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고구마(Ipomoea batatas L.)는 메꽃과에 속하는 작물로서 전 세계적으로 밀, 보리, 쌀 등과 함께 중요한 식량 작물 중 하나로 이용되어 왔으며,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재배되 고 있다(Woolfe, 1992; Li et al, 2004; FAO, 2015). 고구마 는 다른 작물에 비해 재배가 쉽고 생산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며 뿌리, 줄기, 잎 등 대부분 부위의 식용 가능하며, 식이섬유, 베 타카로틴, 비타민 등 기능성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최근 건강기능식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Li et al, 2004; Ravindran et al, 1995; Reddy & Sistrunk, 1980; Lee et al, 2013).
국내 고구마 생산 추이는 최근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 으며 2015년에는 19,357ha의 면적에서 연간 294.7천 톤이 생 산되어 주로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KSIS, accessed 2016). 국내에서는 동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고 구마를 선호하는 소비 특성과 서리 피해 등 때문에 정식하여 3~4개월 후인 9월 중순 이전에 대부분 수확한다. 이렇게 생산 된 고구마는 저장하지 않고 바로 출하되지만 9월 중순 이후부 터 11월에 수확된 고구마는 주로 저장하여 이듬해까지 출하하 고 있다(Song et al, 2011; Jung et al, 2003). 고구마 저장에 서 저장 온도는 12~15°C, 상대습도는 80~90%가 좋다고 알려 져 있다(Lutz & Simons, 1948).
고구마는 수확 단계에서 껍질이 벗겨지거나 상처를 입는 경 우가 많고, 이러한 손상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미생물 등 의 오염으로 인한 손상이 발생한다(Tomlins et al, 2000; Wagner et al, 1983; Wang et al, 1988; Rees et al, 2008). 고구마의 저장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1주일 정도의 큐어링 처 리가 좋고 큐어링 처리는 고구마의 단맛과 기호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Aidoo, 1993; Booth, 1974; Miyazaki, 1990; Tomlilns et al, 2002). 큐어링을 통해 고구 마의 표면 세포층 건조, 하부세포층 목질화, 목질화 세포 아래 새로운 주피 형성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특히 리그닌 층 의 형성은 효과적인 상처 치유에 필수적이며 이는 수분손실과 병원균 감염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되었다(Rays & Ravi, 2005; Sowley & Oduro, 2002; Van et al, 2006). 효과적인 큐어링은 온도 29~33°C, 상대습도 80~95%에서 4~7일 동안으로(Wang et al, 1998; Ray & Ravi, 2005; Blankenship & Boyette, 2002; Picha, 1986), 30°C에서 상 대습도 80~85%나 100% 조건보다 수분 손실이 적다고 보고 되었다(Appleman et al, 1943).
국내 고구마 수확 후 관리 실태 조사에서 저장시설 부족과 큐어링 미실시에 따른 저장 중 부패와 품질저하 및 상품 손실 이 큰 것으로 확인되었으며(Kim et al, 2007), 온·습도 등 저 장환경과 저장기간에 따라 품종별로 부패, 공동화 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으나 관련 연구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육성 고구마 품종을 대상으로 큐어링 처리 여부 및 저장기간에 따른 저장성 차이를 구명하고 품종별 적정 저 장 조건과 안정 저장기간을 설정하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실험 품종은 국내에서 육성된 ‘호감미’, ‘풍원미’, ‘다호미’, ‘신건미’, ‘신율미’, ‘주황미’, ‘연자미’를 사용하였다. 품종별 시 험재료는 2015년에 전라남도 무안군 청계면에 위치한 국립식 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내 포장에서 생산된 괴근을 이용하였다. 시비는 고구마 표준시비법(RDA, 2002)에 준하여 ha당 퇴비 1,000 kg, 질소 55 kg 인산 63 kg, 칼리 156 kg 을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다. 재식밀도는 휴간거리 70 cm, 주 간거리 20 cm 간격으로 하였고, 수확은 정식(10월 23일) 120 일 후에 트랙터 부착 2조식 굴취기를 이용하였다.
