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국내에서 대표적인 겨울 과실로 생산되고 있는 딸기는 생 산액이 1조 2천억원으로 과채류 생산액의 약 27%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다(2020, KOSIS). 최근 국내 딸기 재배 면적은 근소하게 감소하였으나 고품질 다수성의 국산품종의 보 급확대, 수량성이 높은 수경재배 면적의 증가 등 재배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량은 유지되고 있으며 고소득 작물로 부각되면 서 딸기산업이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Park et al., 2020).
딸기 품종 육성은 1970년대 이후 원예시험장을 중심으로 시 작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로는 국가 주도의 연구사업을 통해 우수한 품종을 육성하고 보급하여 2005년 국산 품종 점유율 9.2%에서 10년만에 보급률을 90.8%로 향상시켰고 현재 국내 딸기 품종 점유율은 96%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국산품종 대부 분이 '설향'이고, 전 재배면적의 87.7%를 차지하고 있어 단일품 종의 편중재배와 이상기온 등에 따른 수급 불안이 대두되고 있 다. 또한 국내 및 수출 딸기는 생과 소비로 한정되어 있어 딸 기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서는 소비자 기호에 맞는 국산 품종의 다양화와 국산 품종 을 이용한 가공 제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딸기의 생과 소비는 과실의 단맛과 향기 성분에 의해 선호도가 구별되는데 일부 휘발성 물질은 단맛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당도가 부족한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향미가 우수한 자원을 육성하고 있다(Schwieterman et al., 2014;Fan et al., 2021). 국내 딸 기 가공업체는 제품의 연중 생산을 위하여 원재료인 냉동딸기 를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꾸준하게 수입하고 있으나 가공품 의 원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산 딸기에 대한 소 비자의 요구도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산 딸기 가공원료는 주 로 생산량이 많고 가격이 낮아지는 봄철에 생산되는 생과를 수매하여 냉동보관 후 활용되고 있고 냉동보관시 필요한 꼭지 제거 노력이 적은 중과이상의 과실크기를 선호하고 냉동 전 세척 과정에서 쉽게 물러지지 않고, 해동 후에도 경도와 색의 변화가 크지 않는 품종을 선호한다(Mazur et al., 2014). 그러 나,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대부분 ‘설향’ 품종으로 겨울철에는 과실이 단단하고 맛이 좋아 생식용으로는 적합하 나, 가공 원료로 수매가 가능한 봄철 고온기에는 크기가 작고 경도가 낮아 가공 원료로는 부적합한 품종이다. 따라서 본 연 구에서는 과실이 단단하고 향이 우수하며 수량성이 높아 겨울 철에는 생과로 소비 가능하고 봄철에도 과색이 선명하고 과육 이 단단하여 형태 유지가 중요한 가공용 원료로 활용 가능한 딸기 품종을 육성하고 육성경위 및 특성에 대해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딸기 품종 육성을 위해 2009년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실 에서 관리하고 있는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1~3월에 인공교배를 실시하였다. 모본은 개화 전 꽃봉오리 상태에서 수술을 제거하 고 부본의 화분으로 인공수분한 후 완숙된 과실을 수확하였다. 과실로부터 채종한 종자는 시판용 상토에 파종하여 120일 육 묘 후 9월 하순에 정식하였으며 이듬해 생육이 우수한 실생개 체를 선발하였다. 선발된 개체는 2010년에서 2012년까지 촉성 작형으로 정식하고 주요특성을 비교하여 원예적 특성이 우수한 3계통을 선발하였다. 선발계통은 2013~2014까지 2년간 생육특 성 및 생산성 평가를 수행하고 수량이 많고 과실 특성이 우수 한 계통을 선발하여 경남지역에서 농가실증재배를 수행하였다.
생육, 과실 및 수량 특성 조사는 국립종자원에서 발행한 딸 기 특성조사요령(TG)를 기준으로 조사하였다. 과실의 경도는 직경 5 mm round probe의 과실경도계(TAKEMURA, Japan) 로 수치화하였고, 당도는 디지털당도계(ATAGO, Japan)를 이 용하여 측정하였다. 산도 측정을 위해서 과즙을 증류수로 5배 희석하고 0.1N NaOH로 적정하여 citric acid로 환산하였다. 딸기 과실에서 복숭아향을 내는 휘발성 물질은 γ-decalactone 으로 FaFAD1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설향’과 차별화되는 ‘미소향’ 고유의 풍부한 향미의 유전형을 확인하기 위하여 FaFAD1 연관 분자마커 NGD001 (Oh et al., 2021)를 활용하여 high-resolution melting (HRM) 분석을 수행하였다. ‘설향’ 및 ‘미소향’ 품종의 DNA는 CTAB 방 법으로 추출하였으며(Lee et al., 2020) HRM 분석을 위하 여 DNA 20 ng, MeltDoctor HRM Master Mix (Applied Biosystems, Unites States) 5 uL, 10 pmol/uL 프라이머 각각 0.5 uL 을 사용하였다. PCR 및 HRM은 모두 LightCycler® 96 (Roche, Switzerland) 기기에서 수행하였으며, 기본 HRM 증폭 프로토콜에서 annealing 온도를 62°C로 변경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육성경위
‘미소향’의 교배조합은 초세가 강하고 과실 경도가 높은 유 럽품종인 ‘Darselect(IT245798)’를 모본으로 하고 일본품종 ‘Benihoppe’ 유래 자가수정 계통 중 당도가 높고 대과성 특성 을 갖는 중간모본 품종인 ‘원교3111호(IT245867)’(Rho et al., 2009)를 부본으로 활용하였다. 2009년 인공교배를 통해 354개 의 실생을 정식하고, 이듬해 원예적 형질이 우수한 실생 개체 를 선발하였다. 2010년부터 계통 평가를 통해 초세가 강하고 수량이 많으며 과실특성이 우수한 계통을 선발하여 2013년부 터 2014년까지 생산력 검정을 수행하였으며 대조품종과 비교 하여 수량 및 특성이 우수한 계통 ‘원교3118호’를 최종 선발 하였다(Fig. 1). 선발계통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경남지역 농가에서 현장실증연구를 수행하여 재배적 특성을 확인하고 이듬해 2017년에 직무육성심의를 거쳐 ‘미소향’으로 명명하고 품종출원하였고, 2020년 품종등록 되었다.
