복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랑 또는 경사면 지역에서는 등고선 방향으로 파종하는 등고선 재배법과 같은 조치를 취하여 토양침식을 방지하고 고추 생육에 적합한 재배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Jung et al., 2004).
정식방법에 따른 그룹별 생육 특성
2023년 6월 9일부터 8월 13일까지, 생육평가는 다섯 차례에 걸쳐 수행되었으며, 연속적으로 비가 오는 날이 끝난 후 도복이 된 고추작물체를 조사하였다. 그림 9는 모든 그룹에서 도 복이 처음 관찰된 7월 6일에 각 그룹별 도복된 고추식물체의 모습이다.
고추 생육 기간 중 작물체가 가장 많이 도복된 7월 19일을 기준으로 생육 특성을 비교하였다(Table 3). 이날 도복된 총 66개체 중에서 (f)그룹이 16개체로 가장 많은 수를, (e)그룹이 3개체로 가장 적은 도복 개체수를 보였다(Fig. 5). (f)그룹의 뿌리 길이는 23.8 cm로 다른 그룹에 비해 짧은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f)그룹과 같은 깊이로 정식된 (c)그룹의 고추들의 뿌리 길이도 23.5 cm로 짧은 편이었다. 더불어 폭우와 장마로 인해 과습한 토양 상태가 지속되면, 깊은 정식으로 인한 토양 속 줄기부분과 근단 부분이 시들거나 부러지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Saptiningsih et al., 2023). 이는 초기 뿌리 생장이 약화된 상태에서 장기간의 강우에 노출되어 뿌리 발달에 불리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가장 적은 수의 도복 개체 수를 보였던 (e)그룹의 식물체들은(Fig. 5E), 심한 비바람이 지나간 7월 19일의 생육 조사에서 가장 짧은 초장, 줄기길이와 지상부 너비를 보였으며, 같은 정식 방법이 적용된 (b)그룹 또한 일반 육묘 트레이 그룹들 중 도복이 가장 적게 관찰되어, 자엽 깊이까지 정식하는 방법이 도복경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도복 후 실시한 식물체의 생육조사 결과에서 정식 깊이 및 트레이 종류별 생육 차이를 보였는데, 일반 육묘 트레이에서 육묘해서 깊게 정식할수록 고추의 줄기가 길어졌고, 깊은 육묘 트레이에서 육묘해서 정식한 경우, 정식 깊이가 깊어질수록 고추 뿌리가 짧아지는 경향을 보여 상황에 따른 적합한 정식 깊이의 선택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3). 반면, 관행적 방법으로 육묘, 정식한 (a)와 (d)그룹에서 가장 많은 도복개체수를 보였으나, 두 실험구 모두 생육 특성에서 다른 실험구들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눈에 띄는 수치적 차이는 없으나, 더 깊게 정식하는 방법에 의해 도복저항성이 더 높아졌다고 예측된다.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가지과인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는 뿌리 상부, 자엽과 본엽 상부까지 정식 깊이가 깊어짐에 따라 도복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되었으며(White, 1937;Vavrina et al., 1994;Mangan et al., 2000), 이는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 결과는 수확 전까지 생육과정에서 정식 깊이에 따라 작물에 주는 영향이 달랐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고추는 천근성 작물로 깊게 정식할 경우 부정근이 발생하여 양분소모가 많이 일어날 수 있으나, 본 실험결과에서는 깊게 정식하는 방법이 도복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물은 토양 표면에서 가장 큰 온도 변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깊게 정식하여 토양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얕은 깊이로 정식했을 때 뿌리와 토양의 빠른 온도 변화와 건조율을 유발할 수 있으며(Ju et al., 2014;Kang et al., 2016), 깊은 깊이로 정식했을 때 뿌리의 안정된 온도와 토양 수분 변화는 변동이 적게 유발된다고 보고되었다(Park et al., 2010;Kim et al., 2013). 기존 연구들과 본 실험결과를 근거로, 최소 토양 온도변화 등 안정적인 작물 생장환경을 고려하여 깊게 정식하는 방법이 도복저항성과 생산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여지며, 이는 고추품종의 식물학적, 생태학적 특성과 토양조건을 감안하여 재배방법 결정에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고추의 기계수확을 위해 깊은 육묘트레이 사용과 깊은 정식을 조합한 최적의 재배 조건을 통해, 고추의 도복 저항성을 향상시키는 재배적 접근 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도복관련 형질들을 중심으로 고추의 생육특성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추가적으로, Joukhadar 등(2018)은 지속 가능한 고추 산업을 위한 재배 및 수확 기계화의 필요성을 보고하면서 작물 높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노지에서 재배하는 옥수수 생육에 대한 연구에서는 관수방법에 따라 줄기 지름과 뿌리 건물중 등 도복 저항성과 관련된 생육특성이 다르게 관찰되었으며, 이는 도복에 강한 옥수수 품종을 선별하는데 유용한 정보 제공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Cho et al., 2011). 이러한 작물 생육 특성에 관한 연구들은 도복 저항성을 포함하여 필요한 농업적 특성을 가진 품종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Choi et al., 2023), 기계 수확에 최적화된 새로운 고추 품종에 대한 개발 및 연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기계 수확 시 수확량 및 손실량에 대한 연구 또한 필수적일 것이다.
적 요
한국의 대표적인 원예작물인 고추의 기계수확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도복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수확 전 도복을 방지하기 위해 지지대와 유인줄을 사용해야 하며 이는 상당한 노동력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기계 수확에 적합한 재배방법, 품종개발 등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었지만, 재배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고추의 파종 및 정식방법 차이에 따른 도복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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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파종, 일반 육묘 트레이와 깊은 육묘 트레이에 파종한 방법을 비교하였을 때, 깊은 육묘 트레이에 파종했던 고추육묘의 뿌리가 12.6 cm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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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 정식한 방법의 차이에 따라 각 그룹별 총 30개체에서 일반 육묘 트레이에 파종하고 뿌리 상부까지 정식했던 그룹이 28개체로 가장 많이 도복되었으며, 깊은 육묘 트레이에 파종하고 자엽 상부까지 정식했던 그룹이 12개체로 가장 적게 도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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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의 유형은 일반적인 줄기 도복, 뿌리 도복, 부러진 줄기 도복 세 가지로, 각각 60%, 36.1%, 3.9%의 비율로 나타났다. 또한, 도복유형에 따라 각 그룹의 도복된 고추작물 개체수에 대해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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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 및 정식 방법 차이에 따른 생육 특성에 따른 수치상의 큰 차이는 없었지만, 다른 파종방법으로 자엽까지 정식했던 두 그룹 모두 가장 적게 도복되었다. 결과적으로, 더 깊게 파종하고 자엽까지 정식하는 방법이 가장 적게 도복되어 이 방법으로 재배했을 경우 도복저항성이 더 높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