큐어링 처리 및 본저장
수확한 고구마는 플라스틱 유공 박스에 각 품종별로 상처가 나지 않은 건전한 고구마를 30개씩 선별하여 담고 큐어링 처 리실(Fig. 1A)로 옮겨 온도 32±1°C, 상대습도 92±3% 조건에 서 3일간 큐어링 처리하였으며, 대조구 시료는 큐어링 처리 없 이 본 저장하였다. 모든 시험 재료는 큐어링 처리 후 저장고 (Fig. 1B)로 옮겨 온도 13±1°C, 상대습도 90±3%에서 30주 간 저장하였다.
부패율 및 감모율 측정
저장 중 부패율 및 감모율은 저장 후 4주 간격으로 30주까 지 각 처리별로 3반복으로 조사하였고 괴근에 작은 병징이라 도 발생한 경우 부패된 괴근으로 판정하였다(Fig. 1C). 누적부 패율(%)은 각 조사 시점까지의 누적부패무게를 저장 직후의 무게로 나누어 구하였다. 누적감모율(%)은 이전 조사 시기의 무게에서 조사 당일의 무게를 뺀 후 이전 조사 시기의 무게로 나누어 현 시기의 감모율을 구하고 누적하여 계산하였다. 부 패한 괴근의 병원균은 건전한 고구마에 부패를 일으킬 수 있 기 때문에 부패율 조사 후 제거하였고, 감모율을 계산할 때에 이전 조사 시기의 무게는 부패 괴근을 뺀 무게로, 조사 당일 의 무게는 부패 괴근를 포함한 무게로 계산하였다.
소득분석
큐어링 처리유무에 따른 저장 기간별 조수입 차이를 비교하 기 위하여 ‘호감미’ 품종의 누적부패율 및 누적감모율을 사용 하였으며 최초 저장량은 1톤으로 가정하였다. 조수입 계산을 위한 고구마 판매 가격은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제공하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고구마 상품의 도매가격을 조사하여 월별 평균을 사용하였다(KAMIS, accessed 2016). 저장기간별 부패무게와 감모무게는 최초 저장량에 ‘호감미’의 누적부패율 과 누적감모율 조사 데이터를 곱하여 계산하였다. 저장 기간 별 조수입은 최초 저장량에서 월별 부패 무게와 감모 무게를 뺀 후 해당 월의 도매가격을 곱하여 계산하였다. 조수입 지수 는 저장하지 않고 출하하는 것으로 가정한 10월 조수입을 100 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10월 이후 저장 기간별 조수입을 10월 조수입으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통계분석
각 품종별 큐어링 처리유무에 따른 부패율의 통계분석은 R(version 3.3.1)을 이용하여 independent t-test 방법으로 유의 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저장기간별 누적감모율은 Excel (Microsoft사, version 14.0)을 이용하여 단순선형회귀분석을 실 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부패율
저장기간 동안의 부패율은 큐어링 처리 유무 및 품종별로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다호미’ 품종의 큐어링 무처리 시 24 주까지는 5% 미만의 낮은 부패율을 보였으며 큐어링 처리 시 에는 저장 30주까지 부패 괴근이 발생하지 않았다. ‘호감미’는 큐어링 무처리 시 저장 4주부터 부패하기 시작하여 12주에는 20% 이상의 높은 부패율을 보인 반면, 큐어링 처리 시에는 저장 20주까지 1~2%의 낮은 부패율을 보였고, 저장 30주까지 도 무처리의 36.3%에 비해 현저히 낮은 8.0%의 부패율을 보 였다. ‘풍원미’는 큐어링 무처리 시 저장 8주부터 부패 괴근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저장 30주에는 47.2%의 높은 부패율을 보 였으며 큐어링 처리 시에 저장 30주에 9.8%의 부패율을 보여 ‘호감미’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신건미’는 큐어링 무처리에 서는 저장 12주부터 20% 이상의 높은 부패율을 보였으나 큐 어링 처리 시 저장 30주까지 부패 괴근이 발생하지 않아 ‘다 호미’와 유사하였다. ‘신율미’, ‘다호미’, ‘주황미’, ‘연자미’, ‘신건미’ 품종은 큐어링 처리 후 30주 동안 저장한 결과 부패 율이 5% 이하 수준이었으며 ‘호감미’, ‘풍원미’ 품종은 10% 이하로 품종별로 부패율에 차이가 있었다. 