주요특성
초형은 반개장형이며 잎은 원형으로 측아의 발생량은 적은 편 이다(Fig. 2). 촉성적응 품종으로 휴면이 얕고 화아분화가 빠르 다. 초세가 강하고 초장, 엽병장, 엽면적 및 엽수는 대비품종 ‘설향’에 비해 크거나 많다(Table 1). 다수성 품종으로 상품과 의 평균과중은 20 g으로 설향의 15 g보다 크며, 화방 당 꽃 수는 8~11개 정도이기 때문에 소과 발생이 적고 상품과율이 높다(Table 2). 과실 품질에서는 당도가 다소 낮은 편이나 과 즙이 풍부하고 과실 향이 짙다. 특히, 대조품종인 설향과는 구 별되는 ‘미소향’의 강한 과실향은 γ-decalactone으로 복숭아향 을 내는 휘발성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향기 마커를 이용한 HRM 분석을 통해 ‘미소향’이 γ-decalactone을 생산하는 FaFAD1 유전자형(Aa)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3). 과형은 원추형으로 과실표면의 수과가 치밀하고 함몰정도가 적당하며 과피가 두껍고 광택이 있어 쉽게 건조해지지 않아 저장성이 좋다. 과실 경도는 19.7 g·mm-2로 설향의 16.2 g·mm-2 보다 21.6% 높아 봄철 고온기에도 과실이 물러지지 않는다. 경남지역 농가실증재배에서도 1월의 저온기와 3월의 고온기 과실 모두 대비품종 ‘설향’에 비해 경도가 높게 나타났다 (Table 4). 과실은 아래쪽부터 착색되며 전체적인 과색은 적색 이지만 완숙되면 암적색이 되는 특성이 있다. 병해충 저항성 은 흰가루병, 시들음병은 대조품종에 비해 약하지만 진딧물과 응애 등 해충에는 다소 강한 편이다(Table 5).
신품종‘미소향’은 개화가 빠르고 수량이 많으며 과실향이 우 수하여 겨울철에는 생과로 소비 가능하고 봄철에도 과실이 단 단하고 과피와 과육색이 짙어 요거트 등 첨가용 과육시럽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재배상의 유의점
진딧물과 응애 등 해충 피해는 적은 편이지만, 육묘기 및 과 실 성숙기 모두 흰가루병에 약하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 생 육 전반기에 걸쳐 방제가 필요하다. 촉성 적응 품종으로 중일 성 특성을 갖고 있어 화아분화가 빠르며, 대묘를 정식하면 화 아분화가 빨라 조기 수량을 높을 수는 있으나 순멎이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착과 관리가 필요하다. 과실은 선단부 터 착색되기 때문에 겨울철 저온·다습 환경에서는 착색된 과실 선단부분이 냉해 피해를 받기 쉬우므로 과실 성숙기에는 시설 온도가 0°C 이하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주어야 한다. 착과 후에 는 꽃잎이 잘 떨어지지 않아 과실에 잿빛곰팡이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설 내부가 다습하지 않도록 관리해주어야 한다.
유용성
‘미소향(Misohyang)’은 2017년 11월 28일 농촌진흥청 농작 물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심의회를 통과하여 국립종자원에 출 원(제2018-151호)하였고 식물신품종보호법에 따라 품종보호권 (제8314호)을 등록하였다.
적 요
‘미소향’은 2009년에 ‘Darselect’ 품종을 모본으로 하고 ‘원 교3111호’를 부본으로 인공교배하여 육성하였다. 교배조합으 로부터 생육이 왕성하고 화아분화가 빠르며 과실 품질이 우수 한 실생개체를 선발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촉성작형에 서 연차별 계통검정과 생산력 검정을 수행하였으며, 2015~ 2016년 농가 실증 시험을 거쳐 ‘미소향’으로 명명하고 품종 등록(등록번호 8314)하였다. 미소향의 주요 특성으로는 초 세가 왕성하며 엽형은 원형에 가깝다. 개화기와 수확기는 ‘설 향’보다 빠르다. 과형은 원추형이며, 과색은 적색으로 아래쪽 부터 착색되어 완숙되면 암적색이 된다. 당도는 대조품종인 ‘설향’에 비해 다소 낮으나 향이 우수하고 과실이 단단하며 봄 철 고온기에도 경도가 높은 특성을 보인다. 과실의 평균과중 은 20 g이며 봄철 수확기에도 높은 수량성을 나타낸다. 육묘 기 및 과실 성숙기 모두 흰가루병에는 매우 약한 편이다. 국내 육성 품종인 ‘미소향’은 촉성적응 품종으로 향이 우수하고 수 량성이 높으며, 고온기인 봄철에도 과실이 단단하고 수량이 많 아 생과 및 가공용 겸용 품종으로 활용이 가능하다.