또한 ‘호감미’, ‘풍 원미’, ‘신건미’, ‘주황미’ 품종들은 큐어링 무처리의 부패율이 큐어링 처리보다 20% 이상 높아 장기 저장을 위해서는 큐어 링 처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호미’, ‘연자 미’ 품종은 큐어링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에 24주의 부패율이 각각 3.4, 1.9%로 낮았고 큐어링 처리 시에도 각각 0%, 0.9%로 낮아 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른 부패율에 유의한 차이 가 없었다(Table 1). Song et al(2011)은 장기간 보관시 큐어 링 처리가 고구마의 부패를 현저하게 감소시켰으며 큐어링 처 리되지 않은 괴근의 부패율은 저장기간 동안 계속 증가하였다 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였으나 본 연구에 서 일부 품종의 경우 큐어링 처리의 효과가 작게 나타나 차이 를 보였다. Van Oirschot et al(2006)은 큐어링 처리시 나타 나는 상처부위의 리그닌화 현상은 리그닌 층을 형성하지 못하 거나 연속성이 없는 리그닌 층을 형성하는 등 품종에 따라 차 이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감모율
고구마 저장 기간 중 감모율의 감소는 모든 품종에서 큐어 링 무처리에 비해 큐어링 처리에서 적었다. 큐어링 무처리에 서는 ‘연자미’가 11.5%로 감모율이 가장 낮았으며, ‘다호미’, ‘호감미’, ‘신율미’, ‘신건미’, ‘풍원미’, ‘주황미’ 순이었다. 큐 어링 처리에서 저장 30주차의 최종 누적감모율은 ‘호감미’가 6.4%로 가장 낮았으며, ‘신율미’ 8.8%, ‘신건미’ 9.1%, ‘연자 미’ 9.7%, ‘다호미’ 10.4%, ‘풍원미’ 12.6%, ‘주황미’ 13.7% 순이었다. 큐어링 처리와 큐어링 무처리의 부패율 차이가 작 았던 ‘다호미’와 ‘연자미’는 감모율 차이 또한 2% 이하로 작 았고 처리 간 부패율 차이가 컸던 ‘풍원미’와 ‘주황미’의 감모 율 차이는 각각 9.3%, 15%로 높게 나타났다. 각 품종의 감모 율이 10% 이하인 저장 기간은 큐어링 무처리 시 ‘신율미’, ‘다호미’, ‘신건미’, ‘연자미’, ‘호감미’의 경우 20~24주, ‘풍 원미’, ‘주황미’는 10~11주였고 큐어링 처리 시에는 ‘풍원미’, ‘주황미’는 20~22주, ‘다호미’는 26주, 그 외 품종은 30주 였다. ‘다호미’와 ‘연자미’는 부패율과 감모율 모두 큐어링 처리 여부에 의해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품종으로 고려되었 다(Fig 2). Van Oirschot et al(2006)은 고습도 상태에서 큐어링 처리 효과는 품종별 차이가 없었고 저습도 상태에서 의 큐어링 효과는 품종별로 크게 다르다고 보고하였으나 본 연구 결과는 고습도 상태의 큐어링 처리에서도 품종별 차이 를 보여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저장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더 큰 차이를 보여 고습도 큐어링 처리의 경우에도 장기간 저장시 품종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Rees et al(2003)은 품종별 건조 중량과 단당류의 함량차이 가 감모율 변화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여 향후 품종별 건조 중량과 단당류 함량 측정을 통해 감모율 데이터와 비 교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른 품종별 누적감모율을 이용하 여 구한 단순선형회귀식의 결정계수(R2)가 0.95 이상으로 높 았으며 본 회귀식을 이용하면 품종별, 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 른 감모율을 계산하여 저장 중 발생하는 감모량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Table 2).
소득분석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제공하는 고구마 상품 도매가격을 조사한 결과는 Fig. 3과 같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월별 도매가격은 연도별로 편차가 있었으나 대체로 수확기에 비해 단경기인 6~7월에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월별 3년 평균 가격은 10월이 2,073원/kg이었으며 6월에는 2,918원/kg 으로 10월보다 41% 높았다. 고구마 1톤을 수확하였다고 가정 하였을 때 수확 직후부터 9개월간 저장 기간별 농가 조수입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호감미’ 품종을 10월 수확 후 저장하지 않고 출하할 때의 조수입은 2,073,000원이었으나 저장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큐어링 무처리와 처리의 부패율 및 감모율 차이로 인하여 남은 양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큐어 링 무처리의 저장량은 저장 8주차 923.8 kg, 16주차 733.2 kg, 24주차 628.0 kg, 32주차 561.9 kg으로 감소하였으며 큐 어링 처리의 남은 저장량은 저장 8주차에 976.1 kg, 16주차 952.5 kg, 24주차 897.4 kg, 32주차 861.1 kg으로 감소하여 큐어링 무처리에 비해 손실량이 적게 나타났다. 큐어링 무처 리의 경우에는 부패율 및 감모율 증가에 따른 손실량이 커서 수확 후 저장하지 않고 일찍 출하할수록 조수입이 높았다. 큐 어링 처리의 경우 수확 이후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부 손 실이 발생하지만 도매가격의 상승으로 조수입이 증가하는 경 향을 보였다.
고구마는 품종별로 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른 부패율 및 감 모율에 차이를 보였으며, 대부분 품종이 수확 후 큐어링 처리 를 실시하여 저장하는 것이 장기 저장에 효과적이었다. 본 결 과의 품종별 저장 특성 및 수확 후 출하시기별 가격을 고려하 여 품종에 맞는 수확 후 관리 및 안정저장기간을 설정하는 것 이 농가 소득 안정화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적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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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고구마의 큐어링 처리 및 저장기간에 따른 품 종별 저장성 차이를 조사하여 품종별 적정 저장 조건을 설정 하고자 수행하였다. 수확된 고구마는 온도 32±1°C, 상대습도 92±3% 조건에서 3일간 큐어링 처리를 실시하였고 대조구와 함께 13±1°C의 저장고에 30주간 저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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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기간에 따른 부패율 및 감모율은 품종별로 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으며 대부분 품종에서 큐 어링 처리구의 부패율과 감모율이 낮게 나타났다. 품종별로는 ‘호감미’, ‘풍원미’, ‘신건미’, ‘주황미’가 장기저장을 위해서 큐 어링 처리가 필요한 품종으로 나타났으며, ‘다호미’, ‘연자미’ 품종은 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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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링 처리 여부에 따른 부패율 차이가 없었던 ‘다호 미’, ‘연자미’를 제외한 나머지 품종은 감모율 조사에서도 큐 어링 처리가 장기 저장에 더 유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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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미’ 품종의 경우 저장기간별 부패율 및 감모율을 예 측하고 조수입을 계산하였을 때 큐어링 처리 시에는 조수입이 증가하였으나 큐어링 무처리 시에는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조수입이 감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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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러한 품종별 저장성 차이를 고려하여 각 품종 에 맞는 수확 후 관리 및 적정 출하시기를 예측하는 것이 고 구마 저장성 증대 및 농가 소득 향상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